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3.8여성의 날 기념행사 <여성, 대한민국을 확 바꾼다!> 인사말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3.8여성의 날 기념행사 <여성, 대한민국을 확 바꾼다!> 인사말

 

일시: 3월 8일 14:00

장소: 국회 헌정기념관 2층 대강당

 

여성의 정치 세력화와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밤낮으로 애쓰고 계신 최금숙 회장님을 비롯한 여성단체 협의회 여러 지도자 여러분, 또 제가 특별히 존경하는 여성들의 진정한 투사, 김정숙 회장님을 비롯해서 여러분들께 감사와 함께 축하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작년에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신임 총리는 내각을 구성하며 전체 30명 중 절반을 여성으로 채웠습니다. 그 이유를 기자들이 묻자 총리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금은 2015년이니까요.” 참 멋있지 않습니까?

 

굉장히 부럽습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여성의 삶과 일을 가리키는 숫자들은 하나 같이 너무나 절망스럽습니다. 제가 일일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 자리에 계신 여러 지도자분들께서는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성평등 지수, 최하입니다. OECD 국가 중 남녀임금격차, 최고입니다. 이런 성불평등은 가정과 사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국회의 성불평등이 바로 우리 사회의 성불평등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부터 국회에 정개특위가 구성돼서 정치 개혁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우리 여성단체에서 30% 공천 실현을 위해 굉장히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여성 정치세력화에 관해서는 그 어떤 내용도 검토된 바가 없습니다. 거대정당에서는 이런 얘기를 잘 안하시죠. 듣기 좋은 얘기만 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여성정당을 표방하고 또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위해서 실질적 제도개선을 이룬 정당이 저희 진보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김정숙 회장님은 잘 아실 것입니다. 2002년 지방 선거 때, 당시 진보정당에서 비례 홀수를 여성으로 배정하는 문제를 가지고 9시간 가까운 논쟁을 했습니다. 당선자 수가 많은 거대정당에게 그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성을 홀수를 하더라도 남녀가 섞여서 당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 진보정당의 경우 광역의회 선거에서 딱 1명씩 밖에 비례로 당선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우리 당의 남성 당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우리 당 발전의 종자돈을 경험도 없고 역량도 부족한 여성들에게 다 맡기자는 이야기냐”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때 제가 말했습니다. “여성들이 경험이 없는 이유를 여성의 탓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 정치권에서 여성에게 자리를 주었느냐, 경험할 기회를 주었느냐.”

 

보수 정당에서 공천 심사할 때 여성들의 이른바 ‘스펙’, 경력이나 능력 이런 것들을 많이 따질 것입니다. 그때 꼭 이야기 하십시오. 그래서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저희는 진보정당이니까 현실을 지키는 것이 보수지만, 현실을 바꾸자는 진보가 그런 여성의 경험 부족을 이유로 해서 그것을 반대하면 되겠느냐, 그래서 9시간을 논쟁을 해서 두 표차로 중앙위원회에서 홀수번호를 여성으로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된 것입니다. 그 이후에 비례 50% 여성 배정이 제도화되었습니다.

 

진보정당 활동을 해오면서 저는 이 일을 가장 큰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 있었던 2002년 지방선거에서 오직 9명의 광역 비례후보를 배출했는데 전원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 여성 의원들이 1년 동안, 2년 동안, 3년 동안, 4년 동안 활동하면서 각 권역에서 그 광역 의회에서 가장 베스트 의원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여성은 이렇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문제였지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또 깨끗합니다. 그리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의 민생은 여성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20, 30대 젊은 여성들 처지가 어떻습니까? 대학, 대학원까지 나온 그런 우수한 인력들이 쪼개기 계약에, 반값 인생에, 좌절하고 있습니다. 또 30, 40대 주부들은 어떻습니까? 세계에서 최고의 학력을 자랑하는 그런 여성들이 이제는 아이 잘 키우고 남편 잘 보필하는 것만 갖고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자기계발이 중요합니다.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우리 30, 40대 주부들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 40, 50대는 어떻습니까? 아이 키우고 사회에 나가면 내 전공 알아주는 곳 아무데도 없습니다. 경력이 싹 단절 되서 질 나쁜 일자리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행복합니까? 이 반값 인생 어떻게 행복합니까? 이렇게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경제, 사회적인, 인격적인, 심리적인 이런 어려움에 처해있는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저는 최고의 민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전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께서 민생제일을 말씀하셨는데, 그 민생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의 30% 여성 국회의원이 있고, 이 대한민국 국회가 절반이 아니라도 지금 각 당이 공약한 30%의 공천이 실현되고 당선돼서 이 국회의 30%가 여성으로 채워질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 말로 하는 정치, 우리 국민들이 불신하는 말로 하는 정치가 아니라, 결과로 말해야 합니다. 어느 정당이고 정치인이고 민생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만, 진정한 제대로 된 민생 정치를 경험해 봤다는 국민들은 없습니다. 1년에 딱 한 번 여성대회에 와서 여성 정치세력화 이야기 꺼낸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여성 정치세력화 멈춰있으면 후퇴한다고 봅니다. 뒤쳐진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세계는 앞으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님께서 고기가 아니라 물을 갈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냉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급수, 4급수 수준의 물에 물 한 바가지 붓는다고 그 물이 깨끗해지지 않습니다. 또 3급수, 4급수 되는 물 따로 받아서 새 그릇에 따로 채운다고 물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정치를 1급수, 2급수 정치로 만들려면 저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길을 향해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 풍찬노숙해온 명실상부한 제3의 정당이 저희 정의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수정당의 길, 진보정당의 길, 굉장히 어렵고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여성들의 정치세력화, 또 여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길이 쉽지 않듯이,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길이 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국회의원 교체율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선거 때만 되면 혁신을 외치고,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해왔습니다. 지금 19대 국회도 한 40%이상이 초선의원입니다. 그래서 뭐가 달라졌습니까? 불평등은 더 심화되고 격차는 더 커지고, 우리 여성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잘 말씀하셨습니다. 사람 바꾼다고 정치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들의 엄정한 평가에 따라 잘하는 사람은 계속 하고, 잘못한 사람은 그만 두는 것이 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당체제가 바뀌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에 기업을 대변하는 정당도 있고,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도 있고, 여성을 대변하는 정당도 있고, 청년과 노인을 대변하는 정당도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회는 국민을 닮은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민생 정치가 가능합니다. 저는 지금 국회가 절반의 여성과 청년, 그리고 소외된 사람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너무 약한 이유는 정의당의 힘이 약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과 함께 ‘함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여성이 행복한 사회’ 만드는 데 정의당이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3월8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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