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광주 지역 순회 기자회견문 전문
일시 : 2015년 11월 10일 13:30
장소 : 광주시의회 브리핑룸
반갑습니다. 정의당 대표 심상정입니다.
제가 당 대표가 된 후에 두 번째 방문입니다.
오늘 아시아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이 승리했습니다. 53년만에 미얀마를 지배했던 군부독재의 종식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독재에 항거하고, 가택연금, 노벨평화상 수상까지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너무나 닮았던 아웅산 수지 여사에 대해 우리 광주시민들이 각별한 애정을 갖고계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웅산 수지 여사도 2013년 광주방문에서 광주를 “용감한 시민들의 도시”로 칭송하고, 깊은 애정과 연대감을 표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약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서 부당한 권력에 정면으로 맞선 우리 광주의 ‘저항 정신’이 미얀마 민주화운동에도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광주시민들께서 축하해주시고 또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광주시민여러분,
한국사회의 문제 중에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가 중앙과 지역의 격차입니다. 지방의 젋은이들이 서울로, 서울로 떠나고 있습니다. 지방이 대한민국의 내부 식민지라는 문제제기가 된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선진국치고 지방의 정치적, 경제적 발전이 없이 선진국으로 된 나라는 없습니다. 지방의 시민이 잘 사는 것이 선진국이자 민주공화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심각한 우리의 지방문제는 곧 정치문제입니다. 이렇다할 경쟁 없이 손쉽게 권력을 독점한 정치세력이 만든 거대양당체제가 지방의 빈곤, 지방소외의 핵심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폐쇄적인 지역독점 정치 혁파 없이 새로운 정치도, 잘사는 지방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탈 기득권, 탈 중앙이라는 미래 비전으로 무장한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정의당의 중앙이 바로 지방입니다. 정의당은 지방이 잘 사는 정치, 그리고 지방을 대표하는 최초의 정당이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박근혜정부의 전방위적인 폭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경제는 온통 빨간불이고, 국민들의 살림살이도 날로 고단해지고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과 노동시장 개악 등 민주주의와 민생도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광주의 피와 눈물로 쌓았던, 그래서 ‘역진불가능’할 줄 알았던 민주주의도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가 더 우려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박근혜정부의 통치방식입니다. 세월호 논란 때 박근혜대통령이 국회의 정당한 시행령 수정 요구에 그토록 반대한 까닭이 있었습니다. 법으로 보장하게 돼있는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을 행정지침 변경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하지 말라고 결론내린 국정화도 행정고시로 지금 강행하고 있습니다. 집권 후반부로 들어설수록 박근혜정부는 행정명령에 의한 통치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다양한 의사를 집약하고, 조정하는 국회의 입법과정을 피해서, 모든 일을 시행령으로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이것은 독재국가나 1인군주국의 포고령 통치를 닮은 것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연성 독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박근혜 정부의 역주행과 폭주에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분들이 바로 우리 광주시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광주시민들이 야당이 얼마나 못났으면, 우습게 보였으면 박근혜정부가 저리도 무도하게 나올까 크게 원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재보선 결과는 박근혜정부를 매섭게 견제하지도,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키지도 못하면서도, 계파 간 권력다툼에 아웅다웅하는 제1야당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매서운 회초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정권교체도 불가능하고 보수집권이 장기화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우려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호남정치 혁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광주민심입니다.
사랑하는 광주시민여러분,
저희 정의당, 준비되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뼈를 깎는 혁신을 해왔습니다. 11월 22일 그 동안 흩어진 진보가 갈라진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더 크고 강한 진보정당으로 출범합니다. 명실상부한 진보대표정당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또 대한민국 정당사상 최초로 중앙당을 예비내각제로 개편해서 정책제일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정의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시는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교섭단체 정의당은 강한 메기가 되서 야권혁신과 대한민국 정치 교체를 견인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여러분
정의당은 광주시민들의 질책과 열망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실질적 구상을 고민해왔습니다. 정의당이 생각하는 야권혁신과 정권교체 실현을 위한 4가지 원칙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야성회복이 곧 혁신입니다. 싸우지 않는 혁신은 혁신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의 민생과 민주주의 역주행에 대한 강력한 반대 투쟁 속에서 야권은 연대하고 혁신해야 합니다. 제가 야권정치지도자회의를 제안하고 새정치민주연합과 천정배 의원과 공조를 시도한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두번째, 강한 혁신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다른 인물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정당이 필요합니다. 인물중심의 메시아 찾기로 바람은 불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자영업자들의 중구난방으로 선거기계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습니다. 수혈론과 빅텐트론 같은 임시방편으로 효과적인 야권결집 불가능합니다. 정의당은 국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정책제일 민생정당으로 우뚝설 것입니다.
셋째. 다음 총선에서 호남혁신연대로 야권 패배주의 체질 개선에 앞장 설 것입니다. 기득권 타파, 주도세력 교체, 민생우선이라는 원칙과 함께 하는 모든 세력들 간의 연대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넷째,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연합정치의 견인차가 되겠습니다. 2017년 정권교체는 유능하고 책임있는 연합정부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이 보수정부보다 낫다는 신뢰가 있을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연합정부 구성을 주도해서 대선, 승리로 이끌겠습니다.
사랑하는 광주시민여러분,
내년 총선은 향후 정권교체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정치권의 관심이 광주를 향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선택이, 광주가 가리키는 방향이 한국정치의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정의당이 광주시민의 새로운 정치열망에 부응하고, 정권교체의 견인차가 되겠습니다.
정의당은 내년 총선에서 호남 지역에 참신하고 유능한 젊은 인재들을 대거 출마시키겠습니다. 낡은 양당정치와 퇴행적인 지역주의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교체에 광주가 다시 한 번 나서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1월 10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