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한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창립19주년 기념식 축사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한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창립19주년 기념식 축사
 
일시: 2017년 2월 22일 오후1시
장소: 여성프라자 1층 국제회의장

안녕하세요, 늘 보건의료노조 대의원대회에 참석해왔습니다. 오늘은 대선주자로서 호명이 돼서 왔습니다.
 
먼저 보건의료노조 19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돈보다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를 위해서 19년간 쉼 없이 분투해 오신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대전환기입니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 중에 있습니다. 79년 만에 대기업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지나고 나면, 우리 유지현 위원장이 다시는 단식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우리 유지현 위원장이 다시는 삭발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대한민국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무엇보다 여러분들이 5년, 10년, 20년째 똑같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길바닥에서 싸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여기 산별대표자분들 오셨습니다. 섭섭해 하지 마십시오. 제가 아는 한 우리 산별노조 중에 가장 꼼꼼하고 실천력이 뛰어난 보건의료노조입니다. 인정하십니까? 늘 한눈팔지 않고 말로 부풀리지 않고 오로지 행동과 실천으로 보건의료노조 가꾸어 오신 유지현 위원장과 대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립니다.
 
이룬 성과도 꽤 많지요? 최근 정부에서 시범사업으로 하고 있는 통합간병인서비스제도, 여러분께서 10년 동안 보호자 없는 병원 주장하고 투쟁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통합간병서비스 제도 같은 경우도 서비스제도만 있으면 뭐합니까,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결국 사람 문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알기로 간호사 자격증 가진 분들이 전국적으로 30만명 되는데, 지금 15만 명 정도만 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도저히 간호사 생활은 병립이 불가능하다보니 떨어져 나가는 겁니다. 그리고 수도권과 지역 격차도 큽니다. 제가 얼마 전 목포에 가서 병원들을 다녀보니까 간호사들을 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최근 어느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저출산 문제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국인이 멸종 위기로 가고 있습니다. 지나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국의 유명한 인구연구소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대한민국을 뽑았습니다. 그래서 저출산대책으로 한 80조원을 10년간 쏟아 부었습니다. 그런데 출산율은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간 105조를 쓴다고 하는 데 더 나아지겠습니까?
 
‘여성들로 하여금 어떻게 아이를 낳도록 할 것인가?’ 이런 관점으로 해결이 되겠습니까?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여성이 살아야 합니다. 여성을 살려야 합니다. 직장 다니시는 분들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데 어떻게 아이를 낳습니까. 그런 점 때문에 보건의료노조 인력 확충에 대한 여러분의 요구는 너무나 절실하고 시급한 요구입니다. 단순히 보건의료노조 여러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환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더욱 책임 있게 인력수급조정에 나서야 합니다.
 
여러분들의 요구 받들어서 지난 19대 때도 보건의료노조 인력지원 특별법을 시도했는데 안 됐습니다. 이번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다시 발의해서 맨투맨으로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정의당 책임 하에 통과시키고 말겠습니다.
 
올 2017년은 천만 촛불로 열었습니다. 불의한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만으로는 천만 촛불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고단한 삶에 대한 의문이 광장으로 시민들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광장에 울려 퍼진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은 ‘같이 좀 살자’라는 절규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대선은 시민들의 새로운 삶,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지게 됩니다.
 
지난 60년 동안 우리나라 1인당 GNP가 400배나 뛰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수고로 세계에서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이 여전히 행복하지 않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빈부격차가 크고 가장 아이 낳기 힘들고 우리 청년들이 탈출하고 싶은 나라가 됐습니다. 왜 그럴까요? 민주화 이후 여섯 명의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두 번의 정권교체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보통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선거 때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수많은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양극화는 더 심화됐습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 노동은 늘 비용으로 취급됐습니다. 기업정책, 재벌정책의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그래서 노동 있는 민주주의가 아니고서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불가능합니다. 동의하십니까?
 
이번 대선에서 저와 정의당은 노동 존중사회, 노동을 국정의 제1과제로 삼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친노동개혁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지 슬로건이 아니라 국정의 제1과제로 놓고 노동담당부처를 부총리급으로 격상시켜서 실질적인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정의당이 의지도 좋고, 진정성도 인정하지만, 대통령이 나올 수 있겠느냐’하는 표정을 하고 계시네요. 우리부터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촛불 이전에 정치구도, 촛불 이전에 우리가 경험했던 대선구도를 생각하면 안 됩니다. 제가 얼마 전 말씀드렸습니다.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대선 시대정신은 정권교체다. 정권교체 책임지겠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제가 그랬습니다. “정권교체는 이미 우리 시민들이 다 해놨습니다. 이미 9부 등선 넘었습니다.”
 
여러분 정권교체가 걱정되십니까? 정권교체는 이미 여러분께서 이루어놓았습니다. 민주당이나 정의당의 대선주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국민들이 원하는 개혁 그 과감한 개혁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 어떻게 새로운 삶, 새로운 대한민국 열어낼 것인가. 이것을 가지고 경쟁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과감한 개혁이 가능한 정치구도를 이번 대선에서 어떻게 만들 것인가 입니다. 민주당이 압도적 지지로 정권 잡으면, 국민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개혁이 이뤄질까요? 우리 촛불시민들, 노동자들이 원하는 이번 대선은, 오랜 세월동안 오른쪽으로 치우쳐져있던 대한민국 정치를 아래쪽, 왼쪽으로 대폭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촛불시민들이 요구하는 개혁의제가 국정현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민적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촛불 들고 광장에 나가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촛불시민들의 요구, 보건의료노조에서 요구하는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최소한 정의당 같은 정당이 제1야당은 되어야 비로소 개혁을 논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춧돌을 놓을 이번 대선에, 가장 중요한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할 후보가 저 심상정, 그리고 정의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진정 목적으로 해야 할 것이 정권교체인가’, ‘지속적으로 개혁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구도가 필요한가’ 이런 점들을 깊이 있게 생각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과거처럼 후보단일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정권교체는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안정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려면 연립정부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저희 정의당은 여러분께서 모아주시는 표, 지지율 가지고 확실하게 내용적으로 연립정부를 주도해나가겠습니다.
 
노동과 복지, 우리 정의당이 그 어느 분야보다도 직접적으로 개입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큰 힘으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대전환기, 지금이야말로 노동의제가 국가의 가장 중심의제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께서 수십 년간 일궈내기 위해 투쟁하고 헌신해온 노동존중사회를 함께 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살려야 합니다. 청년들을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워킹맘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노동자들, 비정규직, 중소상공인들, 농민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꿈을 꿀 수 있는 대한민국 사회 반드시 만들어 갑시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2017년 2월 22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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