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문화예술위 - 청년선대본, “진정한 노동개혁은 인턴재활용 근절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논평] 문화예술위 - 청년선대본, “진정한 노동개혁은 인턴재활용 근절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지난 2월 11일에 감사원은 ‘문화예술진흥시책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 문화예술기관에서 근무한 인턴 420명 중, 83명이 2014년에도 채용되었던 인턴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인턴 재활용’이 벌어진 것이다.

 

문화예술기관의 인턴 재활용은 단순히 폭넓은 기회의 제공이라는 취지를 훼손하는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낮은 취업률과 열정페이로 대표되는 문화예술계의 노동환경을 개선해야하는 공공기관이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계에서 기관을 옮겨 다니며 인턴생활을 반복하는 청년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커리어를 밟기는커녕 최저임금에 준하는 낮은 급여와 초과 근무, 불안정한 고용형태에 방치된 이들이 많은 것이다. 실무경험과 직무교육이 목적인 인턴제도를 악용하여 절박한 청년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전형적인 열정착취가 벌어지고 있다.

 

일손이 부족하면 제대로 고용하는 것이 답이다. 일자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현재 한국의 등록 박물관 · 미술관의 절반은 운영에 필요한 학예인력을 갖추지 못했다. 공공도서관에 꼭 필요한 사서 인력도 도서관 당 1명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모든 공공도서관이 기준에 맞는 사서 인력을 배치하기만 해도 4407명의 사서가 일자리를 얻게 된다.

 

한 사회의 경쟁력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서 나온다. 일하는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때, 개인도 사회도 함께 성장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문화예술인들을 기만하는, 문화예술기관의 인턴 재활용 관행을 확실하게 끊어야한다. 그리고 자격을 갖춘 구직자들에게 인턴이 아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해야한다.

 

이에 정의당은 지난 9월, 청년일자리 확대를 위한 간담회에서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청년 인턴제 폐지와 인턴을 다수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등의 노동환경의 개선을 주장한 바 있다. 이번 20대 총선의 정의당 청년 정책의 중심에도 이 인턴제 개선이 포함되어 있다. 정의당은 문화예술계에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사회의 문화예술인들과 연대하고, 문화예술인들의 노동환경개선과 공공영역에서의 고용창출을 위해 힘을 다할 것이다.

 

2016년 2월 18일

정의당 문화예술위 - 청년선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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