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대표, 간 나오토 총리 방한 기념 강연 인사말
일시 : 2014년 10월 11일(토) 14:00
장소 :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대표 천호선입니다.
정말 아주 특별한 시기에 간 총리께서 방문하셨다. 2011년 3월, 원자력은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이라는, 과거에 마치 진실인 것 마냥 만들어지고 유포되었고, 또 믿어야했고 믿고 싶었던 원전에 대한 신화가 일본 후쿠시마에서의 잔인하고도 준엄한 경고를 통해 거짓임이 드러났다.
바로 옆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우리는 그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방사능 없는 급식이 큰 관심이 되었을 정도로 국민 모두가 원전 문제에 대해 심각한 자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치권과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과연 손톱만큼이라도 고민을 했는지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며칠 전 삼척시민들이 가장 민주적이고 수준 높은 방식으로 원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부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수준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부의 인식이 얼마나 졸렬하고 무책임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또 집권당의 대표가 “나는 원전을 무조건 믿는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불순세력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과연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 이웃 일본 후쿠시마의 교훈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우리는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저는 대한민국의 정치의 과제는 더 이상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북아 정치의 공통 과제는 더 이상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보수ㆍ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후쿠시마의 교훈을 독일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생명을 존중하는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현명함과 무지의 문제다.
세월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사건과 후쿠시마 사건은 우리 국민에게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 이상 몇몇 특권 집단이 만들어내는 거짓논리에 굴복하면 우리 생명은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매우 어려워졌다. 이대로 라면 제2, 제3의 크고 작은 세월호 참사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삼척의 주민투표를 저렇게 무시하는 권력과 정부라면 한국판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시점에 이뤄지는 간 나오토 총리의 말씀, 당시의 상황을 수습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만들기 위해 애써왔고, 또 일관되게 정치개혁의 길을 걸어오신 총리의 말씀을 우리 정치권 모두가 숨죽이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오늘의 강연 내용이 정치권에 경종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정의당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환영의 말씀을 갈음하겠다.
2014년 10월 1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