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강상구 대변인, 박원석 의원 필리버스터/박근혜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발언 관련

[브리핑] 강상구 대변인, 박원석 의원 필리버스터/박근혜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발언 관련

 

일시: 2016년 2월 25일 오전 11시 40분

장소: 국회 정론관

 

■박원석 의원 필리버스터 관련

필리버스터가 계속되고 있다. 필리버스터의 목적이 다수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것이므로 발언 시간의 총량이 중요하다. 아울러, 그 만큼 중요한 것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의원들이 하려고 했던 주장의 내용이다.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의원들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어제 있었던 박원석 의원의 토론 요지를 말씀드리겠다.

 

첫째, 국정원은 거듭날 수 있는 여러 차례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군사독재정권의 80년대 안기부, 그리고 유신시대의 중앙정보부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정원에게 대테러 업무를 총괄?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은 정보기구인 국가정보원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만드는 조치이며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박탈시키는 조치이다.

 

둘째, 국정원의 불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두자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그 동안 국정원의 선거개입, 불법 사찰 등 각종 불법 행위가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벌어졌던 것이 아니다.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은 지금까지 많은 불법행위를 저질러 왔다. 이런 무소불위의 기관에게 테러방지법은 또 다른 권한을 주자는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일이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크나큰 위험 앞에 내놓는 꼴이다.

 

셋째, 대한민국에는 테러를 방지하거나 테러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법들이 이미 있다. 우선 우리 사회의 많은 시스템이 이미 전쟁을 대비하고 있고 전쟁에 준하는 물리적 충돌에 대비하는 시스템이다.

 

넷째, 국가테러대책위원회 소속으로 1명의 대테러인권보호관을 둬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예방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국회도 국정원을 견제하지 못했다.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예방하지도 못했고 견제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1명의 대테러인권보호관을 둬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예방하겠다니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아울러 대테러인권보호관제도는 인원뿐 아니라 자격과 권한에 관한 모든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어서 결국 있으나마나한 제도로 전락할 것이다.

 

다섯째, 지금은 테러방지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정원의 취약한 해외정보 수집능력을 보완하고 이를 위해 국정원을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것이 오히려 더 필요한 일이라 본다. 무엇보다 국가정보원의 수사권을 제거하고, 해외정보 수집기관과 국내정보 수집기관을 분리하는 것을 전제로 순수한 정보 수집기관으로 변모해야 한다. 그 이후에 테러를 방지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다시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다. 정의당은 이미 국가정보원법을 해외정보원법으로 전면 개정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여섯째, 한국사회의 실정을 고려한다면 광범위한 재난 예방과 재난 구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이 고도의 기술사회가 갖고 있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가 정책과 재정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시간과 돈과 인력을 적절하고 필요한 부분에 균형 있게 투입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4?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과 원인을 규명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처하지 못한 문제점들을 진단?평가하며 국회와 함께 대형 재난에 대한 예방과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테러에 대한 해법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모두 발언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경제자문회의 모두 발언은 무능과 무책임의 반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민경제자문회의 모두 발언에서 10여 차례 책상을 쿵쿵 내리치면서 국회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집권 3년 동안 계속되어 온 불통과 반민주적 행태의 반복에 불과하다.

 

노동개혁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등 쟁점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법이 노동개악법이고, 의료민영화촉진법이며, 중앙정보부부활법이기 때문이지 국회가 할 일을 안 해서가 아니다.

 

야당이 하고 있는 필리버스터를 생각한 듯 '정말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이라고도 했는데 대통령의 인식이 더 기가 막히다. 필리버스터는 정부여당의 전횡과 독주를 막기 위해 현재 국회 안에서 유일하게 작동하고 있는 ‘민주주의’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책상을 쿵쿵 내리치고, 한숨을 쉴 때 대통령의 소통부재와 독단, 반민주적 언행들로 인해 지난 3년 동안 가슴을 쿵쿵 치고, 한숨을 내뱉은 건 국민이었다.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아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2016년 2월 25일

정의당 대변인 강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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