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박원석 대변인, 유병언 / 2기 내각 첫 국무회의 관련
■ 유병언 관련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결말로 온나라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경찰은 어제 변사체의 DNA와 오른쪽 손가락에서 채취한 지문이 유병언의 것과 일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정확한 진실은 아직 더 밝혀져야 하겠습니다만, 만약 경찰의 발표대로 유병언의 사체가 맞다면 이는 대단히 엄중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100여일 동안 대한민국은 유병언 한 사람을 잡기 위해 온 나라가 총 동원되었습니다. 검·경은 물론이고 군과 반상회까지 동원하며 역대 최대의 현상금까지 내걸었습니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조속한 검거를 지시하고 독려한 것만 네 차례입니다.
그러나 검경은 정말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의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뒷북수사, 늑장수사, 봐주기수사라는 강한 질타에도 검찰은 늘 ‘검거는 시간문제’라며 근거없는 호언장담으로 국민을 기망해왔습니다.
특히 검찰은 유병언 추정 사체 발견 보도가 있기 전날에는, 중간수사경과 발표를 통해 유병언의 “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며 6개월짜리 시한의 구속영장을 새롭게 발부받았다고 자랑스럽게 밝혔습니다. 사체가 발견된지 40여일이 지나도록 방치하며 엉터리 수사로 엉뚱한 일만 벌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정부와 검경의 현주소입니다.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경찰의 발표대로 발견된 시신이 유병언의 사체가 맞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지체없이 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국회 기관보고 등에서, 밀항에 대비하고 있다며 ‘유병언 체포에 전력을 다하겠다’던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물론 김진태 검찰총장, 이성한 경찰청장을 즉각 경질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검경에 세월호 진실규명의 역사적 역할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입니다. 새누리당은 기소권과 수사권을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에 즉시 합의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정부가 ‘아’라고 얘기하면 ‘어’라고 믿고, ‘어’라고 얘기하면 ‘아’라고 이해합니다. 유병언 사체 발견에 대한 온갖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대한민국 전체가 블랙홀에 빨려들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고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 끓어오르는 민심을 분명히 인식하고 조속히 진실을 밝히는 일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함을 엄중히 경고하고자 합니다.
■ 2기 내각 첫 국무회의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2기 내각의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그러나 잇따라 총리후보자가 낙마하고 장관후보자들이 줄줄이 사퇴한 일에 대해 단 한 마디 사과도 언급도 없었습니다.
그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에 대한 국민의 질책을 의식한 듯 간간이 소통의 제스처라도 취했던 대통령이 이제는 그마저도 포기한 것 같습니다. 마치 국민들에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겠다’ 선언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온 나라를 원통과 비통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에도 이 정부의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더니 잇따른 인사참사에도 대통령은 침묵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민무시의 오만 그 자체입니다.
누차 촉구했습니다만,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개조를 말하기 이전에 자기개조에 먼저 나서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 중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2014년 7월 23일
정의당 대변인 박 원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