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좌담회 "촛불혁명은 가능성을 보여준 혁명!
청년이 바라는 정치... 약자와 소수자 대변'
▲ 지난 4월 23일, 손호철 이사장 출판기념회 ⓒ 김태영 기자
이날 손이사장 출판기념회에는 정의당 천호선 교육연수원장이 사회를 보고,
토론자로 서울대 강원택 교수, 경희대 김윤철 교수,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주간, 중앙대 장훈 교수 등이 참여하였다.
지난 23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손호철 교수(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이사장)의 <촛불혁명과 2017년 체제>(서강대학교 출판부 펴냄) 출판기념회 및 토론회가 열렸다. 정의당에서 열린 이 행사는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린 ‘촛불집회’를 정치적·역사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다.
손호철 이사장은 촛불집회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부터 시작한 ‘헬 조선’에 대한 분노가 거리로 튀어나온 것이라 평가했다. 이어 손 이사장은 “정권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이후가 문제다. 97년 체제인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계속된다면 헬 조선은 계속될 것이다.”라 말하며 박정희 향수'를 벗어나려면 과거의 역사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가지고 싸워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어진 토론회는 천호선 정의당 교육 연수원장의 사회로 장훈 중앙대 정치학 교수,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가 참가했다. 촛불집회에 대한 평가, 김대중 노무현 자유정권 10년에 대한 평가, 촛불혁명 이후의 정치체제에 대한 주제로 대화가 전개되었다.
정치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지는 와중, 청년들은 촛불집회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직접 청년들을 만나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청년은 정의당 부속 미래정치센터 청년기자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하나(예비사회인,30), 이진아(성공회대학교 24), 정현철(중앙대학교,27) (가명) 기자이다. 질문은 이 날 이뤄진 토론회와 같은 질문으로 진행되었다.
사회자 : 촛불혁명을 짧게 규정해본다면 어떻게 규정할 것이고 그 이유는?
김하나 :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이루질 수 있구나’를 볼 수 있었다. 그 동안은 국가가 정하는 정책과 방향에 국민이 따라가는 느낌이었다면, 처음으로 혹은 87년 이후로 국가가 국민을 따라 결정하는 사건이었다. 개인의 의견이 여론이 되고 국가의 정치에 반영되는 경험을 했다. 내 삶의 흔치않은 민주주의 경험이었다. 이제까지 정치 행위라는 것이 선출된 국회의원들과 같은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오는 것도 강력한 정치행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의 의견은 미미해보이지만, 다수의 의견이 되면 넓은 광화문 도로를 막고,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 하고 그것이 반영되는 강함이 일어 날 수 있었다.
이진아 :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가능성’을 보여준 혁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촛불혁명을 통해 가능성의 빛과 그림자를 보았다. 내가 본 빛은 ‘대의제의 기능 회복과 직접 민주주의 실현’의 가능성이다. 광장은 토론의 장이 되었고, 시민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에 관하여 발언했다. 촛불혁명의 주체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에 대하여 발언하고, 단결하여 목소리를 냈다. 정치적인 목소리를 자발적으로 냈다는 점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했다고 본다.
촛불혁명이 보여준 그림자는 ‘비폭력에 대한 강박’이다. 비폭력을 일관하여 유혈사태가 없었던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촛불혁명의 비폭력은, 한편으로는, 사회가 만든 프레임에 갇혀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지상파 3사에서 보도해온 집회의 이미지는 폭력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더욱이 비폭력을 강조한, 평화적 집회가 되었다. 촛불혁명의 비폭력적인 모습이 지금까지 미디어가 만들어온 ‘집회=폭력적’인 프레임을 의식해서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현철 : 한마디로 ‘한국 민주주의의 재점화’ 라고 생각한다. 제도정치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멀어졌었던 대중들이 다시 제도정치에 대한 관심에 불을 붙이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주인이 국민임을 주창한 사건이다. 꺼져가던 한국 민주주의에 촛불로 다시 불을 밝혔다. 개인적으로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한 지독한 회의를 거둬드리게 한 사건이다.
사 :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자유정권 10년에 대해 평가한다면?
김: 성장주의의 명목으로 약한 사람들을 후려치며 착취하는 것을 정당화 하고, 국민이 스스로도 성장에 얽매 피로의 감옥에 몰아넣은 정권이었다. 가계 부채는 늘고, 기업 부채는 줄었습니다. 국민 행복도가 낮아지고 가정 내 폭력 범죄가 늘어났습니다. 언제부터 한국이 지옥(‘헬 조선’)이 되었을까? 김대중 노무현 정권 이전에도 천국은 아니었지만, 지옥이라는 이야기는 자유정권 이후 만들어졌다. 자유정권의 불평등, 불의함, 불공정이 지금을 불지옥으로 만드는데 좋은 연료가 되었을 것 같다.
?이 : 자유정권 10년에 대한 평가를 하기엔 내가 너무 어린 것 같다. 자유정권 10년은 내가 10대, 그것도 초, 중반일 때 상황이다. 고등학교, 대학교에 와서 겪은 보수주의 10년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보다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를 하자면, 자유정권이라고 해서 국민에 대한 억압이 없었던 것은 아님에 주목해서 말하고 싶다. 모든 정권은 ‘공’과 ‘과’가 있다. 자유정권 역시 비판 받을 지점이 있다. 일례로 故노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대추리 사건’이 있다.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 및 용역뿐 아니라 군인까지 동원했다. 민주주의가 의견의 합치로 이루어진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공권력을 도입하며 강제로 이루어진 대추리 진압은 비민주적이었다.
정 : 범람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체제의 세계적 흐름 속에서 경제적 체제인 신자유주의와 정치 체제인 민주주의 사이의 괴리를 보여준 10년이다. 그들의 이상은 정치적 민주주의였으나,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경제적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파도였다. 이 시류와 타협에 성공한 김대중과 타협하려 하지 않았던 노무현으로 평가한다.
사 : 청년이 바라는 정치는 무엇인가?
김 : 선동하는 정치가 아닌, 설득하는 정치가 되었으면 한다. 엘리트 정치, 권력자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대변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 먼저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국민의 합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대변 가능해야한다. 성장주의를 벗어난 미래를 이야기해야 할 것이고, 시민이 서로, 시민과 정부가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으면 한다. 유대를 위한 환경이 되기 위해선 구성원들이 이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논의 할 수 있는 장소도 있어야 할 것 이다.
이 : 헌법 제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실천할 수 있는 정치를 해줬으면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국민이 재산이 많은 소수가 아니라, 촛불혁명에 뜻을 함께 한 다수였으면 한다. 권력자로서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가 무시당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정 : 대내적인 문제로 헌정사에 유례없는 대통령 파면이 일어났으나, 한국의 정치체제 지형은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이상과 지향에 영향을 받기 보다는 대외적 상황에 더욱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는 각 영역에서 다시 후퇴하고 있고, 세계 경제, 정치의 흐름은 브렉시트[Brexit]와 트럼프 신드롬으로 위시되는 자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로 흐르고 있다. 대내적인 정치 민주화는 대의민주주의의 진정한 주인이자 촛불혁명의 주체였던 대중들이 끊임없이 요구의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며 발전시켜 나가야 하고, 제도권 정치인들과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빠르게 현 대내정치 혼란상황을 수습하여 정리하고, 대외적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여 이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여야 한다.
이 청년들이 청년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겨울 함께 촛불을 들었고 혁명을 경험했다. 정치적 효능감이 극대화되었고 다음 정권에 기대치가 높아졌다. 이 청년들은 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역사적 순간을 기반으로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청년들임은 분명하다.
김태영 기자 thwjd2060@naver.com
출처: http://future-view.tistory.com/714 [미래정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