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57차 상무위 모두발언
천호선 대표 “남재준, 간첩 조작 사실 알았다면 수사 대상…타락한 국정원 방치야말로 이적행위”
심상정 원내대표 “남재준 체제 국정원 방치하면 박근혜 정부에 저승사자 될 것, 대통령 빨리 결단하라”, “미국.영국 등 해외정보기관 수사권 없어, 국정원 수사권 폐지 등 전면쇄신 국회논의 조속히 착수해야”
일시: 2014년 3월 13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관련해 증거조작은 확인되었고 간첩조작의 의혹은 더욱 커졌습니다. 검찰이 여동생에게 허위자백을 강요하고 국정원은 피고인측 증인을 협박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나???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국정원 출신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작은 서류 하나 조작했다. 북한이 노리는 일’이라는 몰상식한 주장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이야기는 끓는 민심에 기름 붓는 일이 될 것입니다. 만일 남 원장이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남 원장은 파면이나 해임 정도가 아니라 수사 대상이 돼야 합니다. 만에 하나 모르고 있었더라도 사태를 이렇게 만든 책임을 지지않을 수 없습니다.
남 원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남아있는지는 몰라도, 국민의 신임은 이미 땅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대선개입에 이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국정원을 그냥 놔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민심입니다. 도대체 진정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는 건지조차 믿을 수 없는 이런 국정원에게 안보를 맡길 수 없습니다. 타락한 국정원을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이적행위라 할 것입니다. 국정원의 수사기능을 분리하고 해외정보처를 만들어야한다는 절실함을 웅변해주는 사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진정 이 문제로 인한 정쟁이 계속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남재준 원장의 파면을 속히 결정하는 한편, 이 사건의 특검을 수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정원의 진정한 개혁에 다시 나서야 합니다.
연이은 국기문란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정원 비호에 급급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그리고 보수언론들도 이제는 더 이상 두둔할 명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이 있자 검찰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는 모양새를 갖추고, 또 새누리당 내부 및 보수언론들도 남재준 국정원장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누리당 지도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 황우여 대표는 “사전문책론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이른바 ‘선 수사 후 문책’을 제기했습니다. 책임정치를 해야 할 집권여당으로서 민심을 도외시한, 참으로 한심한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청와대의 승인을 받지 못한 것 같은데, 새누리당은 청와대 눈치만 살피지 말고 대통령이 더 이상 민심으로부터 떨어지지 않도록 남재준 원장 즉각 해임을 직언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빠르게 결단하시기 바랍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내내 정치가 극단적인 파국으로 치닫고 민생이 실종되었던 한복판에는 바로 국정원이 있었습니다. 음지에 있어야할 국정원이 정치의 한복판에서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벌을 주어야할 국정원에 상을 주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에서 비롯되었음을 우리 국민들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남재준 체제의 국정원을 이대로 계속 방치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결국 박근혜 정부에게도 저승사자가 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번 증거조작 사건이 단순히 국정원장 해임과 책임자 처벌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국 CIA나 영국 MI6와 같은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과는 달리 우리의 국정원은 정보기관이 수사권을 가지고 비정상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기관은 원래 국익을 위한 정보수집 과정에서 은밀한 밀행적 업무수행이 불가피합니다. 그런 속성을 가진 기관이 수사권을 행사하다보니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번처럼 불법과 조작에 의한 수사가 함부로 자행될 수 있는 것입니다.
국정원 수사권 폐지는 지난 대선 불법개입 사건 이후 국정원 개혁의 주요 핵심과제로 계속해서 저희가 제기해왔던 문제입니다. 이번 증거조작 사건은 국정원이 국가의 이익이 아닌 조직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수사권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남재준 원장의 즉각 해임 및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은 물론이거니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정원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국가정보기관을 해외정보원으로 전면쇄신하는 저희 정의당의 방안에 대해 국회가 조속한 논의에 착수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2014년 3월 13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