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사무금융노조 간담회 인사말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사무금융노조 간담회 인사말
 
일시: 2017년 2월 22일 오전 10시
장소: 국회 본청 223호
 
사랑하는 사무금융노조의 위원장님과 간부님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대선 후보 검증의 첫 번째 주자로 저를 초대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대선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내일 판가름 나는 특검연장여부도 중요합니다. 지금 광장의 촛불은 국회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탄핵 소추 당사자인 국회가 진상규명과 탄핵을 완성하고, 개혁의 의지를 확고히 해줄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특검 연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특검의 의지입니다. 특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30일 연장하도록 법에 되어있습니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재량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특검을 꺾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재용 부회장을 79년 만에 구속시켰습니다. 그러나 기소 단계부터는, 과거 버릇처럼 그대로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결국 대통령 수사도 어려워지는 겁니다.
 
유일호 부총리는 재벌의 흑기사를 자임하면서, 총공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미래로 가느냐’ 아니면 ‘이 수준에서 좌초되느냐’하는 기로에 서있습니다. 친박을 비롯한 보수세력은 총결집하고 있습니다. 보수언론에서도 특검을 ‘이 수준에서 마무리 짓자’며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하려 하고, 이재용 씨를 구속한 것은 생각할수록 엄청난 일입니다. 시민들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 중입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얘기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의 목표를 ‘정권교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정권교체는 이미 시민들이 이뤘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정권교체를 넘어, 무엇을 할 것인지,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어디까지 실현할 것인지 구상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촛불시민이 원하는, 특히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과감한 개혁이 추진될 수 있는 정치구도입니다.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닙니다. 새로운 정치구도를 이번 대선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촛불시민이 원하는 개혁이 유실 없이 추진되려면 정의당 같은 민주당의 왼쪽에 있는 정당이 제1야당 수준은 되어야합니다. 지금 정치지형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민주당이 70% 지지받아 당선된다면, 저절로 개혁이 이루어지겠습니까? 안 됩니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연장과 관련해서도 ‘자유한국당의 반대 때문에 안 된다’고 계속 얘기해왔습니다. 그래서 정의당이 앞장서서 농성하고, 대표회동을 추진한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저와 정의당의 사명은 오랜 세월동안 위쪽, 오른쪽으로 지나치게 경도되어왔던 대한민국 정치 구도를 아래쪽, 왼쪽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그것이 노동자들이 원하는 대선의 목표, 시민들이 원하는 목표라고 봅니다. 단순히 자유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만 교대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체적인 정치구도가 왼쪽으로 이동해야합니다. 정의당이 6석으로 단독집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후보 당선을 위해서 표를 주고받는 후보단일화-연합 정치가 목표가 아닙니다. 집권 이후에 안정적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합니다. 정권교체와 후보단일화의 개념이 과거와 완전 다릅니다. 후보단일화는 이번 대선 사전에 없습니다. 정권교체 이후에 어떤 국가로 나아갈 것인가를 두고, 연립정부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적어도 정의당이 제1야당은 되는 결과를 만들어야합니다. 그래야 개혁이 유실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지금의 시대정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노동입니다. 60년 산업화·민주화시대에 외면 받았던 노동을 시대정신으로 최대한 밀어 올려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당선됐지만, 다 유실됐습니다. 시대정신으로 밀어 올릴 뿐 아니라, 실제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로 놓아야 합니다. 정부 내에서도 기득권 부처에 밀리지 않고 실질적인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과 저는 ‘그 힘’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국정 제1과제로 노동을 선언한 이후, ‘노동자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도 나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경선 국면이 아니라, 경선이 끝난 다음에 각 당의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국민 앞에서 토론하고 실질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때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후보 같은 분이 '노동자 대통령'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이렇게 노동의제들이 이슈화되고, 최대한 중심으로 떠오르고, 유실되지 않게 책임지고 집행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것이 이번 대선의 실질적인 목표입니다. 어떤 분들은 ‘정의당, 지지율도 안 나오는데 되겠냐’고 걱정하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방송 인터뷰에서도 얘기했지만, 정의당 보도율이 0.8%입니다. 다른 정당 보도율의 반만 되어도, 전 두 자릿수 자신합니다.
 
현재 다른 정당이 경선 국면이기 때문에, 저는 두 번의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다들 박근혜 대통령에 관심이 많습니다. 빨리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권교체 열망이 가장 압도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심이 가장 유력한 정당, 후보에게 몰려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면 비로소 차기대통령, 차기정부에 대해 국민의 고민이 본격화 될 것입니다. 저와 정의당의 본격적인 레이스는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재벌 경제를 타파하고, 금융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사무금융노조의 열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성과연봉제 폐지를 비롯해 노동이사제 도입 등 여러분이 제기하는 과제들이 공약 하나만 발표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인 의지와 구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핑계는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반대해서 아무것도 못한다는 변명은 소용없습니다. 대선 지나면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문제에는 조금 더 깊이 있는 대선 전략이 필요합니다.
 
정권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면, 정권교체가 1번입니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된다는 전제 속에서, 노동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러 단체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압니다. 저는 사무금융노조가 이런 문제의 선봉에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전에는 비정규직 문제로 논쟁이 있었습니다. 민주노동당 시절, 본회의 상임위원장실 점거하고 본회의에서도 끌려나오다시피 반대했지만, ‘기간제법’ 통과됐습니다. 그때 쟁점 사안과 관련해 저희는 ‘사용사유제한을 통해 입구를 막아야 된다’고 했습니다. '이 법안은 비정규직을 더 악화 시킬 뿐이고, 차별 해소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에선 ‘우선 시행을 해보고, 시정하자’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지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본인들이 만든 기간제법과 관련해 지난 10년간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성찰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합니다. 이런 검토 위에 비정규직 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없습니다. 대체적인 노동공약들이 정의당 공약의 이름까지 벤치마킹해 내놓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베낀 공약은 의지가 실리지 않습니다. 대선 끝나면, 바로 정책자료집으로 들어갈 뿐입니다.
 
오늘 말이 길었습니다. 제가 가장 믿는 사무금융노조가 마련해주신 자리이기 때문에 문제의식과 전략을 가감 없이 말씀드렸다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제안해주시는 공약을 들어보고, 앞장서서 책임 있게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2017년 2월 22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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