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159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159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천호선 대표 “국가 이미지 위해 주의단계 유지한다는 문 장관 발언, 박 대통령 방미 부담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여…방미 위해 국민 생명 소홀히 한다는 비판 면할 수 없어”

“올해 정치개혁 이루어 내지 못한다면 6월 항쟁 희생 헛되이 하고 6월 항쟁 정신 무색하게 하는 것”

 

심상정 원내대표 “정치적 민주화를 사회경제적 민주화로 연결하는 것이 6월 항쟁 정신 계승이자 시대적 과업”

 

일시: 2015년 6월 10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메르스 관련)

메르스 사태가 좀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내놓고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민들이 “과민하게 반응해서 경제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 불안을 과민반응이라고 몰아붙이는 발언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적 재난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나태하고 비뚤어진 생각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데 경제가 살아날 수 없습니다. 외교도 마찬 가지입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국가 이미지를 위해서 주의단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발언했던 것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방미를 위해 국민의 생명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직접 나서서 콘트롤 타워를 맡아야 할 대통령이 이를 부총리에게 미루고 뾰족한 대책도 없이 국민더러 합심해서 총력대응 해나가자는 말만 하고 있으니 국민은 분통이 터질 노릇입니다. 현대국가에서 대통령의 우선적인 임무의 하나가 국가위기관리입니다. 참여정부에서 아프간 피랍사태 때 부담을 무릅쓰고 청와대가 직접 콘트롤타워를 맡았습니다. 박대통령은 아무런 부담도, 책임도 지지 않고 뒷자리에 물러나 앉아서 허황된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에 이어 또 다시 무책임하고 무능한 위기관리태세와 능력을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실정을 더 큰 실정으로 덮고 무능을 더 큰 무능으로 덮어서 겨우 겨우 연명하는 정권을 2년 이상 더 지켜봐야 하는 국민은 불행합니다. 부디 이제라도 기본으로 돌아와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막중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기 바랍니다.

(황교안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황교안 총리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입니다. 그러나 자료 제출을 둘러싼 공방으로 시간만 허비하다 과연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졌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 당 박원석 의원이 제기한, 2012년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 횡령사건에 대한 이른바 ‘전화변론’ 의혹은 전혀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습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황 후보자가 법무법인 태평양 재직 당시 수임한 이 사건은 2심까지 유죄판결이 났으나 황 후보자가 사건을 수임한 최종심에서 결과가 뒤집어 졌습니다. 당시 재판부 주심 대법관이 황 후보자의 고교동창이었고, 또 해당 사건을 황 후보자 소속 로펌이 아닌 김앤장이 맡았다는 점에서 ‘악성 전관예우’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심은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정식 선임계조차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합니다.

 

그러나 황 후보자는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못한 채 “사려 깊지 못했다"는 말로 적당히 넘어가려 했습니다. 참으로 간교하게 기획된 말입니다. 사려깊지 못한 것이 아니라 기본이 안 된 것입니다. 전관예우라는 부당한 특혜를 누리며 무려 17억 원의 부정수입을 올린 황 후보자를 과연 어느 누가 대한민국의 총리로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또 어제 뒤늦게 공개된 자료를 통해 황 후보자가 사실상 ‘사면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더해졌습니다. 의뢰인이 변호인에게 사면절차만 묻고 변호인이 의뢰인에게 사면절차에 대해서만 자문했다는 말을 믿기 어렵습니다. 이는 사실상 전관예우를 통해 대한민국 형법체계를 무력화한 것으로 의심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면 팔수록 드러나는 것은 황 후보자가 총리자격이 없다는 사실뿐입니다. 총리는커녕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됩니다. 황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 당 노회찬 전 대표가 인사청문회의 증인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뒤늦게나마 이른바 ‘삼성X파일’ 사건의 수사와 재판이 과연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6.10 항쟁 28돌 관련)

오늘은 6.10 민주항쟁 28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의 희생으로 촉발된 거대한 시민행동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군부독재의 아성을 무너뜨렸습니다. 대통령 직선제라는 너무도 당연한 그러나 소중한 민주주의를 쟁취했습니다. 그러나 그 87년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볼온한 타협이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30년간 소선거구 단순다수결제는 국민의 정치 불평등을 확대하고 재생산해왔습니다. 국민의 소중한 표의 반이 사표가 되고 민심은 왜곡되어 왔습니다. 양당은 특권 위에 안주하고 유권자는 두 당중 하나를 찍으라고 강요받아왔습니다. 때문에 오늘날 6월 항쟁 정신을 계승하는 참다운 길은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올해 정치개혁을 이루어 내지 못한다면 6월 항쟁의 희생을 헛되이 하고 6월 항쟁의 정신을 무색하게 하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자랑스러운 6.10 민주항쟁 기념일을 맞아, 정치개혁에 비상한 각오로 매진할 것을 다짐합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오늘은 6.10 민주항쟁이 일어난 지 28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날을 계기로 체육관에서 뽑히는 대통령을 갖지 않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전국의 주요도시 모든 곳에서 시민들이 노도의 물결로 거리를 가득 메운 장엄한 광경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눈을 뜰 수도 없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그 최루탄을 맞아가면서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공권력과 싸운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과 투혼은 놀라웠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담 넘어 도망 다니는 수배 생활 속에서 이 날을 맞이했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그 의지는 누구보다 투철했지만, 민주화가 이렇게 빨리 찾아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고문과 투옥, 언론 탄압의 강권 통치의 벽이 너무나 두껍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시인 김수영의 ‘풀’에 있는 시구를 새삼 절감합니다.

 

시야를 넓혀보면, 오늘날 공기처럼 누리는 많은 시민적 권리들 중에 피와 땀이 서리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노예 해방, 보통선거권, 여성 참정권, 8시간 노동제 등이 그렇습니다. 시민들이 이룩한 이런 위대한 성취가 인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잘 가꾸는 것이 우리의 몫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위대한 6월을 맞이할 때마다 가슴 한편에선 슬픔과 착잡함이 밀려들기도 합니다. 28년 전 뜨거운 열정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오늘날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는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화’라는 말이 누군가에는 조롱의 언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 시대를 주도한 세대를 일컫는, 이른바 486이라는 말에는 부정적 의미가 켜켜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깊어진 불평등한 현실이 만든 현상이라는 점에서 무거운 마음입니다.

 

그 당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란 나무의 열매가 소수에게 돌아간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거대한 배신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지배’가 민주주의의 본래적 가치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87년 민주화는 절반의 민주화로 규정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 민주화를 사회경제적 민주화로 연결시키는 것이야말로 6월 항쟁 정신 계승의 정수이며 시대적 과업입니다.

 

6월 항쟁 28년이 되는 오늘, 그날의 열정으로 사회경제 민주화의 길에 정의당이 더욱 앞장설 것을 다짐합니다.

 

2015년 6월 10일

정의당 대변인실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