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한창민 대변인, 고 백남기 농민을 보내며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70평생보다 더 긴 317일, 더 무거운 41일 낮과 밤 이었습니다.
작년 11월 14의 만행은 민주의 시계를 멈추게 했습니다. 물대포의 위력만큼이나 권력의 야만이 거셌습니다. 거짓과 파렴치가 진실의 공간을 넘봤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울분과 눈물도 많았지만 그 크기만큼 희망의 민주주의가 커졌습니다. 어떤 거짓도 진실의 흐름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나날이었습니다.
험난한 시간을 이겨내고 고 백남기 농민을 대지의 품으로 보냅니다. 쌀 한 톨, 밀 한 알도 소중히 키워내는 그 땅으로 보성 촌놈 백남기를 돌려보냅니다. 한 줌 미련도 남지 않도록 장례절차를 진행합니다.
남겨진 우리는 가야할 길이 멉니다. 민주와 인권을 짓밟은 사람도 거짓으로 부역한 사람도 그대롭니다. 반성과 사과도 없습니다. 그래서 속울음 삼키며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합니다.
영원한 농민 백남기, 고맙습니다. '밥쌀민주주의'로 생명과 평화를 실천한 당신을 가슴에 담겠습니다. 신명나게 웃는 그 미소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당신이 흥겹게 부르던 '농민가'를 광장에서 함께 부릅니다. '삼천만 잠 들었을 때'도 항상 우리 곁에 깨어 있어 주십시오.
2016년 11월 5일
정의당 대변인 한 창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