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정진후 원내대표, 10차 상무위 모두발언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정진후 원내대표, 10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대표 “합의 이후 정부 여당 모습 실망. 성숙한, 차분한 대응 촉구”

“권위주의적 노사관계 탈피 않고, 애꿎은 한국노총만 아무리 비틀어도 정부가 원하는 것 가질 수 없다는 점 알아야”

“고위 공직자들 부적절한 언행, 응분의 책임 뒤따라야”

 

 

 

정진후 원내대표 “정종섭·최경환 발언, 정부가 국가기관 동원해 선거 치르기로 작정한 건 아닌지..일벌백계 않으면 더 이상 공정선거 기대할 수 없어”

“한국노총 고충 이해하지만 반쪽짜리 노사정위원회에 걱정 앞서..정부는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등 의제 선정부터 제대로 해야”

 

 

 

 

 

일시: 2015년 8월 27일 08:30

장소: 국회 본청 217호

 

 

 

 

■ 심상정 대표

 

(남북관계).

 

25일 정오를 기해 북을 향하던 확성기 방송이 멈췄고, 남을 향하던 포문이 닫혔습니다. 8.25 합의의 첫 번째 조치입니다. 전쟁위기로 치닫던 군사적 긴장은 일단락되고, 남과 북은 굳게 닫혀있던 대화를 재개했습니다. 평가해 마땅한 큰 진전입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남북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이번 합의는 화해와 협력이라는 길고 긴 여정의 출발이지 끝이 아닙니다.

 

그런데 합의 이후 정부 여당의 모습은 실망스럽습니다. 부적절한 공치사로 야단입니다.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대통령과 정치권이 합심하고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청와대와 NSC가 임기의 절반을 보낸 뒤에야 처음으로 컨트롤타워 구실을 한 것이 그렇게 자랑할만한 일인지 낯 뜨거울 지경입니다. 국가적 안보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대통령의 첫 번째 대외 일정이 소속 정당 의원들과 밥 먹는 자리인 것은 또 무슨 경우입니까? 자당 의원들과 축배를 들기 전에 충격과 걱정으로 밤을 지새웠던 접경지역 국민들을 찾아가 그들의 희생과 노고에 감사를 전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또 청와대 오찬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가 모인 국회에 나와 사태의 전말을 상세히 보고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까?

 

모임이 부적절하니 오간 이야기가 정상일리가 없습니다. ‘새누리당 만세’가 터져 나오고 ‘원칙의 승리’라는 찬사가 오갔다고 합니다. 새누리당은 남북 접촉 직전까지도 호전적 언사와 강경 대응 주문으로 일관했습니다. 정부가 이번에도 새누리당 말을 들었다면 협상도 타협도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원칙이 아니라 유연성의 승리입니다. 고집을 꺽고 양보했기에 가능했던 타협입니다.

 

냉정히 말해서 남과 북은 서로 겨눴던 총부리만 내려놓은 것입니다. 남북 관계는 여전히 불확실 한 부분이 더 많습니다. 비무장지대 지뢰도발에서 드러난 경계의 위기관리 실패로부터 최종 협상까지 철저히 돌아보고, 허술한 부분은 손보고 더욱 정교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드는 게 책임 있는 당국자의 자세일 것입니다. 독일통일과 전후 유럽평화의 초석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는 동방정책의 핵심은 ‘작은 걸음의 정책’입니다. 남과 북은 이번 합의로 또 언제 ‘새로고침’ 될지 모를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판을 벌리기 보다는 꼭 해야 하는 일 부터 집중할 때입니다.

 

무엇보다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이를 위한 9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기 바랍니다. 그래야 당국 간 회담의 정례화도 순조롭게 이어질 것입니다. 오늘 내딛은 한 걸음으로 남북은 내일 또 다른 걸음을 내딛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정부 여당의 성숙한, 차분한 대응을 촉구합니다.

 

(한국노총 노사정위 복귀)

 

한국노총이 오랜 고심 끝에 노사정에 복귀하기로 하였습니다. 노총의 노사정위 참여가 이토록 논란이 된다는 자체가 노사정위의 추락한 위상을 잘 보여줍니다. 한국노총 지도부의 이번 결정은 다수 조합원들의 뜻과 이해보다는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따른 것입니다. 그렇다고 복귀 자체만 놓고, 김동만 위원장이 이끄는 한국노총이 정부에 굴복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부의 여론몰이에서 벗어나고, 일방적인 개혁 강행을 막아 보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입니다. 김동만 위원장이 여러 차례 밝혔듯이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경우처럼 현장 노동자들에게 치명적인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은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믿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국노총을 억지로 의자에 앉게 했을지는 몰라도, 내용과 태도 모두에서 전향적인 변화가 없다면 그 결과는 지난 4월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저희 정의당은 진정한 노동개혁을 위해 많은 한계를 노출한 노사정위가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새롭게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을 요구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줄곧 전체 노동자의 10%도 되지 않는 정규직-조합원 상층 노동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아서 비정규직, 비조합원, 그리고 청년 등 90%에 달하는 일반 노동자들이 어렵다고 매도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10%의 기득권층만이 아니라 90% 일반 노동자가 참여할 수 있는 논의 테이블은 왜 만들지 않습니까? 정부와 여당이 기득권으로 매도한 양대 노총만 발언권을 가지는 테이블만 고집하고, 그마저도 민주노총은 철저히 배재한 채 한국노총의 팔만 비틀어대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이것은 우리 사회가 노동에 대한 억압과 통제에 바탕한 압축성장의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과 노사관계를 대하는 정부의 인식과 태도가 권위주의 시절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임금피크제 뿐만 아니라, 통상임금,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등 산적한 노동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정부가 노사정 대화의 장애물이 아니라 중재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에서도 사회적 논의기국 구성을 통해서 논의를 병행해 나가야 합니다. 권위주의적 노사관계를 탈피하지 않고, 애꿎은 한국노총만 아무리 비틀어도 정부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졸속처리나 일방통행으로 노동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언행)

 

법도 국민도 안중에 없는 일부 장관들의 꼬락서니가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입니다. 새누리당 연찬회가 구설 없이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없지만, 올해는 정도가 심합니다. 이번에는 국회의원의 부적절한 말과 행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책공조를 명분으로 참석한 국무위원들이 위법에 가까운 언행을 쏟아냈습니다. 선거 주무부처라 할 행정차지부 정종섭 장관은 ‘총선’, ‘필승’을 건배사로 외쳤다고 합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3% 중반 정도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둘 다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를 저버리는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들의 발언에서 현 정부 주요 장관들이 국정을 국민과 국가의 이익 증진이 아니라, 선거에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거둘 수 있을까에 골몰하고 있다는 실상이 드러난 것입니다. 그러고서도 사법기구와 언론 등 믿는 구석이 무엇인지, 사과도 반성도 없이 뻔뻔한 태도로 일관합니다. 벌써부터 관권선거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위 공직자들의 이러한 부적절한 언행에 응분의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 정진후 원내대표

 

(정종섭·최경환 부적절 발언)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엊그제 새누리당 연찬회에 참석해 참석자들을 상대로 ‘총선 승리’라는 건배사를 유도하는가 하면, 총선에 도움이 되도록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당장 내년 총선이 걱정스럽습니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도 대통령이 사과 한 마디 않더니, 이제는 장관들까지 나서서 거리낌 없이 선거개입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사안은 선거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그칠 일이 아닙니다.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한 믿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정부가 아예 국가기관들을 동원해 선거를 치르기로 작정한 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발언을 ‘돌잔치집 덕담’ 쯤으로 여기는 정 장관의 해명은 이런 국민의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정 장관은 행자부 장관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선거중립 의무에 대해 최소한의 이해나 경각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일벌백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공정한 선거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두 장관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 법의 처분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은 재발 방지와 함께 공정한 선거 관리의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

 

어제 한국노총이 4개월 만에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18일 복귀를 둘러싼 논의가 한 차례 미뤄진 뒤, 정부와 집권여당은 온갖 억지와 궤변으로 한국노총을 비난하며 복귀를 압박해 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복귀를 결정하기까지 한국노총 지도부와 조합원들이 겪었을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민주노총의 참여 없는 반쪽짜리 노사정위원회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사정위에 복귀하더라도 일반해고 지침 마련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완화 등 두 가지 사안만큼은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정부는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진정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시대적 과제인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노사정위원회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제 선정부터 제대로 하기 바랍니다.

 

노동시장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해서 우리 노동시장의 근본 문제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기구의 구성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2015년 8월 27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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