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김제남 원내대변인 (대한적십자사 신임총재 선출 / 미국교민 시위에 대한 새누리당 협박 / 여당 단독국회 강행 및 세월호특별법 관련)
○대한적십자사 신임총재 선출 관련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기업인 김성주 씨가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선출됐다. 하다하다 이제는 준정부 성격의 대표적 구호기구 수장 자리마저 의리 갚기에 활용하다니, 박근혜 대통령의 보은인사가 도를 지나쳤다. 경제민주화 반대를 소신으로 외치고 “영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사회적 신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김성주 씨는 과연 그런 자리를 덜컥 수락해도 되는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이번 대한적십자사 신임총재 선출은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사퇴파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또 다시 땅에 떨어진 때에 이뤄졌다. 정부출범 직후 연이어 벌어진 인사 참사로 지지율 급락까지 겪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도 국민과 야당의 비판을 이해 못하고 그릇된 인사를 함부로 자행하는 것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미국교민 시위에 대한 새누리당 협박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항의시위를 벌인 미국교민들에 대한 새누리당의 비난과 협박이 도를 넘고 있다. 새누리당은 평화적으로 이뤄진 교민들의 시위를 “스토킹 시위”라고 표현하며 “매국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급기야 이들을 “친북좌파”라고 부르며 배후세력을 조사해야한다고 펄펄 뛰고 있다.
대통령을 국가와 등치시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매국이라고 비난하고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들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것은 매번 똑같이 가동되는 새누리당의 ‘정권위기’ 혹은 ‘대통령위기’ 대응매뉴얼에 다름 아니다. 대형사고 대응매뉴얼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실패한 집권세력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뻔뻔하기 그지없다.
새누리당은 정당한 시위를 벌인 교민들에 대한 위해와 협박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멀리 해외에서도 국가를 걱정하고 국민의 안위를 염려하는 분들을 “매국”이라고 매도한데 대해 새누리당은 사과해야할 것이다.
○여당 단독국회 강행 및 세월호특별법 관련
새누리당이 내일 본회의를 단독 개최하겠다며 연이어 엄포를 놓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누차 언급한 ‘인내심’은 대통령의 ‘교지’ 지키기에만 쓰일 뿐, 국회 정상화 노력에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 파행의 책임은 말로만 협상 운운하면서 단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는 여당의 부조리한 태도에 있음을 재차 확인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성역없는 진상조사와 책임 규명’이라는 원칙은 유가족과 국민은 물론 대통령도 새누리당도 동의한 것이다. 이를 위한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양한 논의와 사회적 동의는 필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유가족조차 동의하지 못하는 안만 고집하니 특별법 제정 과정이 난항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대통령까지 나서서 ‘협상 가이드라인’이라고 선을 그어 버려 모든 가능성을 부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를 교지 삼아 ‘협상 불가’, ‘단독 국회 강행’만 외치는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유가족과 국민들은 큰 실망과 좌절을 겪고 있다.
이미 야권과 유가족에게서는 ‘성역없는 진상조사와 책임규명’이 보장되는 선에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어제 새정치민주연합과 가족대책위의 면담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도 다시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세월호 문제에 최소한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숫자와 힘을 앞세워 단독 국회를 열게 아니라 특별법 협상의 물꼬부터 다시 열고 열린 자세로 임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집권여당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책무다. 그럼에도 단독 국회을 강행한다면 작금의 혼란은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갈등과 파국을 불러올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14년 9월 25일
정의당 원내대변인 김 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