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정기획위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데 5개당 공통공약을 우선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엔 검경 수사권 조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를 주장해왔던 정의당 입장에서 어제 발표를 환영합니다.
하지만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해서는 중요한 과제가 있습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7일,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려면 인권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국가인권위원회 위상을 강화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를 발표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전제로 ‘인권 친화적인 경찰’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인권 경찰이 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어제 서울경찰청장은 지하철역에 있던 시민을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오인해 연행 과정에서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이를 사과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27일 한 쪽에서는 인권 경찰을 이야기 하고 있는 동안 벌어진 일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는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망 사건 당시 작성한 청문감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할 용의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장은 여전히 비공개 방침임을 재확인했습니다.
백남기 농민 사건이 우리 경찰의 인권 지표를 가늠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고 할 때, 서울경찰청장의 어제 발표는 인권 경찰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이었습니다.
어제는 가톨릭농민회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명동성당에서 있었습니다.
가톨릭농민회의 산증인이자 역사였던 백남기 농민이 살아계셨다면 누구보다 기뻐했을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백남기 농민은 비명에 가셨고, 1년 6개월이 넘어가도록 아직까지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해서라도 인권감수성 먼저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백남기 농민 사건등 경찰이 저지른 잘못된 행위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재수사를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