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논평] 오바마 재선, 시진핑 체제 출범과 다짐
어제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가 재선되었다. 오늘부터는 중국에서도 차기 제5세대 지도부를 선출하는 당 대회와 중앙위 전체회의가 연이어 진행된다. 정치국 상무위원 구성을 둘러싸고는 아직 밀고 당기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시진핑 부주석이 국가주석과 총서기에 오를 것은 확실하다. 오바마 2기와 시진핑 시대를 헤쳐 갈 차기 한국 대통령의 과제는 무엇일까?
사실 오바마가 집권했을 때, 한국의 진보개혁 진영은 상당한 기대를 했다. 부시 정부와 노무현 정권 말기 비로소 궤도에 오른 6자회담과 종전선언 추진 등이 대화를 강조한 오바마 정권에서 더욱 진전될 것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전략적 인내 운운하며, 이명박 뒤에 서고 말았다. 결과는 비핵화의 동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평화체제는커녕 안보 위협의 상황이다.
김대중-클린턴, 김대중-부시, 노무현-부시1,2기, 이명박-오바마 조합의 경험이 가르쳐주는 것은 한-미에 모두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정권이 들어섰을 때 남북관계에 의미 있는 진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대북 정책, 혹은 대한반도 정책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그러나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외국이나 테러집단에 핵확산 방지를 우선할 것이고,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하리라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비핵화-평화협정 체결 등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한국 정부가 그런 방향의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면 9·19 성명의 기조와 충돌하지 않는 한 동의할 것이라는 말이다. 앞으로 4년이야말로 분단과 전쟁, 정전체제 60년을 청산할 절호의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어떻게 될까?
현재 국제질서는 이른바 G2로 정의되고 있다. 그런데 오바마 집권 초기와 달리 G2의 관계가 결코 밀월이 아니다. 중국의 급부상에 미국은 아시아로의 회귀를 천명하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의 상황에서 보듯, 남북 갈등을 매개로 미중의 안보갈등이 격렬하게 전개된다. 미국 단일 패권시대, 한반도 비핵화 등에 미·중이 협조하던 것과는 격세지감이다.
이렇게 갈등하면서도 미·중은 남북의 갈등이 전쟁으로, 지역 차원 분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려고 할 것이다. 남북은 평화와 통일의 주역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장기판의 졸로 전락하는 것이다. 미·중은 자기들끼리는 갈등 관리에 협력하면서도 남과 북을 각각 자기의 확고한 세력권 하에 두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 미·중간 갈등 요소가 더욱 고조되면 남과 북이 평화롭게 지내고 통일을 하고 싶어도 불가능해질 수 있다.
아직은 기회의 창이 닫히지 않았다. 현재 우리는 미국과 중국, 혹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대결의 전초기지가 될 것인가, 아니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토대를 확고히 할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이런 중대한 기로에 선 우리는 변화하는 현실을 냉철하게 보면서도 담대한 대전략을 세우고 과감하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그런데 여야 주요 후보에게서 G2 시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것과 긴밀히 연계된 동아시아 차원 갈등 예방과 공영을 위한 그랜드 디자인은 보이지 않는다. ‘평화·통일의 한반도, 평화·공영의 동아시아와 국제질서’를 만들기 위한 대장정에 진보정의당과 심상정 후보가 앞장서겠다. 우리 모두가 함께 그 길에 나선다면 결코 힘들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쉽지 않아 보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달성이나 평화통일, 동아시아공동체가 단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2012년 11월 8일
진보정의당 정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