• [논평] 장애인위원회, 1842일..그리고 5년..이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논평] 장애인위원회, 1842일..그리고 5년..이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5년 동안 장애인당사자들에게 있어 가장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장애인운동의 진지, 광화문 농성장이 5일 문을 닫는다. 우리는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시설수용정책을 장애인계의 3대 적폐라고 말해왔다. 

꽃향기 품은 바람 부는 봄날에도, 손가락 하나 까딱 해도 땀이 좌르르 흐르던 한 여름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도, 파란하늘 등에 이고 어디론가 떠나고픈 가을에도, 모든 것 꽁꽁 얼어붙고 호호 입김 불며 손 녹여야 했던 칼날 같은 겨울날에도, 우리는 그 전장을 버리고 떠날 수 없었다.

5년 동안 투명인간 취급하며, 자신들과 아무 상관없는 듯 지나가는 수많은 이들과 아무런 미동조차 보이지 않는 정부에 “우리가 여기 있노라고! 우리를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우리의 권리를 빼앗지 말라고! 외치고 또 외쳤지만 돌아 온 것은 장애인의 삶을 더 옥죄이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뿐이었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탈시설 등의 사안은 가치가 전환되는 문제이다. 가족부양 이데올로기, 장애인복지 전반에 걸친 평가제도, 시설을 운영하는 자와 그들 주변에 생긴 거대한 카르텔, 장애인의 삶을 이윤 착취의 도구로 만들어 온 역사 등에 맞서는 거대한 전환의 싸움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기억 할 것이다. 지난 8월 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년 넘게 광화문 지하보도에서 농성 중인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의 농성장을 방문하였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장애인 정책 기조와 기존의 약속한 바를 다시 확인하면서, 장애등급제 폐지 입장을 확실히 밝혔으며, 정부가 문을 활짝 열어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통합을 이루어가겠다고 하였다. 이 말을 하는 것이 이토록 어려웠을까? 정말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는가? 한낮 폭풍우를 피하려는 그런 움직임이 아니길 바란다. 만약 이번 약속도 과거처럼 지키지 못한다면 더 큰 투쟁의 불이 일어날 것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불통’의 갈등과 벽을 넘어 이제는 더욱 뜨겁고 넓은 협력과 소통으로 당사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복지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길 바란다.

2017년 9월 5일
정의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 이영석)
참여댓글 (1)
  • 안창영테오

    2017.09.06 03:02:44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또 시작이군요.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