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정진후 원내대표, 14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심상정 대표 “이산가족 상봉행사 환영...합의 깨지는 일 없도록 정부는 남북관계 안정적 관리 각별한 주의 기울여야”
“2016년 예산안...박근혜정부 ‘증세 없는 복지’ 파탄났음을 알리는 한편의 보고서. 박근혜정부·새누리당, 정책실패 인정하고 국가재정운용 정상화 위해 건설적 논의 나서야”
정진후 원내대표 “2016년 정부예산안, 엉뚱한 곳에 세금만 쏟아 붓는 건 아닌가 걱정...법인세 강화, 사회복지세 도입 등 지속가능한 재정 논의 이뤄져야”
“박영희 국가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양당 인권 수준 드러내...통진당 몸담았다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수구적 태도”
일시: 2015년 9월 9일 09:00
장소: 국회 본청 217호
■ 심상정 대표
(이산가족 상봉 합의)
어제 남북이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내달 20일부터 6일간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동안 애태웠던 이산가족에게 모처럼 좋은 소식입니다. 환영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봉규모가 크지 않고 일회성 방문을 넘어서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또 상봉시기가 지나치게 늦게 잡힌 것도 신경이 쓰입니다. 혹시 모를 우발적 사건으로 합의가 깨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남북 당국은 이번에 약속한 후속 논의를 통해, 이산가족의 숙원이 되다시피 한 생사확인, 상봉정례화, 고향방문 등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현재 이산가족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의 수가 6만 6천여 명에 달합니다. 남은 생애 한 번이라도 상봉하기 위해서는 매년 6000명 이상이 상봉을 해야 합니다. 또 매년 2380여명이 상봉 기회를 얻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남북 당국 모두 일체의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철저히 인도적 관점에서 이산가족의 염원을 살펴주기를 당부합니다.
이번 상봉 합의로 지난 8.25 합의로 형성된 대화의 모멘텀이 지속되게 된 점도 의미가 있습니다. 자전거는 달리지 않으면 넘어집니다. 행동 없는 말은 아무것도 보장 할 수 없습니다. 이번 합의가 다른 부문에서 교류확대로, 또 폭넓은 경제협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속도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2016년 예산안)
어제 정부는 2016년 예산안을 발표하였습니다. 2016년 예산안은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가 파탄났음을 알리는 한편의 보고서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4년 만에 국가부채는 총 202조원 늘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0.1%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예산안이 ‘경제활성화의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날로 악화되는 재정건전성 때문에 총지출은 386.7조원으로 전년대비 3%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마저도 올해 의결된 추경을 대비해 볼 때 ‘확대재정’ 규모는 불과 0.5%에 불과합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긴축예산이고, 정부의 재정을 통한 적극적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가계부채에 따른 내수경기의 실종, 중국경제의 침체,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정부가 ‘돈’이 없어 경제선순환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재정건전성’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치게 생겼습니다. 아니 노동·구조개혁이란 이름으로 복지를 축소하고, 임금 삭감해서 민생경제를 더욱 악화시킬까 우려스럽습니다.
정의당은 오래전부터 양극화, 고령화시대에 복지수요를 감당하고,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증세’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증세’, 이제 불가피해졌습니다. 이제라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그동안의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국가재정운용의 정상화를 위해 건설적 논의에 나서기 바랍니다.
■ 정진후 원내대표
(2016년 정부예산안 관련)
정부가 386조 7천억 원에 이르는 2016년 예산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나라빚은 645조 2천 억원으로 올해보다 50조1천억 원이나 증가합니다. 박근혜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말 443조 원이던 나랏빚이 4년 만에 202조 원이나 늘어나는 셈입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0.1%로 올라가 국가채무비율을 ‘30%대 중반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약속도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정부의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내년이면 37조원 적자를 기록하게 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악입니다.
빚은 늘어 가는데 어찌된 일인지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질 않습니다. 정부는 경제활성화로 세수가 늘어나면 재정건정성 개선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대체 그 경제활성화는 언제쯤 이뤄질지 알 수 없습니다. 엉뚱한 곳에 아까운 세금만 쏟아 붓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 됩니다.
이쯤 되면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금리를 인하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해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최경환 경제팀의 구상은 가계소득이 아니라 가계부채만 잔뜩 늘렸습니다. 지난 2분기 가계부채는 무려 1,13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또 다시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른바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이렇게 정부가 헛다리만 짚고 있는 사이 노동자와 서민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경제민주화 정책들을 되살려 국민의 소득을 늘리는 길로 돌아서야 합니다.
더불어 국가재정이 파탄나기 전에 세수결손을 메우기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법인세 인상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됩니다. 정의당은 국가부채를 줄이고, 증대되는 복지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자신의 부담능력에 맞게 복지비용을 나눠서 부담하는 사회복지세와 같은 보편증세가 필요하다고 꾸준히 주장해왔습니다.
기왕에 빚을 늘릴 거라면 제대로 된 곳에 써야 합니다. 그러나 복지 분야 예산은 추경예산 대비 2조5천억 원 증가에 그칠 뿐 아니라 공적연금 지출 자연증가분을 빼면 사실상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등 일부 복지 증가를 감안하면 오히려 예산이 줄어드는 복지사업들도 존재합니다. 이는 고령화와 사회 양극화 심화에 따라 앞으로도 복지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무책임한 예산안입니다.
교육 분야 예산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초중등교육 분야는 공약 포기와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고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단 한 푼도 없습니다. 누리과정 예산도 여전히 교육청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가뜩이나 재정사정이 어려워 기초학력 보장 예산을 줄이고 노후 급식시설 현대화 사업도 못하는 시도교육청에 쓰나미가 몰려올 것입니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 3조 9천억 원을 국고에서 책임져야 합니다.
정의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 예산안의 문제를 바로 잡아 서민들의 가계 및 영세자영업자의 소득 증대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되는 민생예산, 사회양극화 해소와 고령화 시대의 높아진 복지수요에 부응하는 복지예산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정치가 무책임하게 회피해 왔던 ‘증세’ 논의에 불을 당길 것입니다. 법인세 강화, 사회복지세 도입 등 재정건전성은 물론 지속가능한 재정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박영희 국가인권위원 후보자 선출안 부결 관련)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박영희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이 부결됐습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인권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으로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당론으로 반대해놓고도 제대로 된 반대의 이유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면 통합진보당 경력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이는 단지 통합진보당에 몸담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 사람이 걸어온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수구적 태도를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런 새누리당이 과연 국가인권위원 자격을 심사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에 대해 석연치않은 이유로 추천을 유보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번 사태를 자초했습니다. 새누리당을 탓하기에 앞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인권위원회 구성에 앞서 양당은 자신들의 인권 수준부터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2015년 9월 9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