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69차 상무위 모두발언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69차 상무위 모두발언
 
“규제프리존 합의, 3당 교섭단체 체제가 보수동맹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지 우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태, 한 마디로 재앙…관련기업들 상응하는 대가 치러야”
 

일시: 2016년 4월 25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9호
 
(어제 3당 원내대표 회동 관련)
어제 3당이 19대 마지막 임시국회 운영과 관련해 원내대표 회동을 가졌습니다. 겉으로는 이번 회동은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해 보입니다. 4개항으로 구성된 합의문까지 공개했지만 결국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그러나 찬찬히 따져보면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새누리당이 총선 민심을 행동으로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절박한 청년실업의 응급대책으로 정의당을 비롯한 야3당이 함께 제출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나홀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임금피크제에 이어 이번에는 서비스법을 청년 일자리법이라며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닙니다. 총선에서 철퇴를 맞은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확대라는 노동4법도 아직도 통과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도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둘째, 규제 프리존 특별법 처리를 둘러싼 3당의 행보는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규제 프리존 특별법은 전국 14개 시·도가 선정한 전략사업에 한해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어주는 법안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3당은 규제 프리존 특별법을 이번 임시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규제 프리존 법안의 내용이 아니라, 3당이 합의한 모양이 “곤란하다”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문제제기로 합의문에서는 빠졌습니다.
 
규제 프리존 특별법은 의원입법 형식을 갖췄지만, 박근혜정부의 청부입법입니다. 작년 10월 7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된 후, 불과 두 달 만에 전국 14개 시·도의 전략사업이 결정됐습니다. 당초 6월에나 발의할 수 있을 것이라던 법안은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지역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정부의 총선용 대책이 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현재 규제 프리존 특별법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의원 13명이 3월 28일 발의한 것입니다. 사실상 제출만 된 상태입니다. 의약, 에너지, 자동차 등 국민 생활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을 망라하고 있어서,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를 비롯해 11개 상임위에 회부돼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상임위 차원의 가장 기본적인 절차인 공청회조차 열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졸속처리도 문제이지만, 규제 프리존 특별법은 중앙에서 막힌 재벌 대기업의 규제완화의 우회로를 뚫으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기업의 새로운 사업 기회 확장을 막는 규제는 과감히 철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든 시장을 어지럽히고, 공공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할 것입니다.
 
선거 때는 경제민주화를 다퉜던 정당들이 선거가 끝나자 슬그머니 규제프리로 대동단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3당의 우클릭 공조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대권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더욱 강화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20년 만에 출현한 3당체제가 민심의 요구와는 거꾸로 보수동맹으로 치닫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야 3당은 제대로 된 사전 논의조차 없었던 규제 프리존 특별법을 밀실 짬짜미로 처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만약 3당간의 합의가 사실이라면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어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이 옥시와 롯데마트 등 피해자를 낸 국내외 살균제 제조·유통기업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습니다. 가해기업의 사과와 정부의 후속조치, 국회의 특별법 제정도 요구했습니다. 이분들이 그동안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착잡합니다. 지난 2014년부터 최근 2년 동안 정부에 접수된 피해자만 1500명이 넘고 이 가운데 사망자가 239명입니다.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잠재적 피해자는 2010년 기준으로 227만 명을 헤아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재앙이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동안 이 문제를 기업과 피해자 사이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해 왔습니다. 검찰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뒤늦게 조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환경부도 지난 22일에서야 폐 손상이 아닌 다른 피해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매우 늦은 결정입니다. 검찰은 이참에 가습기살균제 생산, 유통, 판매업체에 대한 전면적이고 철저한 조사뿐 아니라 정부의 과실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기업들의 행태는 법적 책임뿐 아니라 도덕적 책임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역학조사결과를 은폐하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기업형태를 바꿨다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의 폐손상 원인에 대해 "봄철 황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해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롯데마트도 법원이 결정한 합의보상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거대기업들의 이런 행태는 상응한 댓가를 치러야 마땅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회와 정치권의 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발의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결의안의 통과로 19대 국회에서 문제 해결의 물꼬는 트였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철저히 실패한 사건으로 기록될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서 19대국회 역시 너무나 소홀했습니다. 뒤늦게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19대국회 역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합니다.
 
그래서 19대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원인과 진상 그리고 대책을 철저히 따져묻는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3당에 촉구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정의당은 특별법을 발의해 3-4등급 피해자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배상받지 못한 1-2등급 피해자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던 정의당은 정확한 조사와 합리적 보상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끝나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6년 4월 25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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