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최석 대변인, 피아 식별장비 교체 지연 /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 피아 식별장비 교체 지연 문제
안보가 안 보이는 안보다. jtbc에서 우리당 김종대 의원이 문제 제기한 ‘피아 식별장비’교체 지연 문제를 보도했다. 피아식별장치는 말 그대로 전투기나 함정에서 상대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판별하는 장치다. 미군과 버전을 맞춰야 한미연합훈련에서 연합작전이 가능하다.
미군은 2020년까지 피아식별 장비를 교체할 예정이지만, 우리군은 2028년까지 교체를 예정하고 있다. 미군의 수차례 권고에도 합참이 늑장 대응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길게는 8년간, 장병들은 아군인지, 적군인지 식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훈련을 받게 됐다. 1~2만원 하는 평범한 usb도 통크게 95만원에 사주는 국방부가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장비엔 돈을 아껴 장병을 사지로 내몰았다. 가짜 안보의 처참한 현주소다.
그토록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외치고 북핵 위협에 호들갑을 떨어온 보수정권 하의 합참에서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당시 지휘부였던 한민구 합참의장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미군 측의 장비교체 권고를 몰랐을 리 없다.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직무유기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안보 공백을 일으킨 군 수뇌부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부패한 군을 가진 나라에 안보란 있을 수 없다.
■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어제 공식 출범했다. 90일간의 공론화 작업 이후, 시민배심원단이 신고리 5·6호기 공사 진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직접 선택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한다.
공론화 과정에서 신고리 5·6호기 뿐 아니라, 탈핵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 공론화위원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제시됐던 탈핵 국가의 모습이 국민 앞에 더 가까이 설 수 있길 바란다.
일각에서는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이 결정의 주체가 된 점을 우려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전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의 이해를 돕고 설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논의되지 못했던 탈핵정책도 더 심도 있게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정의당 또한 원내 정당 중 ‘탈핵 로드맵’을 최초로 내놓은 정당으로서, 탈핵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안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론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참여 기회가 공평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올바른 길을 함께 찾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번 공론화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숙의민주주의 제도화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2017년 7월 25일
정의당 대변인 최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