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청도 송전탑 주민과 약속한
공론의 장 마련해야
오늘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한국을 방문하셨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벗이자 수호자인 교황의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우리사회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난한 사회약자들 그리고 국가권력에 의해 고통 받고 있는 민초들은 교황께서 내미신 손을 잡고 사랑과 위로를 받고 있다. 진실을 규명하고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평화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교황께서 방문하신 오늘,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하며 한전과 공권력의 물리력 앞에 24일째 청도345kV 송전탑 철탑에 저항하고 있는 마을 할매들이 있다.
본 의원은 지난 8월 7일 공권력이 남용되고 있는 청도 송전탑 현장을 찾아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는 주민의 요구사항에 대해 최소한의 공개적인 설명과 대화의 장으로서 이른바 공청회 장을 제안하고 이를 한전이 받아들인 바 있다.
그러나 한전은 공사의 불가피성, 찬성 측 주민을 이유로 들며 사실상 공청회를 할 수 없다며 거부입장을 마을 주민 대표에게 전해왔다.
지난 6년 동안 한전은 마을을 통과하는 송전탑을 우회하거나 지중화를 해달라는 마을 주민의 요구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공식적인 설명이나 주민의견 수렴의 장을 마련한 적이 없다.
한전은 송전탑 건설로 고통을 호소하며 반대하는 주민의 요구에 합당한 설명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한 공기업으로서 할 도리임에도 경찰력으로 주민을 막는 일에만 최선을 다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전을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음에도 현장 민원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화의 장 마련 등을 위해 전혀 노력하지 않았다.
오늘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손을 잡고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오신 교황의 한국 방문의 뜻을 모르는 정부와 한전이 아니라면 최소한 공청회라도 열어달라는 주민요구를 못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아무리 힘없고 나이 드신 청도 마을 할매라도 인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며, 공권력의 피해로부터 정당하게 저항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본 의원이 공인으로서 주민과 함께 약속한 청도 송전탑 지중화 방안 등을 담은 공청회 장에 한전은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 협의해서 알려주기를 바란다.
2014년 8월 14일
국회의원 김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