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나경채 공동대표·정진후 원내대표, 58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상임대표 “북 도발 즉각 중단되어야…개성공단 폐쇄하고 모든 대화채널 단절하는 과잉조치로 사태는 악화될 뿐”
“평화·안보 병행, 보수-진보정부 떠나 대한민국 함께 컨센서스 이룬 대전제…국민적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되는 노선 전환 당장 중단되어야”
나경채 공동대표 “개성공단 사태 해결기미 보이지 않아, 정부의 경솔한 조치로 큰 손실…더 늦기 전에 정부는 북한과 대화해야, 정상가동 위해 당 차원의 힘 다할 것”
“청장년층 자가주택보유율 감소, 주택 구입시 부모 도움 받는 비율 증가…저임금 고용불안, 부모 경제력차이가 사회적 계층차이 되는 현실 반영…미래세대 삶이 이전세대보다 힘들어지는건 사회가 퇴화된다는 의미, 근본적 방안 고민, 실천할 것”
정진후 원내대표 “개성공단 전면폐쇄로 평화의 숨구멍 틀어막은 정부, 북이 아닌 국민에 대한 제재조치라는 반응까지 나와…대통령은 일방적 주장 말고 야당·국민과 대화하고 소통해야”
일시: 2016년 2월 15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농성장
■심상정 상임대표
(안보위기)
북한의 핵실험에 이은 로켓 발사로 초래된 안보위기가 격화되고 있습니다. 남북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마저 폐쇄되면서 남북관계는 30년 전으로 퇴보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그 어디에서도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고조되는 무력시위와 만연하는 적대감에 안보장사까지 국민들의 불안만 더욱 깊어집니다.
무엇보다도 한반도를 또 다시 벼랑 끝으로 밀어 넣은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발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모든 대화채널을 단절하는 과잉조치로 사태는 악화될 뿐입니다. 평화를 깨트리고 남북한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어서 정권의 위신도 안위도 담보 받을 수 없습니다. 북한정권은 상황을 현재수준에서 동결해야 합니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가서는 안 될 길을 가려하고 있습니다. 노태우 정부 이래 일관되게 견지해 왔던 평화와 안보의 병행이라는 남북관계의 기본 노선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려하고 있습니다. 민주화이후 역대 정부는 평화와 안보의 병행 노선에 입각해 대화를 유지함으로서 남북관계가 극단적 대결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아 왔습니다. 평화와 안보의 병행은 보수정부나 진보정부를 떠나서, 대한민국이 함께 컨센서스를 이룬 대전제입니다. 보수정부, 민주정부가 함께 발전시켜온 것입니다.
평화와 안보의 병행 노선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도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을 지금처럼 다루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대화의 길을 완전히 봉쇄하는 것으로는 감히 나아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평화와 안보의 병행은 일개 정권이나 정파가 함부로 손 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국민적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되는 노선 전환은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에게 외교안보 정책을 온전히 맡겨둘 순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외교안보 이슈라는 이유로 명백한 오답에 대해 ‘초당적 협력’이라는 재갈을 물려서도 안 됩니다. 대통령만이 아니라 야당의 지도자들 역시 안보위기에 대한 책임 있는 처방을 내놓아야 합니다. 특히 화해협력 정책을 입안한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 함구’는 무책임합니다. 김종인 대표가 찬반 문제가 아니라며 회피하는 것도 선거 유불리만 지나치게 의식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당익이 아니라 평화를 향한 국익의 관점에서 책임 있는 입장과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야당의 길을 걷기를 촉구합니다.
정의당은 평화를 지향하는 정당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는 절대 다수 시민들의 삶과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정의당은 부당한 색깔론 공세나 이념적 프레임에 굴복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평화의 길을 갈 것입니다.
평화와 안보의 병행이라는 컨센서스에 입각하되 상황악화를 막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책임 있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일방적 연설이 아니라 국회차원의 실질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여야와 학계, 전문가 그리고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 지금의 위기는 극복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나경채 공동대표
(개성공단 관련)
정부의 전면가동중단 조치와 그에 이은 북한의 자산동결조치로 인한 개성공단 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2의 금강산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정부의 경솔한 조치가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왔는지는 이미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124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원재료, 완제품, 시설장비 등 산정조차 되지 않는 손실을 입었습니다. 정부가 운영중단 조치를 취하기 전 최소한의 대비책을 준비했다면, 언질이라도 있었다면, 크게 줄일 수 있었을 피해입니다. 뒤늦게서야 정부가 입주업체들에 대한 피해지원을 하겠다고 하지만 공단운영재개 외에 실질적인 지원책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경제적 문제도 문제이지만 그 이전에 국가가 국민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개성공단이 폐쇄됐을 때의 군사적 손실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개성공단 지역에 북한 포병부대가 재배치될 경우 서울의 안보위협은 배가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일단 발사되면 그 대응방법이 전무한 북한 장사정포 공격에 수도권 전역이 노출되게 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손실은 남북 간 신뢰관계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진 것입니다.
지난 2013년 개성공단 가동중단사태가 해결되면서 남북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 없이...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라고 합의했습니다. 그런 합의가 깨진 만큼 앞으로 남북 간의 합의는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번 합의를 먼저 파기한 것은 한국정부이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간 합의에 대한 구속력 있는 집행을 요구하기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핵실험과 장거리로켓발사로 남북간 관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책임은 북한에 있지만 그것을 엉뚱하게도 개성공단과 연결해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내몬 것은 박근혜 정부의 실책이자 책임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의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고 남북관계의 파탄을 막기 위해 더 늦기 전에 북한과 대화할 것을 정부에 촉구합니다. 남북관계는 자존심 싸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정의당 역시 개성공단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가동 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힘을 다하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청장년층 자가주택보유율 감소 관련)
자신의 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청장년층 인구가 갈수록 크게 늘어나고 있고 집을 사더라도 부모 등 친인척의 도움을 받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어제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세대 간·세대 내 주거소비특성 변화에 대응한 정책방안 연구' 에 따르면 30대의 자가주택 보유율이 10년 전인 2006년 40.2%에 비해 2012년에는 27.1%로 줄었습니다. 이와 맞물려 전세와 보증부 월세의 비율은 각각 37.1%에서 40.1%로, 17.0%에서 26.9%로 증가했습니다.
또한 20~40대 가구가 부모를 포함한 친인척의 도움을 받은 비율이 2006년 8.9%에서 2012년 18%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집값을 청장년층의 구매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나마 집을 마련하더라도 자기가 모은 돈만으로는 모자라 부모나 친인척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 부모의 경제력차이가 사회적 계층차이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여기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헬조선’과 ‘금수저, 흙수저’같은 말이 과장이 아닌, 오히려 한국사회를 오롯이 담는 말임은 이 조사를 비롯한 여러 연구에서 계속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비롯해 청년세대와 관련한 지표들은 하나같이 청년세대의 삶이 그 이전세대보다 힘들어지고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미래세대의 삶이 그 이전세대보다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 사회 전체가 퇴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청년세대들이 부딪히고있는 주거, 교육, 노동 등의 문제들은 특정세대의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 전체의 문제가 누적되고 함축되어 있는 문제들입니다. 사회 전체가 그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이 가장 앞장서 그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 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정진후 원내대표
(2월 임시국회 및 개성공단 전면중단 등과 관련)
오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2월 임시국회가 본격 가동됩니다. 20대 국회 총선거가 60일도 남지 않았지만 아직 선거구도 획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대 국회가 식물국회,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국회 운영의 모든 권한을 양당이 가지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국민의 애타는 속마음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온 데에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이 큽니다. 불공정한 선거제도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파견법 등 노동 4법 등의 통과를 전제로 선거구 획정마저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정치불신이 새누리당의 선거전략입니까? 선거제도를 개혁하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십시오.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합니다.
또한,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폐쇄로 평화의 숨구멍마저 틀어막았습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였지만 입주기업들은 3년 전과 똑같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북에 대한 제재조치가 아니라 우리 국민에 대한 제재조치가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통일부장관은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의 70%가 당서기실 등으로 들어가고 이 돈이 핵개발에 쓰인다”고 밝혔습니다만 자료 공개는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자료 공개도 못하면서 이 같은 발언을 한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의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을 비롯해 국민의 의구심을 하나하나 대변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는 16일에는 대통령의 국회연설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은 정부의 일방적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야당의 정치인들을 비롯해 국민과 대화하고 소통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도 국회 탓, 남 탓만 하고 돌아간다면 ‘나쁜 대통령’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정부 말만 믿고 투자했던 개성공단기업들, 정부말만 믿고 아이들을 맡겼던 국민에게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2016년 2월 15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