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한창민 대변인, 청와대 문서파쇄기구입/검찰 SK인사들 소환/청와대-친박단체-전경련 여론조작전
일시: 2017년 3월 16일 오전 11시 45분
장소: 정론관
■ 청와대 문서파쇄기구입
청와대가 작년 9월부터 문서파쇄기를 26대나 구입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죄를 지은 사람들은 감출 것이 많다. 청와대가 무엇을 감추려고 했는지는 자명하다. 범죄 사실과 수사 단서가 될 수 있는 문건들을 모두 없애려 한 것이라면 전형적인 범죄 집단의 모습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청와대의 증거인멸 정황은 이미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으로 들통 난 상황이다. 뒤에선 증거인멸에 혈안이 되어있고, 앞에서는 ‘보안시설’ 운운하며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도 기가 찰뿐이다.
청와대가 진실을 감추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온 국민이 의심하고 있다. 범죄 모의부터 증거인멸 정황까지 나온 상황이다. 범죄를 은폐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더 이상 관용을 보여선 안 된다.
검찰은 당장 청와대를 압수수색 해야 한다.
국정농단을 수사하기 전부터 증거를 인멸해왔다면,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보다 드러나지 않은 비리가 더 많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는 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에게는 국정농단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하는 역사적 책무가 있다. '생색내기 수사'는 금물이다. 지금 박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범죄 증거의 확보다.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 시점과 성사 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 검찰 SK인사들 소환
검찰이 오늘 롯데그룹의 김창근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영태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과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를 소환했다. 김창근 전 의장은 SK 최태원 회장의 사면과 관련해서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노골적인 소통을 한 것으로 밝혀진 인물이다.
오늘 SK 인사들의 소환은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100억여원대의 자금을 출연한 것이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수사 차원이다. 이미 검찰은 SK와 롯데 그룹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재벌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돈을 갖다 바친 것은 이제 명백한 사실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죄로 구속 수감상태에 있는 현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제 국정농단의 중심에 재벌이 있음이 명확한 만큼 검찰의 칼은 정확히 정경유착의 심장을 겨눠야한다. 그동안 삼성에 국한되어 진행된 뇌물죄 수사 또한 전 방위적인 재벌 수사로 확대되어야 마땅하다. 검찰은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검찰 수사는 특검이 완성하지 못한 역사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추악한 정경유착의 진상을 밝혀내고 재벌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주문한다.
■ 청와대-친박단체-전경련 여론조작전
청와대-친박단체-전경련이 담합한 대국민 여론조작전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탄핵반대집회를 주도해온 친박단체 대표들이 전경련, 청와대와 수시로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정황을 특검이 확인했다고 한다.
엄마부대, 자유청년연합,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친박단체 대표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 석 자를 등에 업고 전경련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지원을 ‘거래’한 게 진실로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발 관제데모 지시 의혹이 불거지고서도 청와대-친박단체-전경련 간 소통은 더 잦아졌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청와대는 사실상 대국민 여론조작전의 사병을 양성한 셈이다. 전경련은 여기에 뒷돈을 댄 것이다. 전경련 몇몇 관계자들이 청와대가 “보수단체와 금액까지 특정해 강압적으로 지원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정황은 전경련도 공범이었음을 말해줄 뿐이다.
청와대와 전경련의 합작품인 이들 친박단체는 테러를 연상케 하는 협박을 일삼으며 탄핵반대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 과격행위를 청와대가 사주한 것이라면, 이 나라 정권은 마피아와 동급이었던 셈이다.
검찰은 ‘여론조작병단’을 철저히 수사해, 민주주의를 농단하고 국민을 우롱한 죄를 물어야 할 것이다.
2017년 3월 16일
정의당 대변인 한 창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