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국정원 간첩조작 협조자 자살 기도/KT고객정보 대거 유출 관련

[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국정원 간첩조작 협조자 자살 기도/KT고객정보 대거 유출 관련

 

일시: 2014년 3월 7일 오전 11시 35분

장소: 국회 정론관

 

■국정원 간첩조작 협조자 자살 기도 관련

영화에서만 볼수 있는 상황들이 벌어지면서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하고 의혹은 커져만 간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실체가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측 협조자로 알려진 김모 씨의 검찰 소환조사와 자살 시도시 남긴 유서를 통해 이번 사건에 국정원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는 검찰수사에서 지난해 12월 국정원으로부터 변호인 측 자료를 반박할 자료를 구해줄 것을 돈과 함께 요청받았고 문서와 도장을 위조했다고 시인한 것이다. 더욱이 그 과정에서 국정원 측이 문서 위조 과정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검찰은 김 씨의 존재를 국정원 자체 보고서를 통해 알게 됐고 소환 통보 역시 국정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다시 말해 국정원이 김 씨에게 국정원 입장에 맞게 진술할 것을 주문했을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 씨는 객실 벽에 자신의 피로 국정원이라는 문구를 남겼다고 한다. 죽음을 결심한 그의 행위는 그만큼 국정원에 대한 분노가 컸고 또한 국정원이 이번 사건에 깊숙이 연관되어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출동 5시간 만에 김 씨의 혈서를 비롯해 객실을 모두 청소하도록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누가 김 씨의 자살기도 흔적을 재빨리 없애버리기를 원했던 것인지 의혹은 더 커진다.

 

그 동안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국정원이 제출한 자료를 주요 증거로 제시하며 재판에 임해왔다. 만약 김 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의 지시와 공모로 증거조작이 이루어졌고 그 조작된 증거를 검찰이 법정에 제출한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정원과 검찰 스스로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부정한 것으로 국가안보와 사법질서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사상 초유의 국기문란 사건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자체조사로 다뤄질 가벼운 사건이 아니다.

 

우선 검찰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를 지금 즉시 강제수사로 전환하고 국정원측 협조자를 비롯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김 씨의 유서와 사건현장 사진 등을 포함한 지금까지의 모든 수사결과를 철저히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이후 조사는 특검을 통해 강도 높게 이루어져야 한다.

 

강력히 촉구한한다. 국정원의 총책임자로서 남재준 원장과 대한민국 법치를 뒤흔든 현 사태의 책임자인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결코 이번 일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한 발짝도 비켜날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근간을 뒤흔들고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이번 일에 대해 마땅히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을 비롯해 이 사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지금과 같은 침묵으로는 국민적 의혹과 불신만 증폭시킬 뿐임을 알아야 한다. 간첩조작 사건으로 이득을 보려는 권력자는 누구인지,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는 이미 국정원과 검찰을 넘어 그 배후에 있는 권력을 향하고 있음을 대통령과 여당에게 경고한다.

 

■KT고객정보 대거 유출 관련

KT의 고객정보 1200여만 건이 유출되었다고 한다. 금융사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와 같은 사건이 또 벌어졌다.

 

기가 막힌 상황은 해커들이 KT홈페이지에 접속해 1년에 걸쳐 매일 수만 건 이상의 개인정보를 빼내가고 있었음에도 KT측이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고, 이들이 사용한 해킹툴은 누구든지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니 대한민국 국민의 개인정보는 공공재라는 비아냥이 공공연하게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개인정보 유출에 둔감한 정부의 태도가 가장 문제다. 전국민을 공황상태로 빠뜨렸던 금융사 정보유출사건에서 정부는 고작 600만원의 벌금과 3개월의 영업정지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또한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국민검사 청구를 냈음에도 금융감독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전에도 인터넷 쇼핑몰과 포털 사이트 등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빈발했고, 금융사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겪었지만 정부의 태도는 그 때만 ‘앗 뜨거’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마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더 ‘털려야’ 하나. 대한민국 국민들의 신상 하나하나가 남김없이 공개되는 수준에 이르러야 정부는 제대로 대응에 나설 것인가.

 

먼저 KT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KT는 사실상 개인정보를 풀어놓고 있었다. KT라는 굴지의 통신사가 이러하다면 다른 회사들의 실정은 어떻겠나. 강력한 처벌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

 

더불어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마다 처벌만 하고 그칠 일이 아니다. 누차 주장해 왔듯이 주민등록번호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낡은 보안표준 갱신, 폐업에 이르게 하는 강력한 제재 등이 담보되지 않는 한 개인정보 유출은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2014년 3월 7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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