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대표·박원석 정책위 의장, 56차 상무위 모두발언
일시: 2014년 3월 10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간첩 조작 국정원, 법치주의 정면도전…검찰은 수사할 자격 없어…남재준, 황교안 즉시 사퇴하고 새누리 특검도입 협조해야”, “의협 집단 휴진, 피해는 국민…정부 의료 영리화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박원석 정책위 의장 “의료영리화가 가져올 참상, 미국 의료현실만 보더라도 명백…의료영리화 정책 중단과 함께 60%수준으로 떨어진 건강보험 보장성 획기적으로 올려야”
■천호선 대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관련)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사건과 관련해, 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살을 시도한 국정원 조력자는 문서를 위조했고 국정원이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유서에서 밝혔습니다.
조작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어제 국정원이 도둑처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문서 위조 그 자체를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마치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있습니다. 이를 믿을 국민이 있을까 의문입니다.
국정원은 우방국의 문서를 위조해 외교문제를 발생시키고, 증거조작으로 법치주의에 정면도전 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대규모 선거개입에 이어 거듭된 파행입니다. 이미 국민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를 다 잃고 말았습니다.
검찰은 이제 국정원의 증거조작에 대해 본격적 수사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습니다. 국정원이 조작한 증거를 최소한의 확인도 하지 않고 법원에 제출한 게 바로 검찰입니다. 알고도 그랬다면 공범이고, 모르고 그랬다면 무능한 것입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할 자격이 없습니다.
엄청난 일이 벌어진 만큼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합니다. 국정원 수장 남재준 원장과 황교안 법무장관은 즉시 사퇴해야 합니다. 특검은 야당만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입니다. 새누리당은 증거조작이 명백해 진 이상, 그간 국정원을 비호하고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발언까지 했던 것에 대해 사죄하고 이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에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의협 집단 휴진 관련)
의사협회가 원격진료 도입 및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설립에 반대해 결국 오늘 집단휴진에 나섭니다. 오늘 하루 휴진 뒤 준법투쟁을 거쳐, 이달 24일부터는 6일간의 파업을 예정해 놓고 있습니다.
장기 휴진이 현실화된다면 피해는 국민이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의료비 폭등과 의료 안정성을 위협하는 영리화 정책의 추진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정부가 지금처럼 의협 파업을 그저 이기주의로만 매도해서는 결코 사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정의당은 올해 초 보건 의료 6개단체 간담회를 시작으로 당내에 교육·의료민영화저지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의료영리화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대응해 왔습니다. 우리당 특위는 민주당 의료영리화저지 특위에 여야 정당은 물론 의협을 비롯한 보건의료 단체와 전문가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포럼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자는 제안을 여러 차례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 연합 안철수 중앙준비위원장이 ‘의료공공성강화와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제안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누가 먼저 제안했건 그 명칭이 어떻게 되었건 대화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새누리당 역시 지금처럼 수수방관해서는 안되며 책임 있게 의료영리화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의료영리화 정책 중단 뿐 아니라 왜곡되어 있는 한국의 보건의료제도를 바로 세워 의사-환자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보건의료, 의료비 폭탄 의료비 걱정 없는 보건의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이후로 14년만에 대한의사협회가 전국적인 집단휴업을 합니다. 그간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서 ‘자신들 밥그릇 키우자고 국민건강 볼모로 삼는다’는 곱지 않은 여론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의료계 집단휴업은 비단 의료계의 이익만이 아니라 원격진료 허용, 의료괴관 부대사업 전면허용 등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막고자하는 국민 건강권 차원의 대의가 있습니다. 그간 의료계의 반발과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투자활성화, 서비스 활성화를 명분으로 의료영리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정부에 책임이 있습니다.
응급환자나 제때 진료받아야 할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진료공백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정부와 일부 언론이 노동계의 파업투쟁을 비난하던 것과 같은 논리의 비난을 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이번 집단행동에 동참하기로 한 전공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며, 동네의 중소의원들의 경영난이 지속적으로 가중되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정의당은 의료계의 집단휴업이 오래 지속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일방적인 의료영리화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계를 포함한 각계의 관계자들과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동네 의원들을 고사시키는 원격진료나 사실상 병원을 주식회사로 만들겠다는 계획들이 영리화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입니다. 의료영리화가 가져올 참상은 널리 알려진 미국의 의료현실만 보더라도 명백합니다.
정의당은 의료영리화 정책의 중단과 더불어 차제에 60%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정의당은 모든 당사자들이 건강보험 재정을 조금씩 더 공평하게 부담함으로써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드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의료영리화를 둘러싼 갈등에서 머물지 않고, 대안을 만드는 논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4년 3월 10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