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전태일 44주기/싱글세/수능 실시 관련
■전태일 44주기 관련
내일은 전태일 열사가 노동법전을 손에 쥐고 몸을 불사른지 44년이 되는 날이다.
열사의 넋을 기린다.
정의당은 열사를 언제나 기억할 것이다.
열사께서 남긴 뜻은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마치 부속품 쯤으로 취급되던 노동자들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던 것이다.
열사의 숭고한 희생 덕에 대한민국의 노동권은 외형적으로는 많은 진전이 이뤄지는 듯 했다. 그러나 무도한 자본이 권력을 집어삼키면서 대한민국의 노동권은 또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에서 일방적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은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2000여일을 싸워야했고,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은 목숨을 잃은 후에야, 그것도 일부만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비정규직의 굴레에 갇혀 성추행조차 감내하던 중소기업중앙회의 여성노동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세상에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에는 LG유플러스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며 인터넷 개설 할당량을 강요받던 한 청년노동자 역시 자살을 통해 자신의 가냘픈 삶을 세상에 알렸다.
비극은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목숨은 종잇장처럼 나부끼고, 노동권은 한없이 가벼워져만 간다.
열사께서 죽음으로써 만들어낸 것들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비극을 끝내야하는 책임이 있고, 끝낼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오히려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숫자가 600만을 넘어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 비정규직의 사용연한을 늘리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한다. 정부의 잘못된 방향을 시정해야할 여당은 그 옆에서 기업의 규제를 철폐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망발을 내뱉고 있다.
노동자를 핍박해서 일부만이 호의호식하는 세상이 그들에겐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그런 세상이 어떻게 종언을 고하게 됐는지 역사는 잘 알려주고 있다.
정의당은 노동자들이 ‘사람’이라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
우리는 전태일 열사의 결기와 의지를 이어받아 노동자가 사람답게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굳세게 싸워나갈 것이다.
■싱글세 관련
정부가 싱글세를 추진한다는 얘기로 세상이 들썩거린다.
후안무치한 발상이다. 농담이었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발상조차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정부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왜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조차 하지 못하는지 생각부터 해야 할 것 아닌가.
학자금 대출에 허리가 휘고, 졸업을 하고서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전전긍긍하면서, 제대로 된 집도 못 구해 고시원을 전전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다.
연애도 못해서 서러운데, 거기다 결혼 못했으니 세금까지 내라는게 과연 제정신으로 할 소리인가?
지금 3포세대라고 한다. 연애를 못하니 결혼은 꿈도 못 꾼다. 결혼을 못하니 출산이야 당연히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거기에 세금을 물리겠다니 세상 살기 힘들어 다 포기한 이들에게 이토록 포악하게 굴 수가 있는가. 그리고 싱글세 따위의 발상이 나왔으니, 무자녀세, 1자녀세 같은 걸 꺼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주민세도 올리고, 자동차세도 올리고, 담뱃값도 올리고, 수도요금에 전기요금도 올리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법인세는 못 올린다 하고,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는 줄인다고 한다. 만만한 게 젊은이고 서민이다. 이게 제대로 돌아가는 국가가 맞나 싶다. 예전 탐관오리들이 백성들을 쥐어짤 때 하던 짓 딱 그 짝이다.
박근혜 정부, 제발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 아울러 싱글세 따위의 정신 나간 발상을 꺼낸 담당자와 책임자를 당장 파면하기 바란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장 나와 사과해야 할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실시 관련
내일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다.
전국의 수험생들 모두에게 그간 노력의 결과가 정직하게 반영된 결과가 돌아가길 바란다.
또한 학생, 자녀들을 위해 노심초사 함께해 온 교사와 부모들에게도 격려와 성원을 보낸다.
특별히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에 최선을 다해 준 학생,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내일은 전국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수능 한파가 예상된다고 한다.
날씨로 인해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루는 데 어려움이 없기를 바란다.
내일 안전 및 비상 수송 등을 위해 고생하실 경찰, 모범운전자, 자원봉사자 등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안전과 수송에 만전을 기해주길 부탁드린다.
지난해 수능처럼 문제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매년 급증하고 있는 부정행위가 올해는 줄어들거나 없어지길 바란다.
정의당은 입시지옥에 시달리지 않는 사회를 위해 입시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교육혁신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2014년 11월 12일
정의당 대변인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