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원내대표·강현욱 청년학생위원장 대행, 청년실업대책 발표 기자회견
일시: 2015년 4월 9일 오전 11시 10분
장소: 국회 정론관
■심상정 원내대표
정의당은 지금 대한민국 정당 중에 가장 젊은 정당입니다. 당원의 80%가 50대 미만이고, 그중에 절반은 2~30대입니다. 그래서 세 명의 부대표 중 한명을 청년부대표로 뽑고 있고, 지난 당 대회 때 선출직 10% 청년할당제를 채택했습니다. 정의당은 삼포세대, 오포세대, 칠포세대 현상까지 이어지고 있는 청년들의 고통과 함께 하고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살려나가는 젊고 역동적인 청년정당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오늘은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 강현욱 위원장을 비롯한 청년당원들과 함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실업난에 고통 받고 있는 청년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저희 정의당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대표발의하려고 합니다.
올 2월 청년실업률은 전체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 11.1%로 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청년들이 취업을 해도 다섯 명 중 한명에 해당하는 19.5%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의 계약기간을 마친 후에 정규직 일자리로 자리 잡는 것도 아닙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일시적 일자리이거나 계약기간이 끝나 일을 그만뒀다는 청년의 비중이 34.8%에 이르러서 청년취업자 세 명 중 한명이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업자나 비정규직 신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한해두해를 버텨나가는 청년들이 어떻게 연애.결혼.출산에 대해서 언감생심 꿈을 꿀 수 있겠습니까.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해보라며 중동진출을 장려했는데,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청년들이 발 딛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한 대책은 하나도 제대로 된 것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질의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해답은 로제타플랜이라고 불리는 청년고용할당제에 있다고 봅니다. 현재도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통해 한시적으로 공공기관 청년고용 3% 할당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년고용 의무율 3%에 못 미치는 기관이 부지기수입니다. 안 지키더라도 이행강제력이 낮아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10대재벌그룹 96개 기업의 사내보유금이 모두 504조에 이릅니다. 곳간에 천문학적인 돈을 쌓아놓고도 청년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피해서 과연 대한민국 경제의 주체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뜻을 함께 하는 동료의원들과 함께 이번에 청년고용촉진특별법안을 개정안을 발의합니다. 기존의 청년의무고용비율을 3%에서 5%로 늘리고, 300인 이상 대기업에도 청년고용할당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는 고용지원금을 지원하는 한편, 의무고용비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였습니다. 아울러 1년 반 남짓한 청년고용할당 유효기간을 3년 더 연장하도록 했습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기만 하면 20만 명의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8만4천여 명,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12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자 59만 명의 3분의 1에 해당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이 기자회견 자리에는 우리 정의당의 청년학생위원회 당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힘든 현실을 수긍하고 무한전쟁의 취업전쟁에 뛰어들 수도 있지만, 개선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행동하는 이들이야말로 아름다운 청춘의 모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격려하고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강현욱 청년·학생위원장 대행
안녕하세요.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 위원장 대행 강현욱입니다. 오늘 이 자리, 취업난에 지쳐 목소리 낼 힘조차 없는 청년들을 대변한다는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수십 군데 이력서를 넣고, 또 한 번 불합격 통보를 받고, 다시 토익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러면서도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에 치여, 차마 목소리 내지 못하는 우리 청년들을 대신해서 나왔습니다.
우리 청년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되질 않습니다. 저마다 제 탓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능력이 남들보다 부족해서, 스펙이 한 줄 모자라서, 이 모든 걸 극복할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제 탓만은 아니었습니다.
청년 10명 중 1명이 실업상태라고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다른 세대에 비해 높은 숫자라는데, 취업을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집에 있는 우리 형과 같은 사람은 포함도 되지 않은 숫자라고 합니다.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씀은 제발 거두어주십시오. 눈높이를 낮추고 낮추어도 먹고 살만한 일 자리 하나 찾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먹고 살만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불안정한 직장에선 열정페이와 부당한 대우를 강요당하고, 더럽고 치사해도 힘겹게 버티며 손에 쥔 월급은 절반을 월세로 내야 합니다.
문제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말로만 젊은이들을 위한다는 거대 양당의 정치권에는 마음 붙일 곳 없는 청년들입니다. 그래도 오늘 이 자리, 청년 정당 정의당이 있어서 또 이렇게 소중한 법안을 만드는 데에 팔 걷고 나서줄 심상정 의원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아무리 살림이 나아져도 도무지 일자리 하나 만들 생각조차 없는 기업들에게, 이를 강제하는 법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0만 명의 청년들이 그제서야 ‘먹고 살만한’ 일자리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활기를 찾은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또 우리 경제의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
벨기에에서는 청년실업문제를 다룬 영화 ‘로제타’가 화제가 된 이후, “로제타 플랜” 즉 청년의무고용할당제를 파격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극심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지혜를 모은 결과물이었습니다. 벨기에에서 ‘로제타’ 열풍이 불었다면, 대한민국은 ‘장그래’ 열풍이 한참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장그래법’은 노동시장개악을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오늘 발의되는 정의당의 이 법안이야말로, 진짜 ‘장그래 플랜’이라는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2년 전 부분적으로나마 처음 청년의무고용제도가 도입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또 한 번의 거센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의당과 청년·학생위원회가 청년들과 함께 이 “장그래 플랜”을 이뤄나갈 것입니다. 오늘의 이 법안이, 신림동 고시촌의 청년들에게, 강남역 토익학원의 청년들에게, 고된 취업 경쟁 가운데에서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내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두의 문제이고, 우리 사회의 문제입니다. 함께합시다. 감사합니다.
2015년 4월 9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