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자살예방과 우울증 치료를 위한 국회토론회 인사말
일시 : 2016년 10월 12일 10:00
장소 : 국회 의원회관 1세미나실
오늘 이렇게 각 분야 의사선생님을 모시고 토론회를 하게 될 줄 제가 몰랐습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역사를 전공했고, 전통적 분류로 치면 인문사회분야에서 공부하고 일해왔는데, 제가 최근에 느끼는 것은 정말 의료문제야말로 인문학이고 사회과학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가 불행히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가 됐습니다. 우울증 환자가 지금 ‘천만명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제 지역구가 고양시인데 고양시의 젊은 엄마들 만나면 30~40대 주부우울증의 실상을 굉장히 충격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우울증도 전염이 된다고 하는데, 젊은 엄마들이 이런 저런 모임을 하면서 이 시대에 느낄 수 있는 그 세대만의 어떤 공감 같은 것을 나누는 것 같습니다. 우울증 환자도 많지만 우울증이 하나의 사회현상이 된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여러 계기가 있지만 이런 문제의식이 오늘 저와 여러 선생님이 자리를 같이 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그동안 많은 토론을 주최해 왔습니다만, 이 자리가 굉장히 설레고 또 아주 영광스러운 토론회 자리인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나머지 구체적 내용은 워낙에 우리 홍승봉 선생님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일을 추진하셔서 저는 그저 옆에서 도울 일이 있나, 도울 일이 있다면 작은 힘이지만 최대한 노력해야겠다 이런 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또 한 가지 소회는 정치권만 갈등이 많고 복잡할 줄 알았는데 의학계도 굉장히 복잡하고 아주 오랫동안 누적된 갈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 전 분야에 이렇게 갈등이 누적돼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런 갈등과 이해관계를 푸는 데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한꺼번에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느 한쪽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옳은 방향을, 계속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그 길로 가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설득해내고 또 필요하면 양보를 해서라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그렇게 해서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도 씻고 또 우울증이 더 이상 우리사회를 지배하지 않도록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의학적 해법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리고 오늘 토론에서 결론이 나오면 저는 물론 국회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잘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국회에 큰 힘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또 어렵지만 조정해내야 하는 일이라고 확신이 들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최선을 다해보는 그런 정치를 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제가 19대 국회 때 4년 동안 아무 주목도 못 받는 상태에서 계속 제기해왔습니다. 당시 화학업계에서는 화학산업을 망치는 장본인이라고 저를 2개월 동안 경제면에서 계속 공격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노력한 결과 둑에 구멍 하나 내서 사회문제로 전면화 됐고 해결의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가게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튼 숙제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0월 1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