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한창민 대변인, 성탄절/편찬기준 없는 국정교과서/한일청구권 헌법소원 각하 관련

[브리핑] 한창민 대변인, 성탄절/편찬기준 없는 국정교과서/한일청구권 헌법소원 각하 관련

 

일시: 2015년 12월 24일 오후 3시 50분

장소: 국회 정론관

 

■성탄절 관련

내일은 아기 예수가 이 세상에 새로운 빛을 안고 온 성탄절이다.

 

종교 유무에 상관없이 온 누리에 평화가, 온 인류에 사랑이 깃들길 바라는 축복의 날이다.

 

성탄절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온 인류에게 평등하게 전해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더불어 온갖 시름과 아픈 현실에 놓인 많은 국민들이 잠시라도 힘겨움을 내려놓는 평안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성탄절을 맞아 매년 반복되는 풍경을 되돌아본다.

 

성탄절이 되면 정치권을 비롯해 각계의 지도층에서 사랑과 평화를 외친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의 외침은 평화를 위한 노력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도, 평등에 대한 신념도 부족한 위선자의 관성적인 목소리다.

 

사랑과 평화에 걸 맞는 마음과 실천이 없는 있어야 하는데 그 기본마저 잃어버린 공허하고 거북한 풍경이다.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온 것은 가난과 불의와 억압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자유와 평온을 안겨주기 위함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아래로 향한 것도 그 이유다.

 

이에 비해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수천만의 신도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희미해지고 불신과 증오와 절망이 곳곳에 퍼져있다.

 

심지어 사회적 약자를 속박하고 인간의 존엄보다 물질적 탐욕을 숭상하는 힘센 거짓 선지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욕되게 하고 있고,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도 바리새인 같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품을 악용하며 특권 속에 꽈리 틀고 있다.

 

2015년 대한민국 사회는 칼날 같은 광풍이 몰아치는 겨울공화국이다. 사랑과 평화와 축복이 간절한 시절이다.

 

정의당은 아기 예수의 탄생이 갖는 진정한 뜻을 되새기며, 모든 생명이 조화로운 따뜻한 대한민국의 봄을 위해 겸허한 다짐을 한다.

 

■편찬기준 없는 국정교과서

국정 역사교과서가 ‘편찬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채 날림과 졸속으로 집필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금 정부는 서까래도 세우지 않고 집을 짓고 있다는 말이다. 애당초 불필요한 집을 짓는 것이지만 이젠 집 구실도 못하는 상태로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설계뿐만이 아니다. 시공자도, 자재도 모두 엉터리다. 집필진 공모과정도, 구성도 밝히지 못하고, 그나마 드러난 집필진은 역사를 9개월 밖에 가르치지 않은 타 과목 전공의 교사였다.

 

국정 역사교과서의 편찬 완료 시점은 내년 11월이라고 한다. 검증된 집필진들이 기본적인 과정만으로 만들어도 수년은 걸리는 게 교과서 집필인데, 내용의 편향성을 떠나 부실한 집필은 불 보듯 뻔하다.

 

검증되지도 않은 집필진들이 집필기준도 없이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얼기설기 엮은, 교과서라고 부를 수도 없는 텍스트 덩어리를 대한민국 정부의 이름으로 편찬할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졸속교과서를 아이들 책상에 올리는 짓은 박근혜정부가 규정한 불량식품을 먹이는 것보다 더욱 질 나쁜 행위다. 어디 가서 말하기도 부끄러운 작태다.

 

박근혜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더 이상 떨어뜨리지 말고, 당장 말도 안 되는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한일청구권 헌법소원 각하

헌법재판소는 어제 한일청구권 협정과 관련해 제기된 헌법소원을 모두 각하했다.

 

정의당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랜 시간 헌재의 결정을 기다려 온 강제징용 피해자와 그 가족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헌재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 보상금에 대해 시혜적 성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을 간과한 것으로, 합리적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한일청구권협정 제2조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판단이 작용된 것은 아닌지 실망스럽다.

 

헌재의 결정으로 한일청구권협정 재협상은 어려워졌고 유가족들은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한 고된 법적 싸움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다.

 

국가가 나서 해결해야 할 문제에 국가는 손을 빼고 또다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으로 떠넘겨졌다. 과연 대한민국에 국가는 어디에 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정부는 한일청구권협정 재협상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안도할 것이 아니라, 강제징용 피해자, 위안부 할머니들과 유가족들이 일본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온당하고 충분한 보상과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

 

2015년 12월 24일

정의당 대변인 한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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