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노동위원회, 철도공사와 부산교통공사는 이미 불법으로 판결난 직위해제 철회하라
노동자와 국민의 삶을 옥죄는 정부의 불법적인 성과연봉제에 반대하고,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공, 보전, 금융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는 정당한 노동자 파업에 대해 '불법파업' 운운하며 탄압의 날을 세웠다. 파업 첫날부터 기다렸다는 듯 철도공사 사측은 철도노조 간부 116명을 직위해제 했고, 부산교통공단 사측은 847명에 대해 직위해제했다.
정부와 철도공사는 성과연봉제 관한 다툼은 임금문제(이익분쟁)이 아닌 법률적 권리에 관한 문제(권리분쟁)이라고 규정하면서 노조파업이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없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오늘 국정감사에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이번 공공부문 파업에 돌입한 모든 노동조합은 정상적인 조정대상으로서 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거쳤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중노위는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로 쟁의행위에 나선 철도노조에 대해서도 "정당한 조정 대상이었고 마찬가지로 조정을 종료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시 말해 철도노조 파업이 적법한 절차를 모두 거쳤다는 뜻이다.
내용과 절차 모두에서 합법적인 파업에 정부와 사측은 아무런 근거 없이 '묻지마 딴지걸기' 시작
성과연봉제 즉 '임금체계'는 노사가 자율적 교섭을 통해 형성해야 할 집단적 노동조건으로, 사용자에게 교섭의무가 있는 의무적 단체교섭대상이자 정당한 쟁의목적에 해당한다.
철도공사가 먼저 임금체계 변경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판단해 노조에 보충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이미 2차례 본교섭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말을 바꿔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는 해괴한 논리로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주 지방법원은 지난 27일(화) 국토정보공사가 "목적상 불법파업"이라며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노조 쟁의결의에 임금체계 확정과 단체협약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절차에서 논의된 점에 비춰 적법하다"고 기각했다. 철도공사처럼 이미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기로 취업규칙 개정을 마무리한 상태인데, 법원은 이와 무관하게 적법한 파업으로 본 것이다.
부산교통공사 또한 이번 파업이 불법이기 때문에 근무태도가 불성실한 것으로 봐 직위해제를 했다고 한다. 파업은 말 그대로 일을 하지 않은 것인데 근무태도 불량으로 직위해제를 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산교통공사도 자신들의 탄압에 명분이 없자 오늘 오후 노조 간부 40명을 제외한 나머지 파업 참여자들의 직위해제 처분을 풀었다. 그럼에도 부산교통공사는 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는 입장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노동자 파업을 사회악으로 간주하는 '막가파식 노동탄압'은 우리 사회 노동권의 현주소
지금 정부와 사측의 행태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모습이다. 철도노조의 직위해제는 지난 2006년, 2009년, 2013년 파업에서도 행해졌고 결국 법원에서 철도공사의 직위해제가 불법임이 판결났다. 이후 어떻게 결론이 나든 일단 지르고 보자는 막가파식 노동탄압의 전형적 모습이다.
노동자들의 파업을 포함한 단체행동권은 헌법상 노동 3권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사측은 파업의 '파'자만 들어도 거의 경기를 일으키는 수준이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 커녕 노동자 파업을 사회악으로 간주하고, 비난일색에 일단 밟고 보자는 심리가 지배적이다. 헌법이 통용되는 정상적인 사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노조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을 허용하는 불법지침을 전격 시행하고,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를 불법으로 강행한 것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면서 법령과 판례, 사실관계 어디를 찾아봐도 아무런 문제 없는 이번 파업에 대해 불법 운운함은 우리 사회 노동권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정당한 노조 파업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엄중한 책임물어야
정부는 양대 지침 즉각 폐기하고,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야
정당한 노동권을 행사한 노동자들의 파업을 방해한 관계자들에 대해서 부당 노동행위 등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지금 정부와 사측은 불법파업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길 방안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왜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자기반성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타협의 자세 없이는 이번 사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다. 비상식적인 노동자 탄압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한 양대 지침을 즉각 폐기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2016년 9월 29일
정의당 노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