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쉬운해고방지센터 현판식 인사말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쉬운해고방지센터 현판식 인사말

 

일시: 2016년 1월 29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청 216호

 

박근혜 정부가 지난 22일 공정인사 및 취업규칙 지침을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해당사자인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하기는커녕 노사정 합의사항까지 묵살하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관제 간담회마저 이틀만에 끝낸 졸속적인 결정이었습니다. 내용으로 보자면 노동에 대한 선전포고에 다름 아닙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해고를 자유화하겠다는 것이고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임금 및 근로조건을 사용자 뜻대로 바꿀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근로기준법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이것은 헌법가치를 유린하는 그런 지침이자 동시에 입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고 법의 해석을 책임지고 있는 사법부의 월권행위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말대로 이 지침으로 노사갈등이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의 노동현실은 너무나 참담합니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과보호는커녕 매우 불안정합니다. 평균근속시간은 5.6년에 불과해서 OECD국가 중에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시직 비중도 23.8%에 달해서 최상위권입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이걸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운 해고를 위한 지침을 정부가 마련한데 대해서 노동자들은 분노를 넘어서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고가 너무 쉬워서 문제인 나라입니다. 그래서 개별집단해고 보호지수에서 OECD 34개국가 중에서 22위를 차지하고 있고 또 재벌대기업이 20대 신입사원까지 명예퇴직 시키고 빈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는 현실입니다. 기업들은 정부가 엄격한 해고 요건으로 내세운 교육훈련과 배치 전환을 아마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겁니다. 저성과자를 빌미로 한 편법해고를 자행할 겁니다. 그래서 이 지침이 갖고 있는 효과는 그동안의 명예퇴직으로 지급됐던 그런 비용을 절감하면서 기업의 구조조정시에 마음대로 해고를 하겠다는 그런 의도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2014년에 경총이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 건의한 민원을 고스란히 반영한 그런 방안입니다.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담시켜서 재계의 위기를 회피하고, 이익을 늘려가겠다는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몰염치한 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박근혜 정부가 고스란히 수용을 했습니다. 정부의 존재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노릇 못하는 정부를 대신해 정의당이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오늘부터 정의당은 그래서 쉬운해고방지센터를 발족, 운영합니다. 아마 이 지침이 발효됐기 때문에 전국 각 현장에서 쉬운해고를 위한 사용자들의 여러 계획들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이런 매우 부당한 해고를 방지하고 정부 주장과는 반대로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심각하게 유린되는 사태를 저희 정의당이 앞장서서 막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정규 권리찾기 지원단 단장을 맡고 계신 김현배 노무사와 법률지원단 김상하 변호를 주축으로 해서 양대지침, 그리고 노조설립 및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상담을 받고 지원활동을 해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 저희 당에 공익변호사들이 입당선언을 하게 돼 있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노동시민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광범한 지원활동을 확대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기권 노동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양대 지침 무효 결의안도 계속 추진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 노동조합을 자임하는 정의당이 고단하고 팍팍한 우리 노동자들의 가장 가까운 곁에 서서 친구가 되겠습니다. 2천만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단호히 싸워가겠습니다.

 

2016년 1월 29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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