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 노회찬 "대선결과와 진보정치의 목표"
* 방송일시 : 2013년 1월11일(금) 오전 6시30분
▷ 서두원/사회자:
지난 해 총선과 대선을 돌이켜보면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요구랄까. 지금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어느 때보다 컸던 선거이었습니다. 그런데 야권이 단일 후보를 내고 진보진영과 시민사회 세력이 힘을 모았지만 결과는 패배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당으로서 제대로 조직과 역할을 갖추지 못한 민주당의 전략적인 실패다. 민주 진보 진영 전체의 쇠퇴다. 이런 평가가 있습니다. 민주당이든 진보진영이든 지금 야권에는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시사초점 신년기획 오늘은 그 2번째 시간인데요. 이번 시간에는 진보정치의 현 주소와 그 과제에 대해서 말씀 나눠 보겠습니다. 진보정의당의 노회찬 공동대표와 정치평론과 용인대 최창렬 교수 모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최창렬 용인대 교수:
안녕하십니까.
▷ 서두원/사회자:
대통령 선거 결과를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결국 국민들은 진보보다는 보수를 선택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 같은 국민들의 선택의 의미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노 대표님.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국민들이 우리사회가 과거에 비해서 진보적인 성향이 더 많아지고 정책도 그 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는 것도 인정해야겠고요. 이념적으로 진보를 반대하고 보수를 선택했다기보다는 안정적 변화를 선택했다. 변화는 해야 한다고 공감대가 있는데 변화 중에서도 급진적 변화보다는 안정적 변화.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서두원/사회자:
최창렬 교수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 최창렬 용인대 교수:
기본적으로 보수와 진보 모두를 떠나서 이념적으로 수용한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중도로 수용한 경향이 있고 지난 번 총선 때부터 보면 오히려 여권, 보수진영이 진보적 어젠다를 선점하는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그것이 진실성이 있든 없든 떠나서요. 그런 것에 비해 야권은 정치공학적인 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지난 대선 때를 2002년도와 비교를 하는데요. 그 때보다 젊은 2030의 지금의 현재 야권에 대한 지지는 늘었어요 사실. 그것을 우리 사회가 더 보수화 되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야권의 전략의 문제라든지. 그리고 단일화에 지나치게 몰입했던 점. 연대에 있어서의 부적절한 부분이 없지 않았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지적해야 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야권의 실패라는 면에 있어서 노 대표는 어떻게 봅니까.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결과적으로는 안이한 대처를 지적해야 할 것 같고요.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적인 거부감이나 반감이 상당히 컸는데,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야권이 정권교체의 주자로서 유리할 것이다. 이렇게 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1:1 구도. 야권 단일화를 통한 1:1 구도를 만들면 무조건 이긴다는 그런 검증되지 않은 믿음이 팽배했던 것 같고 그래서 야권 단일화에만 의존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면서도 이명박 정부와의 단절에 성공한 박근혜 후보를 택한 것이거든요. 반면에 야권은 노무현 정권도 심판받은 정부인데, 노무현 정부와의 단절에 성공했는가. 노무현 정부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에는 성공하지 못했단 것이죠.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를 선택하지 않은 국민들이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를 선택함으로서 정권교체의 효과를 얻으려고 했던 그런 지점을 상당히 간과했다고 봅니다.
▷ 서두원/사회자: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보면 재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 이후에 굉장히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질적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1년 넘게 해온 것 아니겠습니까. 그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인데 방금 두 분이 지적하신 것처럼 야권은 보면, 우리가 당연히 이길 것이다. 단일화 하면 이길 것이다. 뭉치면 이긴다. 이런 계산만 한 것 같다. 이런 것에는 의견이 일치하시는 것이죠.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실제로 문재인 후보의 대표적인 선거 구호를 보더라도요. 정권교체냐, 정권 연장이냐. 그래서 바꾸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주장을 했던 것인데 국민들은 거기에 대해 크게 믿지 않았던 것이죠. 과연 문재인 후보가 되면 무엇이 가능한가에 대한 뚜렷한 메시지가 없었다는 겁니다.
▷ 서두원/사회자:
최 교수님. 노회찬 대표가 방금 지적한 것을 보면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의 단절에 성공을 했는데요.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노무현 정부와의 단절이나 거기서 한걸음 나아간 모습을 못 보여주었다고 지적을 해주셨는데 이 부분도 짚어봐야 할 것 같아요.
▶ 최창렬 용인대 교수: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거예요. 여야 간의 패배의 원인과 승리의 원인을 따져보면 모든 것이 맞춰지는 것이기는 한데요. 저는 가장 결정적인 것이 결국 친노 세력과의 단절이랄까. 조금 단순화하는 측면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그 부분이 야권을 지지하고 싶은 유권자들에게도 상당히 꺼림칙했던 부분이 있던 것 같아요. 다시 말하면 정확히 지적하셨는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같은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하게 차별화에 성공한 거예요. 문재인 후보에 대한 호감은 상당히 있는 것에 반하여 민주통합당의 주류세력으로 생각되는 친노세력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했다. 다시 말하면 참여정부와의 단절에 실패했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투표율이 높아지기만 하면 이긴다고 하는 여전히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것 같아요. 진보라는 것이 진정으로 민생에 다가가야 하는 것이 진보인데, 진보라는 것을 너무 도식적으로 경직되게 해석한 것이 아닌가. 전체적으로 사회 경제적 환경은 지난 총선 때부터 분명히 지금의 야권에게 유리한 것이었거든요. 양극화의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를 해소하는 것에서요. 그런 것들의 선점도 뺏기고 전략적인 부분도 상당히 부족했다는 것을 지적해야 할 것 같아요.
▷ 서두원/사회자: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한국 진보정당이 상당히 초라해지고 해체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이런 측면이 강했어요. 연초부터, 총선과정부터 불거진 문제들. 어떻습니까. 2012년을 결산하면서 노회찬 공동대표 여러 가지 소외가 있으실 텐데요.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최대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에 패배해서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내부의 여러 문제들이 총선을 경과하면서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대로 더 이상 한 걸음도 나아가기 힘든 상태에 직면해있다. 이렇게 생각되고 거의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는가. 더 내려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바닥에 내려갔으면 다시 반등하는 길밖에 없네요.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겠네요.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네. 그러길 바라고 있는데 그것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기보다는 여러 면에서, 세력을 규합하는 것이나 또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도대체 진보가 과연 무엇인가. 왜 필요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분명한 자기 점검과 또 그것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표현해내는 새로운 과제가 재개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서두원/사회자:
1년 전에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와 한솥밥을 먹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총선 때 공천 문제가 터지고 갈라졌는데요.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는 오히려 박근혜 후보 당선에 굉장히 공이 크다. 이런 평가까지 받고 있는 마당인데요. 어떻습니까.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의 미래는요.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저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나타나야 한다. 그 두 당이 다시 합친다거나 봉합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해서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고요. 새로운 질의 진보정당이 나타나야 하고 이 두 당 이외에도 여러 진보 신당들, 세력들이 있습니다. 저는 진보정의당도 제2창당의 수준으로 다른 여러 세력과,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국민들의 눈높이 맞는, 그간의 시행착오 과정에서 드러난 현재 진보정당의 폐단이나 악습 이런 것들을 제거해내는 그런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야권 전체가 재편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말이죠.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인간은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이 없다. 항상 잘못된 것을 반복한다. 이런 좋지 않은 전망도 없지 않고 말이죠. 어떻게 보십니까.
▶ 최창렬 용인대 교수:
기본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진보와 보수에 대한 한국적 의미가 서구와는 많이 달랐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그 연원이 과거 박정희 정권, 권위주의 정권 시대의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에서 연원한 것 같아요. 독재 대 반독재 그런 것인데요. 이제 국민들이 과연 진보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성찰이 필요할 것 같아요. 거친 표현이기는 합니다만 이제는 민주화의 훈장은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구도이었는데 그 두 가지가 상당히 대척점이 있었던 것 아니겠어요. 이제 진보진영이라는 분들이 과거 17대 총선 때 민주 노동당이 원내 진입을 했는데요. 그만큼 진보진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상당히 큰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도 잘 담아내지 못한 것이죠. 지난 총선과 대선의 패배라는 것이요. 그렇기 때문에 민주화에 대한 지나친 훈장이랄까. 386, 486이 이미 청와대에 입성한 적이 있습니다만, 보다 민생에 다가가는 그런 진보,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그런 보편적 의미의 진보로 다가갈 때 한국사회의 진보는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서두원/사회자:
대학교에서 학생운동 할 때 머릿속에 가졌던 개념. 이런 것을 10년, 20년, 30년이 지나서도 그대로 갖고 정치를 한다면 문제가 있겠죠. 노 대표님 어떻게 보십니까.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방금 최 교수님 말씀하신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것이죠. 2000년에 민주노동당이 창당되고 4년 만에 원내에 진입한 빠른 성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에도 원내교섭단체도 만들지 못하는 소수 정당에 머물고 있거든요. 초등학교 들어가고 10년이 지났는데 계속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중학교에 올라가지 못하는 그런 상태인 것이죠. 만년 몇 안 되는 소수정당으로 존재할 것인지. 아니면 현실정치에 기여하는 한 축으로서 성장할 것인지의 분기점에 서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자동적으로 그렇게 성장한다고 보이지는 않는 것이고 뭔가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 그래서 진보가 어찌 보면 가장 진보를 바라는 계층. 그런 국민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 현실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정확하게 살펴서 보완해내지 않으면 그냥 자기주장만 하는, 자신의 신념만 표현할 뿐인 그런 소수집단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 서두원/사회자:
진보진영 이약. 정책 일 하면서 민주당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말이죠. 지난 대선에서 48%를 득표한 민주당이 지금 완전히 어떻게 보면 그 48%로부터도 외면을 받고 있지 않나. 이런 상황인데 향후 진로는 어떻게 봐야 하겠습니까. 최 교수님.
▶ 최창렬 용인대 교수:
현재 민주통합당이 노 대표님 말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 것이 따뜻한 성장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따뜻한 진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진보는 뭔가 국민들로부터 어떻게 보면 폐쇄적인 부분도 있어 보이고요. 거친 면도 있어 보이고요. 그런 것들을 탈피해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의 모습이 그런 것 같아요. 친노세력들의 반성이나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저는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정치가 사실도 사실이지만 인식이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국민들의 인식 속에는 여전히 친노 세력이 뭔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 서두원/사회자:
대선 끝났는데 문재인 후보를 비롯해서 당을 개혁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서지 않습니까.
▶ 최창렬 용인대 교수:
그런 분도 있고 지금 비대위원장을 추대한 것은 좋은데요. 기본적으로 관리형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혁신형, 쇄신형보다요. 전당대회 해서 지도부 구성하는 것이 뭐 그렇게 급하고 중요한 것이겠습니까. 3~5월 달에도 해도 되는 것인데요. 비대위라는 것이, 과연 왜 진보는 국민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는 것인가. 진보적 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졌는가. 그런 것들 당위적인 면, 전략적인 면, 여러 면에서 보려면 시간이 꽤 필요하다고 봐요. 그야말로 내부에서 그릇이 깨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치열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는 거예요. 그런 것들을 국민들에 보기에는 역시 민주통합당이 변하지 않은 것 아닌가. 조금 논리를 확장하면, 진보진영이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죠.
▷ 서두원/사회자:
노 대표께서는, 민주당은 이제 역사적 시효가 다 한 것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어떤 뜻입니까. 해쳐 모여를 하라는 뜻인가요.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원성이 굉장히 높은 인기 없는 정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새누리당. 혹은 그 이전에 한나라당보다 지지율이 높았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이번 대선 패배 이전에 이미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그렇게 사랑받지 못하는 상태가 오래되어왔는데요. 3김 시대는 3김의 퇴장으로 막을 내린지 오래되었는데 3김이 만든 정당 체제는 오랫동안 그 체제가 유지되어 오다가 새누리당 같은 경우는 통합도 하고 해서 변모를 겪은 반면 민주당은 과거의 유산. 특정지역의 절대적 지지를 기반으로 해서 과거의 오래된 전통을 팔아먹는 식으로 연명해왔다는 것이죠. 그런 상태로서는 현재 국민들의 요구라거나 시대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정책정당도 아니고 특정 지역의 지역정당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계속 이어왔다는 것이죠. 도대체 뭐냐 이런 것이죠. 그런 점에서 성격이 분명해질 때가 되었다는 점에서 과거의 방식으로의 민주당을 계속해서 연명해 나가는 것은 현실정치에 엇받자를 낼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서두원/사회자:
5년, 10년을 돌이켜보면 원래는 호남을 주축으로 한 지역성이 강한 정당이었는데 지난 5년이나 10년 동안에는 친노세력이 주도하는 그런 정당으로 바뀌었어요. 그게 사실은 지금까지 조금 유지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친노세력이 그렇게 완전히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 아니고 애매해졌습니다. 그러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 지. 잘 안 잡히는데요.
▶ 최창렬 용인대 교수:
3김 정당이라는 것이 지역 패권주의에 입각한 정당들이었죠. 그러나 3김 정치가 종식되면서 호남의 주도권은 이미 민주당에서 약해졌고 열린우리당은 거의 전국정당을 했던 적이 있었죠, 노무현 정권 때요. 거기에 새로 들어간 세력이 이른바 386 세대. 지금은 486이 되었습니다만. 친노세력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인데요. 그 친노 세력과 진보세력이 상당한 나름의 당위성이 있다고 하더라도요. 제가 계속 이야기 하는 것이 전략적인 면에서 국민들에게 폐쇄적으로 보이고 기득권에 안주하려고 하는 모습들. 그리고 지난번에 사실 노무현 정부가 많은 지지를 상실하지 않았습니까. 이명박 정부도 지금 그렇습니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하고 난 다음 새롭게 부활을 했는데 그 다음에 변화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거예요. 반성하는 모습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지 못한 것이 현재의 선거 패배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보고요. 이것은 전체 우리 한국의 진보가 중도 진보도 있고 조금 더 좌쪽으로 간 진보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현재의 기득권 세력의 잘못을 타파하려는 세력으로서 안정적으로 가기는 쉽지 않다.
▷ 서두원/사회자:
야권의 재편이야기를 하면서 안철수 전 후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민주당도 재편 이야기를 하면서 곁눈으로는 안철수 전 후보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노 의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안철수 전 후보가 어떻게 당을 만들던가, 정치세력을 만드는가에 따라서 민주당의 진로도 영향을 분명히 받을 것 같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아직까지 보여지는 태도로는 그런 큰 변화를 스스로 택하기보다는 일부 수혈을 해서 당의 면모를 일신하는 정도의 소폭변화를 추구하지 않나 생각하고요. 사실 저는 그런 식으로 해서는 과거의 이상이 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최장집 교수 같은 분은, 안철수 씨가 제3정당을 만들어서 양당 구도를 깨는 것이 한국 정치에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했어요. 최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최창렬 용인대 교수:
저는 대체로 이 말에 동의하는 편이에요. 한국의 양당 체제가 부자연스러워 보여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죠. 양 쪽이 이념적인 대립이 있는 것 같아도 자세히 보면 보수정당들입니다. 이런 자체가 우리 시민사회의 다양한 요구들을 표출해내는데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해요. 한국의 양당제가 미국의 대통령제의 영향을 받은 것인데 저는 다당제에 모습으로 가서 진보진영의 어젠다를 수용해낼 수 있는 정당. 그것이 온건정당, 그리고 조금 좌파적인 정당. 이런 것들이 다양하게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이 저는 안철수 개인의 문제보다는요. 안철수 현상이 이야기해주었던 것이 무언가 있어요. 이번에 그것을 잘 수용해서 야권이 승리하냐, 여권이 승리하냐를 떠나서 전반적으로 정계개편이 되어서 야권의 요구를 잘 수용했으면 좋겠습니다.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일단은 분별 정립해야 한다. 정책, 정체성 중심으로 분별정립하고, 다만 이제 다당제가 좋으냐. 양당제가 좋으냐의 문제도 있습니다만, 정책이 유사하거나 이런 경우에는 통합하거나 연대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정당이 전체적으로 볼 때 정책정당의 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책 중심으로 해서 분별 정립하는 방향으로, 그래서 현재의 두 당 중심구조는 깨는 것이 정치발전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민주당이 멋진 모습으로 재탄생 했을 때, 노회찬 대표계시는 진보정의당이 합치는 쪽으로 가기보다는…….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한국 정치 전반이 보수와 진보의 지역을 뛰어넘어서, 두 축으로 재편된다면 몰라도 현재의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는 수준이라면 오히려 애매하게 그 안에 온갖 정치 지향이 담기는 백화점식 정당보다는 정책적인 입장이 분명한 그런 방향으로 분별 정립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따로 진보세력이 다시 뭉치는 것이야 필요하겠지만, 민주당과 섞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 서두원/사회자:
박근혜 정부 5년이 앞으로 펼쳐집니다. 2013년 앞으로 5년. 박근혜 정부가 48%나 되는 진보진영을 껴안을 수 있을까요.
▶ 최창렬 용인대 교수:
결국 진정성의 문제일겁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합, 대탕평을 강조하고 있으니까, 아직 정권이 출범 안 했기 때문에 조금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인수위 관련해서 잡음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어쨌든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는 양극화의 문제라고 봐요.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라고 보고, 상대적 빈곤, 빈부의 격차의 문제이기 때문에요. 지금 같은 경우도 다른 행보도 좋기는 좋습니다. 폄하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쌍용 자동차라든지, 농성장소라든지. 철탑 밑에 가서 만나고 이런 것이 통합의 시초라고 봅니다. 누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왜 대통령 당선자는 맨날 그런 곳에 찾아가냐. 이러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한국사회의 문제라는 것이 바로 그들에게 다가갈 때 문제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된다고 봐요.
▷ 서두원/사회자:
오늘 나온 뉴스 중에 말이죠. 한국의 경제 자유지수가 많이 떨어졌어요.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인데 경제자유지수는 34위입니다. 거기서 제가 주목했던 것은 부패가 여전하다. 그 다음에 노조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렇게 지적을 했어요. 그래서 부패문제, 노주 문제. 노조도 어떻게 보면 상당히 기득권 세력이거든요. 어떻습니까.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부패문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만연한 큰 문제입니다. 이런 것들이 공정한 거래를 방해하고 경제 비용을 증가시키는 그런 폐단이 경제영역에서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죠. 노조 문제는 일부 노조들이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는 그런 과도한 요구내지 과격한 행동이 문제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은 노조 조직률 자체가 다른 나라의 절반 이하로 미미한 상황이고요. 절반 내지 1/3밖에 되지 않고요. 그 다음에 노조들 중에서도 그나마 자기 조직력에 바탕해서 단체행동까지 나가는 노조는 대기업 노조같이 극히 일부거든요. 처지가 좋은 그런 근로조건에 놓여있는 일부 소수 노조들의 강한 활동성이 문제가 되지. 나머지는 오히려 너무 노조 활동이 없거나 노조 자체가 없는 것이 문제인,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노조가 별로 기여 못하고 있는 그런 다른 문제도 있는 것이죠.
▷ 서두원/사회자:
새 정부 출범 앞두고 진보진영 다시 전열을 갖추어야 하는데 올해 진보정치의 목표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최 교수님.
▶ 최창렬 용인대 교수:
결국은 진보 보수 이념적인 틀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고요.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과거의 민주 대 산업화의 구도.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 이런 것에서 벗어나고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민생이 무엇인지. 거기에 다가갈 때 진보진영의 앞날이 있다고 봅니다.
▷ 서두원/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두 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