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송파 세모녀 3주기 추모제 발언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송파 세모녀 3주기 추모제 발언

일시: 2017년 2월 25일 오후 2시
장소: 광화문광장
 
전국에서 달려오신 노점상 여러분, 철거민 여러분, 1600일 넘게 부양의무제 폐지 위해 싸우고 계신 장애인 여러분. 그리고 이 대한민국의 빈곤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송파 세모녀의 비극적 죽음이 있은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송파 세모녀의 비극적이고 참담한 죽음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참담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산업화 30년·민주화 30년 동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고, 1인당 국민소득이 400배가 뛰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피땀 흘려 노동해서 벌어들인 대한민국의 부가 일부 소수에게 독점되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빈곤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지금 OECD 국가 중에서 대한민국은 가장 불평등이 심하고, 가장 아이를 낳기 힘들고, 우리 청년들이 탈출하고 싶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시킨 유일한 나라라는 그 자부심을 가졌던 정치권은 송파 세모녀의 죽음에 당황했습니다. 그래서 ‘송파세모녀법’이라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만, 그 수급자가 32만명 확대된 것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내용은 송파 세모녀 사건과는 관계없는 교육급여를 늘린 것에 불과했습니다. 정치권이 대체로 그랬듯이, 여론이 시끄러워지면 면피용으로, ‘언 발에 오줌 누기’식으로 ‘송파세모녀법’이라 이름 붙인 법안으로 때웠던 것입니다.
 
아까 장애인 투쟁과 관련해 말씀하셨던 대표님이 있었습니다. ‘부양의무제 폐지’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고,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이 1600일이 넘게 지하철 공간에서 투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곧 생존권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민주주의가 진짜 민주주의입니다.
 
송파 세모녀 사건, 국가가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말, 맞습니다. 송파 세모녀는 그 어머니는 일을 하시다가 다쳐서 일을 못했고, 두 딸은 성인이지만 여러 병이 있어 일을 못했습니다. 당시에 박 대통령은 제도만 잘 활용하면 이런 비극적인 죽음을 면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다 따져 봐도 송파 세모녀의 빈곤에 구원의 손길을 내준 그런 제도는 없었습니다. 최저생계비 기준이 워낙 낮기 때문에, 어머니가 일을 계속 하고 있었다하더라도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가 되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인인 경우에 일을 안 해도, 지정소득으로 60만원씩 공제하니 해당사항이 없는 것입니다. 빈곤구제제도가 있지만, 이혼하거나 폭력을 당하는 등 아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해당이 되질 않습니다. 송파 세모녀를 지켜줄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는 없었던 것입니다. 국가가 죽인 것입니다.
 
이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개선, 저희 정의당이 앞장서겠습니다. 어제 저희 정의당의 윤소하 의원은 부양의무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고,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제도도 폐지하고, 생활급여기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긴급구제제도에 엄격한 조건을 완화하는 것, 이것이 시급한 개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통령 선거를 맞이해 많은 대선 후보들이 부양의무제 폐지를 공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한번 기억해보십시오. 모든 정당 모든 정치인이 민생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민생정치 경험해보셨습니까?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경제민주화·복지·부양의무제 폐지 주장하지만, 실현된 게 있습니까? 여러분 삶이 나아지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단지 새누리당이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대된다고 우리 삶이 나아지겠습니까. 어떤 정권교체가 되어야 할지 우리는 잘 압니다. 누가 아무리 약속을 많이 한다 해도, 이 땅에 어렵게 사는 빈민들의 문제를 국정의 제1순위로 놓고 확고한 의지로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빈곤문제와 맞서 싸운 일관된 투쟁을 한 그런 정당, 그런 후보밖에 없습니다. 저희 정의당 비록 6석의 작은 정당이지만, 당이 작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찍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사람, 우리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당선될 사람을 찍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자리에 노점상 여러분들도 많이 오시고, 철거민 여러분도 오셨습니다. 대책 없는 무분별한 노점상 감축, 대책 없는 강제철거 단호히 반대합니다. 야만적인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삶터, 생존권을 최우선적으로 두어야 합니다. 어떤 정책이든 우리 국민의 생명, 삶, 일터가 가장 우선적으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번 정권교체를 통해 여러분들도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확실하게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2월 25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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