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노동자 동의 필요없는 임금피크제 도입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효순 할머니 별세 / 미군 탄저균 오배송 관련
■ 노동자 동의 필요없는 임금피크제 도입 관련
정부가 정년을 앞두고 임금을 단계적으로 삭감할 수 있는 임금피크제를 노동자들의 동의 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어째서 자꾸 노동자들만 희생하라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지금 대한민국 노동자들에게 정년이라는 개념이 있기나 한가. 40대가 되면 너도나도 길거리로 내몰리는 현실에서 정년을 앞두고 임금을 깎는 방안이라니, 사실상 임금삭감을 하겠다는 말이다.
명목상으로 정년을 늘리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짜고 이런 작당을 벌이고 있었던 것인가? 참 기업하기 좋은 나라다. 기업들에게 들이는 정성을 10분의 1만이라도 국민을 위해 써보라.
진짜 임금피크제가 필요하다면 노동자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선행해야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사회적 합의라는 개념은 도대체 어디다 팔아먹은 것인가?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는데 정부가 드는 변명 역시 매우 궁색하다. 기업의 청년고용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인데, 기업의 사내유보금 문제 등 근본적인 부분은 그대로 두면서 마치 청년과 그 윗 세대간의 일자리 경쟁 식으로 몰아가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을 위해서 양보를 할 건 중장년이 아니라 바로 제 배만 불리면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내팽개쳐버린 기업이다.
정부가 바로잡아야 할 것은 노동자들의 얄팍한 월급봉투가 아니라 터져나가는 곳간을 가지고도 죽는다 소리하는 기업들의 뻔뻔한 행태다.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 기업들 살리자고 국민들 말려 죽이는 행동은 그만둬야 할 것이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효순 할머니 별세 관련
또 한 분이 돌아가셨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효순 할머니가 어제 오후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17세 때 빨래터에서 끌려가 4년간 대만·중국·싱가포르·베트남 등지에서 고통의 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특히 이 할머니의 오빠 역시 강제징용 됐다가 희생당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마음이 아프다.
이 할머니는 "즈그들 뺏기기 싫으니까 그렇지"라며 사죄하지 않는 일본을 강하게 비판한 바가 있었는데, 결국 사죄를 받지 못하고 눈을 감게 됐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 이 할머니가 그간의 아픔을 잊고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쉬시길 바란다. 아울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일본정부에 강하게 촉구한다. 즉각 ‘반성 없는 종전 70년 담화’를 걷어치우고, 사죄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안보라는 이름으로 역사왜곡을 눈감아주는 투트랙 전략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 결국 일본정부의 공식사과를 바라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죽음을 사실상 방치하고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죽음을 접할 때마다 슬픔이 아니라 분노로 맞이하게 하는 한국정부는 실효적이고 분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이제 52명이 됐다. 지난해부터 벌써 다섯 분이 돌아가셨다. 역사가 사라져 가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역사의식이 분명한 한국정부의 맹성을 강하게 촉구한다.
■ 미군 탄저균 오배송 관련
미군에서 살아있는 탄저균을 오배송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도 배달되었다는 소식은 우려스럽다.
탄저균은 위험한 생화학 무기로, 살아있는 상태로 옮기는 것이 엄격히 금지돼 있는 위험한 병원균이다. 그 만큼 살아있는 탄저균이 국내로 유입되었다는 것 자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 탄저균이 담긴 편지 배달로 20여명이 넘는 사람이 감염되고 그 중 5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다. 주한미군측은 규정에 따라 폐기했다고 밝혔으나, 당국은 이 발표만 믿고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직접 적절한 확인과정을 거칠 것을 당부 한다.
2015년 5월 28일
정의당 대변인 김 종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