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나경채 공동대표·정진후 원내대표, 50차 상무위 모두발언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나경채 공동대표·정진후 원내대표, 50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상임대표 “오늘 국회의 기능정지 사태는 정부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대통령의 국회심판 드라이브 때문...국민을 만나고 야당을 만나십시오. 통치가 아니라 정치를 하십시오”

 

 

나경채 공동대표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사업, 주민들에게 안전하지도, 유용하지도 않아...이득 얻는 것은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두산중공업 뿐, 부산시는 하루빨리 이 사업을 포기해야 할 것”

 

 

정진후 원내대표 “박 대통령, 일말의 성찰 없이 모든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 떠넘기기 급급... 누리과정 발언 사실과 달라, 교육청들 매년 수조 원 빚 내 누리과정 운영, 지금 필요한 건 교육감 아닌 대통령 의지”

 

 

 

 

일시: 2016년 1월 14일 09:00

장소: 국회 본청 로텐더홀 농성장

 

 

 

■ 심상정 상임대표

 

(대통령 담화)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가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국민의 불안과 걱정만 더한 담화였습니다. 1시간 반 가까이 말이 쏟아졌지만, 책임도 해법도 양심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이 기승전-국회탓으로 채워졌습니다. 동물국회·식물국회 운운하며 입법부를 비하했습니다. 국민, 국민 외쳤지만 정부의 실정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위로 한 마디 없었습니다. IMF, OECD, 무디스가 잘한다는데 왜 몰라주냐는 토로에는 말을 잃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의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처리지연을 한탄하며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엊그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과테말라로 떠났습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집권당 원내사령탑이 일주일씩이나 자리를 비워야 하는 특별한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사실 선거구 교착상태는 12월 초 여야 잠정합의가 친박이 장악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거부되면서 격화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든 절충하고, 타협해 왔던 양당의 쟁점법안 협상이 꽉 막힌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점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닙니다. 오늘 국회의 기능정지 사태는 정부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대통령의 국회심판 드라이브 때문입니다.

 

북핵실험이라는 중대한 안보위기를 해결할 의지는커녕 관심조차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역대최상이라던 한중관계는 정작 필요할 때 전화 한통도 안 되는 사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금 중국의 미온적 태도는 성급한 확성기 방송재개로 중국의 외교적 운신을 좁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귀순효과를 들먹이며 확성기 방송을 예찬하는 것은 사려 깊지 않습니다.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THAAD) 배치 검토를 말하며 중국의 동참을 호소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월남패망과 같은 외교의 ABC를 망각한 표현이 대통령의 공식담화에 버젓이 등장하는 현실은 경악스러울 정도입니다. 반복된 아마추어 외교로 국익훼손과 국민들의 안보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거짓에 기초한 혹세무민도 도를 넘었습니다. 한국노총이 결국 노사정 대타협 파탄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정부가 한국노총을 철저히 들러리로 취급했기 때문입니다. 타협이후 기업이 부담해야 할 과제는 제자리걸음을 한데 반해, 노동자의 부담 과제만 속도전으로 추진됐습니다. 거기에 더해 사용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변경과 관련한 지침을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러니 노사정위원장조차 “정부가 노동계를 존중하지 않아서”라며 비판하는 것입니다. 기간제법 추진 포기를 대단한 양보로 말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이는 불법파견 합법화에 강력한 이해를 갖는 대기업의 입법 전략이 수정된 것에 불과합니다.

 

청년실업, 보육대란, 전세난, 가계부채, 내수위축 등 명백한 정책실패와 국민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습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나온 대통령의 인식과 해법조차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졸속적인 공약과 무책임한 파기에서 비롯된 보육대란을 교육청 탓으로 돌리고, 지방정부의 선심성 정책을 비판하는데서 더 이상 말을 잃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절박하게 대통령이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통령 말씀대로 지금은 국가경제도 국민안전도 위협받는 비상상황입니다. 청와대에 머물다가 해외출장을 반복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국민을 만나십시오. 야당을 만나십시오. 경제실패와 민생파탄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의 절규를 들으십시오.

 

장막 뒤에서 감놔라 배놔라 하지마시고 국회 협상 테이블을 찾으십시오. 시민사회의 거센 비난에도 대통령 곁에 섰던 한국노총 위원장이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만나서 얘기를 들으십시오. 정부의 굴욕적 협상에 크게 상심한 위안부 할머님들을 만나십시오. 위법적 공권력 행사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는 백남기 어르신 가족도 만나십시오.

 

야당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토론하고, 반대자를 설득하고, 정부정책에서 피해 받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로해 주십시오. 이것이 민주사회 지도자들이 주로 하는 일입니다.

 

대통령이 먼저 바뀌지 않으면 위기는 극복되지 않습니다. 국민들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국론분열과 국회심판 프레임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에게 진실한 사람들이 대거 국회로 들어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의 전면적 변화를 촉구합니다. 통치가 아니라 정치를 하십시오.

 

 

■ 나경채 공동대표

 

(부산 해수담수화 수돗물공급 관련)

 

어제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는 부산시민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대한 주민투표를 부산시에 청구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작년 부산시가 기장군과 해운대 송정동 지역에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는 기습발표를 한 이 후 주민반대가 거세졌음에도 부산시는 그대로 이 사업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서병수 부산시장 스스로 시민의 동의 없이는 어떤 정책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만큼 반드시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의 안전성과 유용성을 근본적으로 살펴봤을 때,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해수담수화 시설의 취수구는 고리 핵발전소와 불과 십여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핵발전소 앞바다에서 취수되는 수돗물은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를 포함하게 됩니다. 하지만 해수담수화 시설은 방사성물질을 걸러낼 수 없습니다.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사업의 이면에는 수돗물 민영화의 그림자가 짙게 도사리고 있습니다. 2010년 정부는 ‘물산업 육성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민영화 논란이 있을 것인만큼 먼저 민간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운영경험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시설의 설치와 운영에는 민간기업인 두산중공업이 핵심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돗물 민영화의 시작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이것 때문입니다.

 

수돗물을 민영화한다는 것은 물값이 오를 수 밖에 없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그 안전성까지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전을 포기해서라도 이윤을 남길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기업의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수돗물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위험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에게는 안전하지도, 유용하지도 않는 것이 해수담수화 수돗물입니다. 이 사업에서 이득을 얻는 것은 두산중공업 뿐입니다.

 

정의당은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합니다. 또한 부산시가 하루빨리 이 사업을 포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 정진후 원내대표

 

(박근혜대통령 대국민 담화 관련)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국민들 앞에 섰습니다.

집권 4년차인 올해, 국민은 지난해보다 더한 절망 속에 새해를 맞았음에도 국정 운영을 책임진 대통령은 ‘송구하다’는 한 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외교도, 안보도, 경제도 위기로 몰아간 데 대한 일말의 성찰 없이, 오로지 모든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 떠넘기기 급급했습니다. 게다가 대통령 자신이 국민 앞에 했던 약속은 완전히 망각하고, 노동계의 팔을 비틀어 받아낸 합의를 국민과의 약속 운운하기까지 했습니다.

착각과 억지도 이 정도면 역대급입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국회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인식이 조금도 바뀌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회와 야당의 존재이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하는 데 있습니다. 야당의 반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임금피크제만 도입하면 청년일자리가 봇물처럼 쏟아질 것처럼 큰소리 쳤지만,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9.2%를 기록했습니다. 대통령이 고집하는 정책이 전혀 실효성이 없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래도 야당의 반대가 발목잡기라고 할 수 있습니까.

 

대통령이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고 몰아세울수록 새누리당은 옴짝달싹 못하게 돼 여야 간 타협의 정치는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 5법 중 기간제법 처리를 잠시 미루는 대신 파견법을 비롯한 나머지 법안들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입법 시기만 늦춘 조삼모사에 다름 아닙니다. 책임을 노동계와 야권에 돌리려는 얄팍한 꼼수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노동 5개 법안을 모두 패키지로 묶어 일괄처리 해야 한다는 요구부터가 국회의 입법심사권을 무시한 억지였음을 교묘한 언술로 포장해서 노동계는 물론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파견법이야 말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재벌 대기업들로 하여금 대법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불법파견 판결을 받게 한 법이었다는 점에서 결코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누리과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통령은 ‘교육감들이 의지만 있다면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면서, ‘작년까지 교부금으로 잘 지원했던 누리과정을 이제 와서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청들은 2013년 9,600억 원, 2014년 3조 8천억 원, 2015년 6조 1,400억 원의 빚을 냈습니다. 작년까지도 교부금이 아니라 빚으로 누리과정을 운영해왔습니다. 올해는 3조 9천억 원의 지방교육채를 또 발행해야 합니다. 지금 의지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교육감들이 아닌 대통령의 의지입니다. 국가완전책임제를 공언했던 자신의 약속을 돌아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긴급 처방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대통령의 억지와 책임 떠넘기기는 이제 지켜보기에도 신물이 납니다. 대통령이야 말로 국회 발목잡기를 멈추고, 국회에 공존과 타협의 정치가 되살아나도록 의지를 보이기 바랍니다.

 

 

2016년 1월 14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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