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인터뷰 전문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인터뷰 전문

 

□ 방송일시 : 2015년 9월 21일(월요일)

 

 

 

[홍지명] 노사정 대타협 이후에 정부와 여당이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발의하고 정기국회 내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하는 등 노동개혁에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서 야권에서는 국회 내 특위, 또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구성해서 노동개혁을 재논의하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와 아울러 야권재편 움직임, 이런 것들도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심상정]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정부 여당의 노동개혁 방침에 대해서 야당과 노동계의 비판이 거센데, 지난번 대타협을 받아들여서 정기국회 내 법안처리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심상정] 불가능하다고 보고요. 첫째는 노사정 합의를 사회적 대타협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노사정 타협이라는 게 우리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해서는 안 될, 할 수 없는 합의를 했다는 것이고요. 세 번째는 청년고용 확대를 위한 노동개혁이라고 이야기하는 정부의 주장은 거짓이다, 거짓에 기반한 합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선 이번 대타협은 한국노총 팔을 비틀어 만든 강요된 합의고요. 무엇보다도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분들이 1,800만 미조직 노동자들이거든요? 비정규직과 청년, 근데 이분들은 논의에 참여를 못했어요. 그래서 피해볼 사람들이 참여 못한 타협을 타협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고요. 두 번째는 우리 헌법 32조에서는 모든 근로조건 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명시돼 있거든요? 그 이유는 자본주의 시장질서에서는 절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삶을 보호하는 장치에요. 근데 이제 법으로 해야 될 것을 행정지침으로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 특히 해고라든지 근로조건을 규정하는 취업규칙 같은 것을 법으로 해야 하는데 이것을 정부가 행정지침으로 무력화하겠다, 이것은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거라고 봅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가장 쟁점이 돼왔던 고용의 유연성문제, 이른바 쉬운 해고냐 아니냐 하는 문제하고, 임금피크제 문제를 법으로 정해야 하는데 지금 이 문제는 법제화를 피해가고 있다는 지적이십니까?

 

[심상정] 그렇습니다. 근로기준법 23조에 적시돼 있듯이 정당한 이유 없이는 해고를 못하게 되어 있잖아요? 근데 정당한 이유가 다툼이 많기 때문에 이걸 구체화하자는 거예요. 그러면 그 정당한 이유가 다 구체화되는 것이 필요하면 그건 입법부 소관이고요. 또 해고가 정당한지 아닌지를 해석하고 판단할 권한은 사법부에 있는 거죠. 이걸 행정지침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하는 것이고 또 사법부의 심사권을 훼손하는 것이고, 일찍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을 행정지침으로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헌정사상 없었습니다.

 

[홍지명] 이외에 지난번에 정부 여당이 5대 노동개혁 법안에 대한 국회 발의를 했습니다만, 이 문제는 조금 다른 문제라고 보십니까? 일부 미정리 과제가 포함되긴 했지만.

 

[심상정] 원래 노사정 합의를 한국노총에 강요할 때 충분히 협의해서 앞으로 입법하겠다고 말을 했는데 하루 만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일방적으로 여당이 발표하고 강행처리 의사를 밝혔잖아요? 그런데 이제 문제는 뭐냐면 노사정 합의와 새누리당의 5대 입법을 합치면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의 실상이 뭔지가 드러납니다. 그러니까 저성과자라는 명분으로 쉬운 해고권한을 주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과 파견직으로 채우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더 낮은 임금을 가지고 더 오래 일하거나 아니면 쥐꼬리 만한 실업급여 받고 잘리거나, 이렇게 사지로 내몰리는 건데 이건 전경련이 정부에 건의한 민원과 일치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박근혜 정부가 넘지 말아야 될 선을 넘었다고 봐요. 이건 한 마디로 말하면 전경련의 민원 대집행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지명] 그래서 지금 새정치연합이 관련해서 대안입법을 고려하고 있다는데, 혹시 정의당과도 공감대가 있는지 혹은 공동행보를 취하기로 했는지, 어떻게 돼가고 있는 겁니까?

 

[심상정] 이미 저희는 기간제라든지 파견노동, 임금·노동시간 단축에 관한 법안이 다 제출돼 있습니다. 정의당 개정안이. 그런데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거든요? 그만큼 이해관계가 큰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국회 내에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서 실제 10%도 안 되는 조직노동을 대변하는 한국노총,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노동자, 또 시민사회계가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실질적인 이해관계 조정 및 사회적 타협을 이뤄내자, 이렇게 지금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하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이미 오랜 기간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해왔고 추가적인 문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하면 되지 무슨 특위나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또 만드느냐고 부정적이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심상정] 그건 강박에 가까운 조급함인데요. 여권에서 자주 모델로 제시하는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이라든지 독일의 하르츠 개혁, 이건 합의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지금 노동개혁을 이렇게 군사작전 방불케 하는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자체가 비정상 중에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노동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이 정도 다뤄보고, 지금 뭐 야권 움직임이 여러 가지 정중동의 움직임이 많아서 이런 문제도 좀 여쭤보겠습니다. 어제 천정배 의원의 신당창당선언, 심 대표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심상정] 조금 실망스럽다고 말씀드리는 게 솔직한 생각이고요. 천정배 신당이 거론된 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 그동안에 한국정치와 호남정치 혁신에 대해서 의미 있는 비전이나 실천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이게 새정치민주연합의 균열에만 의지해서 그 반사적인 성과로 신당을 구성한다면 그것은 호남민들이 원하는 신당과는 거리가 멀지 않느냐는 우려를 하게 됩니다.

 

[홍지명] 그러나 어제 천정배 의원은 개혁적인 국민정당을 표방하면서 이념적으로도 상당히 중도를 강조하고 나섰는데, 뭐 좀 와 닿는 느낌 같은 게 부족하다는 느낌입니까?

 

[심상정] 나라 걱정하는 좋은 분들 모이시라, 그 이상의 어떤 구체적인 비전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고요. 서로 다른 정당을 하는 이유는 차별적인 세계관에 입각해서 대안정부가 가능한 것을 꿈꾸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자 헌신할 사람들의 결사체인데 그런 점에서 나라 걱정하는 좋은 분들 다 모이시라고 하는 추상적인 수준의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홍지명] 그런데 심 대표께서는 사실 천정배 의원의 신당과의 연대가능성, 그동안에는 딱히 부정하지는 않는 입장이셨는데 어제 창당선언 이후에 조금 생각이 바뀌셨다고 봐도 되는 겁니까?

 

[심상정] 지금까지는 실체가 없었기 때문에 긍정이든 부정이든 할 수가 없었고요. 가장 핵심은 호남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당 독재를 청산해서 제대로 된 민생정치를 일궈내라는 것이 호남정치혁신의 핵심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 지역을 독점해온 세력을 심판하기 위해서 젊고 유능한 정치신인들로 대체해야 되는데, 만약에 천정배 신당이 어제 많은 분들을 언급하셨는데 호남 명사정당으로 모습을 굳힌다면 호남정치혁신과는 거리가 먼 것 아니냐, 좀 더 지켜보겠습니다.

 

[홍지명] 그러면 지금까지는,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그 인물에 그 인물이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얘기입니까?

 

[심상정] 총선을 앞두고 당 내 정치적 입지가 불분명해진 정치인들이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서 세력도 규합하고 신당을 만들어서 정치 이모작을 시도하는 광경은 우리 정치에서 익숙한 풍경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예상된 실패를 반복하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드리고 싶고요. 이제 한국의 정치체제는 민주화 초기와 달리 더 이상 신당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거든요? 양극화가 지금 심한 한국사회에서 계층적 기반을 갖는 진보정당이 아니라면 결국은 협소한 지역기반에 의존하는 신당이 될 수 있을 텐데, 이제 그런 지역야당 전략은 낡은 것이죠.

 

[홍지명] 알겠습니다.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정의당과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과의 통합필요성을 거론했습니다. 범야권 단일정당이 필요하지 않겠나, 이렇게 지적한 건데, 천 의원은 반대로 새정치연합에는 미래가 없다면서 일축을 했어요.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 심 대표께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심상정] 그동안 연애도 안 하겠다고 하셨는데 갑자기 같이 사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시니까 좀 어리둥절한데요. 국민들이 선거를 앞두고 후보연대에 대해서 비판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선거용 정당 만들기에 대해서 더 신물이 나있다고 생각하고요. 이기기에 급급한 연대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무원칙한 통합은 선거승리에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고 보고요. 그동안에 통합 이름으로 새정치민주연합에 참여했던 개혁적 진보적 개인과 그룹들이 다 어디 갔는지 돌아봐야 됩니다. 통합이 기대한 성과, 이런 것들이 그동안에 깨진 장독대에 의미 없이 계속 물을 붓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돌아봐야 된다고 보고요. 저는 오히려 지금 당장 급한 박근혜 정권의 노동권 유린에 강력한 야권협력이 필요하다, 또 기득권을 내려놓는 선거제도개편과 관련된 공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문재인 대표께 제안 드립니다. 지난번에 제가 제안했던 양당 간의 정례협의에 문 대표께서 동의해주셨는데, 양당 간의 정례협의의 개최를 통해서 선거제도개혁과 진짜 노동개혁을 위한 강력한 공조방안을 마련해 나갔으면 합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지금 당 내 문제 때문에 바쁜 듯한데, 가능할지 모르겠고요. 지금 정의당 중심으로 노동정치연대, 국민모임, 진보결집, 이 진보 4파가 만든 진보혁신회의는 잘 돼가고 있습니까?

 

[심상정] 4자 연대 간에 새롭게 통합할 정당의 상에 대해서 충분히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요. 저희는 서로 계파 간에 기득권 싸움이 아니라 정말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보다 강한, 그리고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정당을 만들기 위한 구상을 지금 하고 있고요. 단지 4자뿐만 아니라 민생주체들과 광범위하게 결합하는 구상을 통해서 늦어도 11월 초까지 국민들에게 대중적 진보정당의 옥동자를 안겨 드리겠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심상정]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였습니다.

 

 

2015년 9월 21일

정의당 대변인실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