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난민’으로 전락하는 청년들
일자리를 넘어서 ‘살 자리’까지 위협받아..
일자리를 넘어서 ‘살 자리’까지 위협받아..
최근 청년들은 일자리를 넘어서 ‘살 자리’ 까지 위협받고 있다. 계속해서 치솟는 월세 값에 학생들은 주거난에 시달리며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부동산 앱 ‘다방’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가 인근 원룸의 평균 보증금은 1000만 원 이상이며, 월세는 50만원 남짓이다. ‘알바천국’에서 발표한 ‘2016년 아르바이트생 월 평균 소득이 67만 6893원’임을 감안하면 청년들에게 월세가 얼마나 큰 짐인지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의 5/6가량이 월세로 소비되는 것이다.
▲ SBS뉴스 보도(2017.02.21) '너무 비싼 방세에 '부엌 옆 화장실'... 대학생 '원룸 푸어' 사진 캡처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054379&plink=ORI&cooper=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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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과 월세가 부담이 큰 만큼 청년들은 조금이라도 더 싼 원룸을 얻기 위해 찾아다니고 점차 ‘비정상’적인 원룸들이 그 수를 늘리고 있다. 화장실과 부엌이 한 공간 안에 있는 원룸의 사진은 청년 주거난의 실체를 보여준다. 환경이 열악할수록 월세와 보증금이 적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집이 오히려 인기가 많아 더 빨리 나간다. 화장실에 가스레인지가 있거나, 공간이 없어 싱크대에 아슬아슬하게 냉장고가 올라가 있는 열악한 환경이어도, 청년들은 방 한 칸을 지키기 위해 학업보다 노동에 시간을 쏟는다.
“공부하러 올라왔는데..” 2평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청년들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공부를 하기 위해 울산에서 서울로 상경했다. 그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얻은 원룸은 2평 남짓한 공간으로 밥 먹을 식탁이 따로 없어 서서 먹거나 작은 책상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허름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월세가 50만원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A씨는 평일에는 인근 커피숍에서 5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과외를 하며 돈을 번다.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래도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크다. 대학가의 방들은 거의 2평 남짓한 원룸이다. 밥을 편하게 앉아서 먹어본 적이 까마득하다. 그럼에도 내가 한 달 동안 버는 월급으로 월세를 내면 돈이 얼마 남지 않는다. 월세와 식비, 그리고 그 외의 생활비를 모두 충당하기 위해서는 부모님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들에게 대학가의 월세는 너무 부담스럽고, 부모님께 아예 도움을 받지 못하는 친구들은 공부하러 서울로 올라왔다가, 월세를 내기 위해 일만 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라고 답했다. 설렘 가득한 채 서울로 올라왔을 청년들은 ‘월세’와 ‘보증금’이라는 벽 앞에서, 집 떠난 외로움을 느끼기도 전에 현실의 쓴 맛을 느끼고 있다. 정부는 청년들의 ‘살 자리’ 보장을 위한 마땅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역세권 2030 청년주택’, 한계에 부딪혀
이러한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현재 ‘역세권 2030 청년주택’과 ‘희망하우징’ 등을 시행하고 있다.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민간 사업자와 함께 교통이 편리한 곳에 대학생과 신혼부부 등 주거문제를 겪는 청년들에게 임대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본래의 바람직한 취지와는 다르게 흘러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역세권 청년 주택’은 편리한 교통과 발달된 상권으로 큰 인기를 끌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강남권의 경우 소득이 적은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이 감당하기 힘든 높은 월세가 걸림돌이다. 특히 준공공임대는 초기 임대료 책정 권한이 민간 사업자에게 있기 때문에, 청년들이 원하는 가격을 기대하긴 어렵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다.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지 못하는 ‘희망’하우징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에서 진행하는 ‘희망 하우징’사업은 주거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하지만, 청년들을 위해 시행되는 정책인 ‘희망 하우징’이 정작 대학생들에게 외면 받아 그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SH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급이 완료된 희망하우징 99곳을 분석한 결과, 10곳 중 3곳이 공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유형 | 주택유형 | 개소 | 공급실수 | 공실현황 | 공실률 |
매입형 | 원룸 | 12개소 | 60 | 10 | 16.67% |
연립주택 | 1개소 | 30 | 0 | 0% | |
다세대 | 44개소 | 636 | 174 | 27.36% | |
다가구 | 45개소 | 182 | 67 | 36.81% | |
소계 | 102개소 | 908 | 251 | 27.64% | |
건설형 | 희망하우징 | 3개소 | 141 | 57 | 40.43% |
공공원룸텔 | 4개소 | 97 | 4 | 4.12% | |
소계 | 7개소 | 238 | 61 | 25.63% | |
합계 | 1,246 | 312 | 25.04% |
공실 발생의 주요 원인은 희망하우징 위치 선정이 수요자인 대학생 위주가 아니라 공급자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 있다. 대중교통과 근접한 곳의 위치를 선호하는 청년들의 요구와는 달리, ‘희망하우징’은 값 싼 토지나 쓰지 않는 토지 등을 매입해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청년들의 편의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또한, 희망하우징은 시행한지 8년에 접어드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퇴소이유, 만족도 조사 등의 통계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왜 학생들이 나가는지, 제도 시행 시 발생한 문제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조사 자료가 없는 희망하우징이 학생들에게 외면을 받는 것은 결국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청년 주거 문제 해결, 지자체와 사회적 기업, 학교와 정부의 협업 필요
그렇다면 바람직한 청년 주거문제 해결 방향은 무엇일까? 보증금과 같은 목돈 마련의 부담 없이 소득수준에 맞는 주거 선택이 용이해진다면 바람직한 임대정책의 방향일 것이다. 우선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는 학교차원에서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한다. 정부차원에서 각 대학교마다 정원의 20%까지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확보하여 운영하도록 규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역세권 청년주택지구로 선정된 지역에는 복지시설 지원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려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지자체는 임대주택 플랫폼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임대 업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어 높게 측정되는 임대료를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회적 기업을 활용한 청년 주거 문제 해결 방안도 있다. 실제로 사회적 기업인 ‘코티에이블’은 작년 초부터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와 협력해 서울대생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셰어하우스를 임대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정부에서 하지 못하는 일들을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서 보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이런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 물질적, 제도적 혜택을 주어 이와 같은 임대 사업이 추진되고 청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와 사회적 기업, 학교와 정부가 모두 협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 단순 공약을 넘어 현실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게 된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주거 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거정책에는 청년과 신혼부부, 저소득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서민 주거지원 정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체적으로는 공공 기관이 직접 공급, 관리하는 장기 임대주택 13만 가구, 민간 소유의 공공지원 임대주택 4만 가구, 총 매년 17만 가구의 공적 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을 약속하였다. 또한 문 대통령은 임기 내에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주택 30만실을 공급하겠다고 밝혔고, 그 외에도 시세보다 낮은 역세권 주택 20만실, 월세 30만 원 이하의 셰어하우스형 청년 임대주택 5만실 공급 등을 계획하며 청년들의 ‘살 자리 걱정’을 덜어줄 것을 약속하였다.
현재 청년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현 정부의 주거정책 계획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어둡고 혼란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새 정부가 자리를 잡았다. 많은 국민들이 힘든 시간을 함께 겪으며, 오랜 시간 동안 차가운 광장에서, 또는 다른 공간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정부에 대한 기대가 더 크고, 그만큼 실망도 클 것이라 예견된다. 따라서 현 정부는 그들을 믿어준 청년들과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약속한 정책들을 하나씩 행해주길 바란다. 그들이 약속한 주거 정책들은 단순한 ‘계획’이 아닌 확고한 정책으로서 자리를 잡아야할 것이다. 2평짜리 방에서, 혹은 그 방도 구하지 못해 고시원에서 쭈그려 누워 하루를 마무리하는 청년들에게 적어도 하루의 끝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미래정치센터 청년기자단 4기 정 혜 연 기자(cheong313@naver.com)
출처: http://future-view.tistory.com/713 [미래정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