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지방소멸" 마스다 히로야 저, 와이즈베리
참석자 : 차재윤 권혜리 백승호 이혜준 이상준 황동욱 박상현
일시 : 2017년 7월 15일
장소 : 센텀 부산코리아콘텐츠랩 회의실1
처음엔 그냥 화가 조금 났습니다.
부산시의 인구가 350만 이하로 떨어졌다는 뉴스를 접하고선 알수없는 상실감이 엄습해왔습니다. 딱히 내고향 부산을 사랑하는 애향시민이 아닌데 내가 나고 자라고 내 일생의 대부분을 보냈고 또 보낼 이 도시의 변화의 이정표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울 일극, 수도권 중심의 한국사회라는것을 모르지 않아왔고 어릴때부터 신발공장으로 대표되는 부산의 산업의 쇠퇴를 흘러간 옛노랫가락처럼 듣고 자라왔던지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이 '350만' 이라는 숫자는 내 마음속의 마지노선이었던가 봅니다.
동시에 그런생각도 들었습니다. "부산 망한다 쇠퇴한다 라는 소리나온지가 대체 몇년인데 왜 상황은 달라질 생각을 하지 않지?" 그래서 문뜩 떠오른 책이 어디선가 리뷰에서본 "지방소멸" 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세상에.. 지방이 소멸한다니 350만 인구가 어디로 사라지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판매를 목적으로 책의 제목을 자극적으로 붙이는 경우가 많아서 (특히나 번역서의 경우에는 더욱) 왠 엄살이나 싶었는데 책의 리뷰를 몇개 살펴보니 허언은 아닌가 봅니다. 약간은 급작스러웠지만 350만 인구붕괴 뉴스를 접한 당원들에게 이 책을 읽는것이 어떠냐고 제의했고 언젠가는 읽어보고 싶은 목록에 이 책도 들어있었나 봅니다. 생각보다 흔쾌히 차기도서로 선정이 되었고 7월의 도서로 지방소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인 마스다 히로야는 한국의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총무장관과 이와테 현 지사로 3선연임에 성공했고 현재는 창성회의라는 일본의 민간 싱크탱크의 대표로 있는데 이 책은 창성회의가 일본의 교양잡지인 중앙공론中央公論에 두차례에 연재한 보고서에 살을 붙이고 대담을 넣어 단행본의 형식으로 발간한 책입니다.
기본적으로 책의 베이스가 보고서형식이다보니 우리에게는 낮선 일본의 지명과 인구증감 예산과 사례들이 계속해서 제시되어서 "공감이 되지 않는다" 라던가 "너무 재미없다" 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만 책 전체적으로는 기존의 통념을 꺠뜨리고 인구문제를 어떻게 어떤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구 예측은 경기동향이나 물가 등 타 지표에 비해 예측의 정확도가 높고 거의 오차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제목인 지방소멸은 관심을 얻기위한 허세가 아니라 말그대로 지방이 소멸한다 또는 소멸하고 있다에 관해 쓴 책입니다.
대도시권은 인구의 재생산 기능이 떨어집니다. 아이들을 키울만한 넓은 집을 갖기도 어렵고 부모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이웃과의 관계는 단절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는 전통적인 방식대로 여성의 몫으로 남겨져왔는데 그결과 도쿄는 1.13이라는 경악할만한 합계 출산율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같은 아이 낳아 기르기 힘든 도시로의 집중이 심화되자 일본의 인구는 2009년 1억 2807만명을 정점으로 브레이크 없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좋은거 아냐? 라고 직관적인 그리고 나이브하게 생각했던 인구에 대한 관념들을 이 책에서는 통째로 흔들고 있습니다. 괜찮은 직장을 가지기위해 스펙경쟁과 백대일에 가까운 공무원 시험 합격률, 그리고 지구적으로 보자면 에너지와 식량 환경문제로 인구 폭발에 대한 공포만 있었지 인구감소에 대한 개념을 그동안 쌓아오지 못한것이 현실입니다. 이미 2009년에 인구가 정점을 찍고 내려온 일본조차 2014년 이 책의 발간으로 인해 충격을 받았다고 했으니 아직 인구가 줄어들지도 않은 한국의 상황에서 이같은 생각을 공유한다는게 쉽지는 않지만 이책은 조곤조곤히 현실의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인구는 모든지역에서 동일하게 감소하지 않습니다. 지역의 마을단위부터 서서히 붕괴하기 시작해서 소도시로 옮겨붙고 거점도시 그리고 일본 3대 광역권이라고 하는 나고야 오사카도 줄어들어 결국 도쿄만 남지만 합계 출산율 1.13의 도쿄는 인구를 빨아들여 결국 모든것이 붕괴하고 만다는것이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현행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이라는 가정이고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인 저자가 일본에 대해 쓴 책이지만 합계 출산율 1.41 의 일본보다 상황이 더나쁜 1.2의 대한민국이 받아들여야할 엄중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한국도 2025년 인구정점을 계기로 빠르게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것입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 미래를 먼저 접한것일까요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지방도시의 소멸을 막기위한 중핵도시라던지 산업개발과 유치 컴팩트시티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역전하려면 적어도 50년은 걸릴 일입니다.
신임 박주미 위원장님이 참가하셔서 청년위원장 인선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영상자료도 봐야하고 이야기도 해야하고 4시로 예정된 충남의 아이돌 안희정지사의 강연도 보러가기로 예정이 되어있던터라 처음으로 시간이 쫓기는 기분이 든 독서 소모임이었습니다. 너무 오는 사람만 오는 고인물이 되는것이 아닌가 걱정도 되었는데 새로오신 박상현 황동욱 당원이 있어 안심이 된 모임이었습니다.
8월은 북을북을과 노래부르기 소모임은 주체불가능이 같이 연합해서 MT를 가는것으로 결론내고 8월에 책모임 일정은 잡지 않았습니다.
9월에 볼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에세이 영초언니, 그리고 에너지 문제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하기로 하고 선택을 미뤄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