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서] 성소수자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 죽인 성북구는 인권도시 간판을 내려라!

[성명서] 성소수자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 죽인 성북구는 인권도시 간판을 내려라!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로 통과된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이 결국 불용되었다.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처참이 무너지고 짓밟힌 순간이었다. 참담하다.

 

김영배 구청장은 성북교구협의회 목사들과 한 약속을 깰 수 없다며, 12월 31일 오후 6시까지 원안을 제출하면 예산을 배정하겠다는 서울시의 안을 묵살하며 주민참여예산으로 통과된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을 결국 불용 처리하는 지경까지 만들었다.

 

2014년 마지막 하루, 성북구 주민들과 성소수자 및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사업이 불용되는 사태는 막아보고자 구청장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구청에는 수많은 경찰들이 구청 문을 봉쇄하고 있었으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우리들을 막았다. 그 과정에서 경찰폭력이 발생하였고 한 사람이 병원에 후송되었다. 김영배 구청장은 폭력 사태에 대해서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에 의해 제안되고 만들어진 최초의 성소수자 인권사업인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선정되었으며, 약 1년 가까이 지역주민과 인권?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김영배 구청장까지 협상 테이블에서 이 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물이자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는 한 줄기 빛이자 생명이었다.

 

김영배 구청장은 우리와의 면담과정에서 이 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자신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 그러나 진실로 그러했는지 되묻고 싶다. 아니 애초에 그럴 마음도 없었던 것이다. 이 사업을 이행하고 싶었다면, 우리의 요구대로 12월 31일 원안대로 서울시에 사고이월 처리하면 그만이었다.

 

성북교구협의회의 목사들과의 약속을 깰 수 없다며 연신 죄송하다고만 했다. 그동안 사업 이행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서 계속 사과만 해대더니 면담과정에서도 줄곧 죄송하다는 말만 외쳐댔다. 어처구니가 없다.

 

성북교구협의회의 목사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성북구 인권증진 기본조례와 주민인권선언을 하지 못하게 방해한 세력들이며, 끊임없이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를 좌초시키기 위해 온갖 방해 작업을 펼쳐온 세력들이다.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 법에도 명시된 성소수자 인권을 부정하며 짓밟으려 하는 혐오세력들이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

 

혐오세력과의 약속은 중요하고 주민들이 직접 만든 주민참여예산은 중요하지 않단 말인가? 서울시민인권헌장 사태 때도 우리는 외쳤다. “혐오는 의견이 아니며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라는 것을. 우리는 눈물로 호소했다. 이 사업이 불용됨으로 해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목숨도 잃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자신을 커밍아웃 하며 성소수자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어떤 차별을 받고 살아가고 있는지, 정말 가슴 절절히 눈물로 호소하였다. 심지어 “제발 살려주세요”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수치스럽고 치욕스럽게 자신을 드러내면서 원안대로 서울시에 사고이월 처리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배 구청장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다”, “자신의 힘이 부족했다”, “용기가 부족했다” 심지어 자신은 “목사들과의 약속을 선택했다”고 했다. 목사들과 한 약속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뻔뻔함과 오만함의 극치이다.

 

우리는 이 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협의하고 논의하고 합의안까지 제시하였다. 그러나 김영배 구청장은 혐오세력들을 선택함으로써 스스로의 노력도 물거품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목숨도 끊어놓았다.

 

2014년 12월 31일. 인권도시 성북은 사망했다. 주민참여예산제도 사망했다.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혐오세력들에 의해 무참히 찢기고 짓밟힌 상황에서 어떻게 인권도시 성북을 외치겠는가. 풀뿌리 민주주의인 주민참여예산을 지역주민 그 누가 어떻게 제안할 수 있겠는가. 성북구는 앞으로 인권을 논할 자격도 없으며, 번번히 성북교구협의회 보수 기독교 세력 목사들에게 가로 막힐 것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즉시 인권도시 성북 간판을 내려야 한다. 아울러 주민참여예산제를 훼손한 그 책임을 분명히 져야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의 이 치욕스러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2015년 1월 5일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위원장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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