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후보 “새정치공동선언, 정치개혁 핵심 담지 않은 제한적 개선책”
오늘 오전 심상정 선거대책위원회 4차 회의 모두발언
일시 및 장소 : 2012년 11월 19일(월) 08:00, 국회 본청 218호
<선대위회의 심상정 후보 모두발언>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 협상 재개는 굿 뉴스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제 두 후보가 약속했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후보 간의 단일화라도 순조롭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두 후보의 단일화 과정이 정작 정권교체의 동력이 되는 다수 서민의 관심과 열정이 모아지는 과정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서민의 삶과 직결되는 많은 의제들이 단일화 논란 속에 함몰되었습니다. 한때 관심을 끌었던 울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지금 34일이 되었습니다. 잠깐 미디어의 조명을 받았던 쌍용자동차 지부장의 단식은 이제 40일째를 넘어섰습니다. 두 후보의 단일화에는 정치로부터 배제된 사람들, 또 고통 받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저의 우선 단일화 대상은 벌판에 내던져진 사람들입니다. 정리해고를 당해 곡기를 끊은 사람들이고,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철탑에 매달린 사람들입니다. 가난한 서민들이고 일자리 없는 청년들이고 고통 받는 장애인들, 여성들입니다. 저는 이들과 먼저 단일화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각오를 단단히 해주십시오. 제가 먼저 풍찬노숙의 길로 들어서겠습니다. 제가 후보 수락연설에서 말했듯이 우리가 정치 밖의 시베리아로 내던져진 서민들을 끌어안지 못한다면 정권교체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정치의 장을 더 아래로 더 그늘진 곳으로 넓혀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단일화를 이뤄낼 때 진보정치의 재건과 진보정당을 다시 세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어제 두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을 발표했는데 잠깐 이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 발표된 새정치공동선언에는 ‘새로운’, 또 ‘새’라는 단어가 무려 28번이나 언급되고 있습니다. 많은 내용들이 기존의 시민사회에서 주장했던 내용들, 또 좋은 안들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의 위기가 거론되는 긴급한 상황에서 나온 처방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정치개혁의 핵심은 담지 않은 제한적인 개선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새정치공동선언은 정치의 위기를 부른 두 거대정당의 기득권에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기득권과 맞서 싸우고 낡은 틀을 뒤집어 정치를 이전과 다른 것으로 만들려는 결기 있는 선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선언의 내용대로라면 국민의 이름을 빌린 여론조사와 시민의 이름을 빌린 전문가들의 역할은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요구와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경로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두 개의 거대정당이 가진 강한 기득권을 넘어서는 다원적인 정치질서의 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가장 최선의 방안인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결선투표제가 빠져있습니다. 정치골리앗과 싸우고자 하는 선언이 아닌, 얼굴 붉힐 일 없는 착한 개선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 11월 19일
진보정의당 심상정 선대위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