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노무현 재단 광복 70주년 기념 학술 토론회 인사말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노무현 재단 광복 70주년 기념 학술 토론회 인사말

 

일시: 2015년 8월 12일 오전 10시

장소: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

 

먼저 광복 70주년을 맞아 “2차대전 종전 70주년과 동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시의적절한 토론회를 개최해 주신 노무현 재단, 한국미래발전연구원, 한반도평화포럼, 통일맞이 이사장님들을 비롯한 관계직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 이런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8.15는 우리에게 언제나 간단치 않은 날입니다. 70년 전 그 날이 꼭 그랬기 때문입니다. 그 날 우리 민족은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났지만, 강대국의 지정학이라는 새로운 호랑이 등에 태워졌습니다. 그 날 단일 근대국가 수립이라는 민족의 염원에 드리웠던 먹구름으로, 결국 한반도는 두동강 나고 한민족은 둘로 갈렸습니다. 그래서 8.15는 온전히 광복의 기쁨을 기념하는 날일 수만은 없습니다. 누가 주관하든 기념은 8.15를 잘 다루는 형식이 아닙니다. 철저히 힘의 관점에서, 민족의 안전을 점검하고, 잠재적 위협 요인들을 확인해 대책을 강구하는 토론과 국가 전략회의의 자리여야 합니다.

 

10년 전 지금처럼 암담한 남북관계로 광복 70주년을 맞이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200년 6월 역사적 만남으로 남북관계의 새시대가 열렸을 때, 일시적 교착과 갈등은 있겠지만, 남북 간 화해와 공존이라는 큰 물길을 누구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희망과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역내 공동번영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이 압도 했습니다. 어느 전문가도 불과 10년 만에, 우리 민족의 상태가 ‘안전’에서 ‘불안’으로, 다시 ‘위험’으로 곤두박질 칠 주는 몰랐을 것입니다.

 

70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한일관계는 미래로 나아가기보다는 첫 발도 내딛지 못한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역내 강대국들이 조성하는 긴장과 갈등도 심상치 않습니다. 세대결의 양상도 보입니다. 우리가 설 자리를 더욱 좁히게, 어려운 입장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는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목함지뢰’ 사건에서 보듯 새로운 유형의 긴장이 생겨납니다. 군사적, 물리적 충돌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현 정부와 또 그 전 정부의 잘못만으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안보를 중시한다는 두 정권의 외교안보 성과가 민주정부보다 훨씬 뒤처지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접근이라도 할 기세로 덤벼들다가도 어느 새 맹목적 일변도 외교로 일관 합니다. 그렇게 미국과 중국 사이를 갈팡질팡 합니다. 철저히 국익만 생각하는 균형적, 전략적 사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도자들의 변덕과 외교 관료들의 관성적 움직임이 자리를 채웁니다. 동북아 무대에서, 또 세계 외교에서 한국의 위상은 언제부터인가 국제정치라는 거대한 장기판의 ‘졸’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모두 동의하시겠지만, 한반도와 동아시아가 평화와 공동 번영의 미래로 나아가려면 관건은 결국 남북관계입니다. 남북관계의 개선에서부터 돌파구를 찾아야한다고 봅니다. 오늘 토론회가 유의미한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광복 70돌을 맞이하며 정의당 대표로서 힘을 길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5석의 미니정당의 위상으로 남북문제와 대외관계에 관여하려니 힘이 많이 부칩니다. 의지는 크지만 역량이 많이 모자란 것도 사실입니다. 안보와 외교문제에서도 국민들이 믿고 맡기는 매력적인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격려와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8월 12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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