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133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133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천호선 대표 “이병호 국정원, 원세훈 국정원보다 더 정치적으로 타락할 가능성 커”

“박근혜 정부, 일본이 과거와 현재 동시에 바로잡아야 미래의 동반자 될 수 있다는 것 분명히 해야”

“미 국무부 정무차관 한중일 과거사 덮자는 발언 유감,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또 하나의 역사왜곡”

 

심상정 원내대표 “박 대통령 3.1절 기념사...남북 관계 개선, 통근 결단 아쉬워”

“정무특보, 대통령 보좌하려면 의원직 사퇴해야...이병호 국정원장 내정자 부적절”

“김영란 법 2월 임시국회 처리는 국민의 명령...더 이상 지연되어서는 안 돼”

 

일시: 2015년 3월 2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신임 청와대 인사 등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이병기 국정원장을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했습니다. 이미 이번 개각이 친위체제를 구축한 내각이라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예 현직 국정원장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일은 절망적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국민의 요구를 얼마나 잘못 읽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일입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경질하라는 국민의 요구는 측근 이외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통치방식을 바꾸라는 것이지, 단지 사람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통령 정무특보에 소위 친박계로 소문난 의원들만을 불러다 쓴 것은 과연 누구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이번 인사로 대통령 친위체제만 공고해 졌고, 청와대는 민심을 향해 더 높은 담을 쌓은 난공불락의 요새가 된 것입니다. 혹시나 하던 국민도 다시 고개를 돌리게 되었습니다.

 

신임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국정원 개혁을 ‘백해무익한 자해행위’라며 공공연히 반대했던 인사를 국정원장에 임명한 것은, 국정원 개혁에 대한 국민 요구를 짓밟는 것이 될 것입니다. 특히 내정자인 이병호 안기부 전 차장은 햇볕정책을 이적행위로 몰아가고, 흡수통일을 공공연히 주장하며, 용산참사를 폭동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병호 국정원 체제는 박대통령의 대북기조와도 거리가 멀고 원세훈 국정원보다 더 정치적으로 타락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정의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철저히 검증해 갈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대통령 3.1절 연설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에게 “용기있고 진솔하게 역사적 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말만 단호할 뿐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점점 더 우경화되고 군사대국화를 추구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전략에 단호하게 대응해오지 못했습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과거사만 문제 삼고 현실의 일본의 재무장에는 눈을 감고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을 추진하면서, 재무장과 동전의 양면인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우리 정부의 이런 태도는 아베정부로 하여금 우리를 얕보게 할 것이고 과거사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나아가 일본은 더욱 거침없이 국구주의를 추진 할 것입니다. 박대통령이 어조를 억제 했다는 일본 언론의 평가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과거사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단지 과거사를 바로잡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일본이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바로 잡아야 미래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여기서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과거사에는 한중일 모두가 책임이 있으며 이를 덮고 가자’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또 하나의 역사왜곡입니다. 이것이 오바마정부의 본심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대통령의 진전된 입장 표명을 기대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제안과 남북철도 운행재개는 긍정적인 제안이라 평가 할 수 있지만 정작 이러한 교류 협력을 가져 올 수 있는 통치자다운 결단과 제안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제안 정도로 북을 대화테이블에 앉힐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안이한 생각입니다. 지난 2년간 통일대박, 드레스덴 구상처럼 말은 넘쳤지만 매번 자아도취적인 선언이 되고 만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말잔치만 이렇게 계속하게 된다면, 앞으로 8.15와 기념사와 3.1절 기념사 뭔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무의미해 질 것입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박대통령 3.1절 기념사 관련)

분단 70년을 맞이하는 해인만큼 3.1절에 즈음해서 남북관계 전환을 가져올 대통령의 각별한 의지가 피력되기를 기대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관리 측면만이 아니라 민족사적 과제로서의 사명이 더욱 무거워지는 시점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이런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크게 미흡했다는 점에서 유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 대화를 촉구하며 이산가족 상봉, 철도 재개 등을 제안했지만, 기존 입장만 되풀이 된 것으로서, 대북 메시지의 공허함만을 남겼습니다. 교착된 대북관계에 돌파구를 낼만한 내용과 방안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남북관계의 형국이 오죽 답답했으면, 시중에서 ‘청와대 실세’인 진돗개라도 보내 물꼬를 터야 한다는 농담이 회자되겠습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고 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능력입니다. 신뢰는 외교적 노력의 결과이지 외교의 전제가 될 수 없습니다.

 

상대가 변화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로 외교 전략이고 능력입니다. 대승적 견지 속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낼 통큰 결단이 아쉽습니다.

 

임기 3년 차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는 이제 집권 중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주도할 골든타임의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5개월 후면 광복 70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를 포함하여 과감한 실천 프로그램으로 역사적 과업에 응답해야 합니다.

 

(박근혜 인사)

지난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정무 특보에 새누리당 주호영, 김재원, 윤상현 현직 의원을 기용했습니다. 혼란스럽습니다. 대통령의 특보단이 대규모로 구성된 것도 유례가 없지만, 정무 특보에 현직 국회의원을, 그것도 지역구 의원을 임명한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처사입니다.

 

내각제 요소가 가미된 우리나라 헌법 체계상 현직 국회의원의 내각 임명은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국회의원을 대통령의 보좌역에 등용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비록 비상근일지라도 대통령 특보는 원리적으로 대통령 비서실에 준한 것입니다. 국회의원이 대통령 특보 역할을 하는 것은 권력 융합의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삼권 분립의 기본 정신에 어긋난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보단에 기용된 의원들이 대통령 보좌를 굳이 해야 한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것이 정부 견제의 뜻을 담아 표를 주었던 지역구민에 대한 도리입니다.

 

덧붙여 정무특보라고 한다면 정치권과의 소통을 주로 담당해야 할 텐데, 당직자 시절 대야 강경노선을 주도했던 이들을 정무특보로 기용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일부 내각 개편과 비서실장 인선은 국민의 눈높이와 여전히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점에서 또 다시 불통 이미지만 각인시켰습니다.

 

특히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이병호 후보자는 국정원 개혁에 정면 반기를 들었던 사람으로서 매우 부적절합니다. 그는 용산참사를 두고서 ‘폭동’에 비유했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둘러싼 논란에서 “국정원을 흔드는 것은 백해무익한 자해행위”라며 국정원 개혁의 당위성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람이라면 ‘제2의 원세훈’이 될 것은 자명합니다. 국정원장 임명에 반대합니다.

 

내각에 내정된 인사들 모두 새누리당 현직 의원들로서 친박계로 분류된 분들입니다. 정치인 출신이 총리나 내각으로 갈 때 관대하게 봐주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불신이 큽니다. 정치인일수록 더 철저히 검증하라는 국민의 뜻은 지난 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정의당은 국민이 제시한 원칙과 기준으로 인사청문회에 임하겠습니다.

 

(김영란법 처리)

모든 정치권이 약속했던 일명 ‘김영란법’의 2월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지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영란법’이 최초 제안된 지 3년이 되었고, 정무위에서 수정 심의에 들어간 지도 2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법안의 핵심 쟁점에 대한 논쟁과 찬반 양론은 충분히 논의되고 확인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논란을 무릅쓰고서라도 선택해야 하는 입법적 결단입니다. 더 이상 지연되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김영란 법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와 청탁문화를 일소해야 할 엄중한 사회적 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김영란법 2월 임시국회 처리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2015년 3월 2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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