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한민국 국회를 대통령의 법안자판기로 만들지 않겠다는 정의당의 결의를 보여줄 것”, “테러방지법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안기부 부활법”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테러방지법관련 필리버스터에 대해 페이스북(www.facebook.com/simsangjung) 게시글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를 대통령의 법안자판기로 만들지 않겠다는 정의당의 결의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테러를 방지하자는데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테러방지를 빌미로 한 국정원 강화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테러방지법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안기부 부활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꺼내든 필리버스터는 제1야당의 당연하고도 마땅한 결정”이며 “정의당 5명의 의원들은 일당백의 결기로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방지법관련 필리버스터에 대한 심상정 대표의 입장 전문>
지금 국회에서는 직권 상정된 테러방지법에 맞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 중입니다. 어젯밤 7시 김광진 의원을 시작으로 문병호, 은수미 의원이 차례로 나서 12시간 째 토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5시간 33분간 토론으로 청년대표다운 패기를 보여준 김광진 의원에게 동료의원으로서 각별한 격려를 전합니다. 또 문병호, 은수미 의원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은수미 의원의 발언이 끝나면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회를 대통령의 법안자판기로 만들지 않겠다는 정의당의 결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의당은 어제 오후 시대착오적 법안과 부당한 직권상정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반대토론 후 표결불참’을 당론으로 결정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꺼내든 필리버스터는 제1야당의 당연하고도 마땅한 결정으로 평가합니다. 정의당 5명의 의원들은 일당백의 결기로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만큼은 더불어민주당이 또 다시 슬그머니 전선에서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의당은 정부여당의 ‘테러방지법’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해 왔습니다. 테러를 방지하자는데 반대할 정치인이 누가 있습니까? 정의당이 반대하는 것은 테러방지를 빌미로 한 국정원 강화입니다. 정부여당의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에 도·감청권, 위치추적, 계좌열람과 지급정지권 등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정원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최소한의 투명성과 도덕성은 물론이고, 정보기관으로서 능력마저도 의심받아 온 기관입니다. 그런 국정원에게 시민과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게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테러방지법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안기부부활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법적 직권상정과 이에 맞선 필리버스터를 지켜보며 국회의원으로서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는 바람직한 입법과정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비단 이번 일을 떠나, 개별 국회의원으로, 또 소수당 대표로 19대 국회 내내 절망에 가까운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19대 국회 들어 국회의원의 입법권은 완전히 무력화되었습니다. 또 상임위로 대표되는 국회의 입법과정도 실종됐습니다.
헌법상의 입법절차는 교섭단체의 밀실거래로 대체되었고, 국회의원의 입법권은 양당의 극소수 지도부의 재량에 맡겨졌습니다. 소수당의 목소리도,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양식 있는 의원들의 합리적 비판도 들어설 곳이 없습니다. 이건 제대로 된 국회가 아닙니다. 이참에 국회선진화법의 찬반을 떠나, 위헌과 편법이 지배하는 기형적 국회와 입법과정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2016년 2월 24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