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의당 긴급 기자회견문]
노동자들의 잇따른 희생을 막기 위한 긴급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12년 12월 23일(일) 11:00, 국회 정론관
- 기자회견 참석자 : 노회찬.조준호 공동대표, 김제남.박원석 의원, 송재영.이정미.천호선 최고위원, 권태홍 사무총장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던 이운남 님이 어제 투신함으로써 또 한명의 노동자가 안타깝게 숨을 거뒀습니다. 지난 5일 유성기업 노동자가, 그리고 바로 그제는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숨진데 이어 12월 한 달에만 벌써 세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어제 사망한 고 이운남 님은 지난 2004년 고 박일수 열사와 함께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던 노동자입니다. 고인은 과거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농성 도중 폭행당했던 일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던 노동자였습니다. 특히, 21일 사망한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 님의 비극과, 같은 날 파업농성 중이던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무차별 용역폭력을 전해들은 고인은 참을 수 없는 비통함을 밝혔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의 비극이 잇따라 발생하는 까닭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그들의 비참한 현실 때문입니다. 부당한 대량해고와 길고 긴 투쟁, 그리고 사측의 무지막지한 손배가압류 등 탄압과 이에 뒤따르는 생활고는 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을 산산이 망가트렸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실패하자 희미한 한 가닥 희망마저 잃어버린 노동자들이 끝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지경에 놓인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겨운 현실이라 할지라도 부디 안타까운 선택만은 피해주시길 지금 이 시각 고통 받는 모든 노동자들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비록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냉혹한 상황에 처해있다 해도, 그러한 상황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해서는 안 됩니다. 살아서 함께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와 새누리당에도 전합니다.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노동자들의 절망스러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가장 시급히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절망의 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외면한다면, 그간 내세웠던 공약들은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헛공약이 되어버린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노동자가 줄줄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 대해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국민대통합도 경제민주화도 모두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도 전합니다. 대선 패배와 정권교체 실패의 충격이 비록 채 가시지 않았지만, 그러한 충격과 절망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기엔 벼랑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노동자들의 극단적인 상황이 지금 너무나 위험합니다. 야권은 하루빨리 정신을 차리고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을 위해 긴급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지금도 철탑 위에 올라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하루하루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선거 기간 중에 진보정의당이 제안한 현대차 비정규직, 쌍용차 대량해고, 삼성 백혈병 문제 해결노력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이미 동의했던 만큼, 민주당은 시급히 공동의 노력을 취해야 합니다. 아울러, 국회 차원에서도 연이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관련한 환경노동위원회 긴급회의 개최는 물론 대량해고 진상조사 등 최선의 노력들이 한시 바삐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 이 시각 노동의 권리와 생존을 위해 싸우는 모든 노동자들께 말씀드립니다. 부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주십시오.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치권이 최우선적으로 현재 발생하고 있는 노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한진, 현대, 쌍용을 비롯한 자본 측에도 경고합니다. 대선 결과에 기대어 무차별한 노동탄압으로 재벌의 이익만을 탐하려 하지 말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노동자의 삶을 짓밟고 성공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진보정의당은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을 위해 긴급조치와 행동에 나설 것을 밝힙니다. 지금 이 순간 여야 없이 정치가 국민을 살려야 합니다. 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도 지금 바로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일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12년 12월 23일
진보정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