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김제남 원내대변인, 세월호 참사 100일 관련
[브리핑] 김제남 원내대변인, 세월호 참사 100일 및 유가족?시민 도보행진 관련
-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100일,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무능과 무책임 또다시 드러나
- 대통령과 양당은 ‘유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 100일의 마음으로 오늘 처리 최선을 다해야
- 김제남, 정진후 의원 유가족들과 전구간 함께 걸어
 
정의당 의원단은 어제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100일 100리 도보행진의 출발을 함께 했습니다. 또한 김제남, 정진후 의원은 전 일정을 유가족과 함께 걸어 이곳 국회까지 왔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들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안산에서 여기까지 먼 길을 걸어온 이유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더 이상의 슬픔과 고통이 없도록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이에 함께 한 정의당 의원단은 함께 걸었던 유가족의 마음을 이어받아 다음과 같이 세월호 참사 100일을 되돌아 보며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안전 사회 대전환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다. 희생자 294명, 실종자 10명, 구조자 0명, 소중한 생명을 한낱 돈과 바꾼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이다. 4월 16일 그날, 전대미문의 참사 앞에 모든 국민은 할 말을 잃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과 정부는 찾을 수 없었다. 4월 16일은 대한민국 정부가 완벽하게 국민을 버린 날로 기억될 것이다.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수백 명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온 국민이 생중계로 보며 경악하는 현실이 존재할 수 있는가. 어떻게 대통령은 절박한 순간에 대면보고 한번 없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8시간을 허비했는가. 구조당국은 수천 명의 인력과 수백 척의 배를 동원하고도 단 한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했는가. 어른들의 어리석은 탐욕이 채 꽃도 피우지 못한 어린 생명들을 차디찬 바닷물 속에 가라앉힌 잔혹한 현실, 2014년 대한민국의 추악한 자화상에 다름없다.
 
고통과 슬픔, 풀리지 않는 분노 속에 100일이 흘렀다.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고, 총리는 사표를 던졌으며, 권력에 기생한 온갖 마피아의 실체가 드러났다. 돈에 눈이 먼 추악한 기업과 부정한 관행에 기댄 공무원들의 유착 비리가 만천하에 밝혀졌다. 수백 명이 구속됐고, 유병언을 잡기 위해 수천 명의 경찰과 군이 동원됐다. 여야 정치권은 너나 할 것 없이 진상을 밝히고 피해자를 돕겠다며 나서기에 바빴다. 그렇게 비탄과 반성과 약속으로 가득한 100일이 흘렀다.
 
그러나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대통령은 여전히 나 몰라라 하며 침묵하고 있고, 사표 냈던 총리는 또다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수많은 반성과 약속들은 허공 속에 사라졌다. 유병언은 뒤늦게 백골로 발견되어 숱한 의혹과 함께 국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분기점이 되어야 하는 특별법은 거대 양당의 밀실협상과 반복된 파행으로 헤어날 수 없는 미로 속에 방치되어 있다. 10명의 실종자는 아직도 그리운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시계는 4월 16일에 멈춰 있다.
 
진도 팽목항에서, 안산에서,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과 도보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가슴 찢어지는 슬픔 속에 100일을 100년같이 보내고 있는 유가족이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생때같은 내 자식이 왜 죽어야 했는지’를 알고 싶을 뿐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청와대부터 현장 구조를 벌인 해경까지 총체적인 무능과 무책임이 끝 간 데 없을 정도다. 차마 참담하다는 말조차 꺼내기 부끄러울 지경이다.
 
눈물로 호소하는 유가족에게 진실을 밝혀주는 것은 대한민국이 해야 하는 최소한의 책무다. 이를 위해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위해 독립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진상규명위원회의 필요성은 너무나 마땅하다. 책임지겠다는 말은 사라지고 사법체계 훼손 운운하며 반대의 목소리만 높이는 정부 여당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국민은 버려둔 채 참사 직후부터 수 시간동안 행방조차 알 수 없던 대통령만을 지키고자 하는 것인가.
 
지난 100일 동안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존재의 이유조차 망각하고 오로지 진실 은폐와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퇴행적 모습을 반복했다. ‘국가의 실종’이라는 비판 앞에서도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거부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유가족과 국민들의 거센 분노와 심판에 직면할 것임을 재차 경고한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바꿀 수 없다면 국민의 손으로 직접 바꿀 것이다. 잊지 않겠다는 말이 공허한 말로만 남지 않을 것이다.
 
 
정의당은 제2, 제3의 참사를 막고 돈보다 생명이 우선되는 대한민국으로의 대전환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세월호 국정조사를 통해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의 실체를 낱낱이 밝힐 것을 약속한다. 수사권 기소권이 보장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단 하나의 거짓과 숨김도 없는 진상규명이 이뤄질 것을 요구한다. 정의당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 지원과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 안전사회 대전환의 토대가 될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양당에게 촉구한다. 100일의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야 한다. 오늘 중으로 ‘유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책임지고 결단하라. 새누리당은 더 이상 그 어떤 변명도 핑계도 내놓지 말라. 오늘을 넘기지 않고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만이 세월호 100일이 진정한 참회와 변화의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정의당 의원단은 잠시 후 유가족과 시민들과 함께 다시 신발끈을 동여메고 걸을 것입니다. 함께 걸어 온 김제남, 정진후 의원은 광화문 마지막 일정까지 유가족과 함께 걸을 것입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수만의 시민들과 함께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을 나눌 것입니다. 
 
오늘 정의당 의원단 모두 국민의 뜻을 받들어 ‘유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책임지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국민들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7월 24일
정의당 원내대변인 김 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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