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고교생 대자보, ‘안녕’할 수 있도록 철거 중단해야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통한 의사표현, 살아있는 민주시민 교육
지난 10일 고려대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은 이후, 대학생 뿐 아니라 시민 뿐 아니라 고등학생까지 대자보 쓰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생들의 대자보는 환경미화나 학생의 정치중립 의무 등을 이유로 학교 측에 의해 철거되고 있는 형국이다. 나아가 교육청과 학교장이 나서 대자보가 붙은 경위를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사태까지 속출했다.
이에 정진후 의원(정의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학생들의 대자보를 강제 철거하는 것은 학교에서 ‘살아있는 민주시민 교육’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처사로, 오히려 대자보를 훌륭한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생의 대자보 사진이 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고 관련 페이스북에는 공감을 뜻하는 ‘좋아요’ 숫자가 이미 23만 3천 건을 넘어섰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고등학생이 자신의 위치에서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우는 민주시민의식 및 사회참여 확대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교육적 효과를 가져온다.
국정원 대선개입, 철도민영화 등에 대한 소회를 적은 한 고등학생의 대자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국어 교과서 지문 속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여럿의 윤리적인 무관심으로 해서 정의가 밟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거야. 걸인 한 사람이 이 겨울에 얼어 죽어도 그것은 우리의 탓이어야 한다. 너는 저 깊고 수많은 안방들 속의 사생활 뒤에 음울하게 숨어 있는 우리를 상상해 보구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생활에서 오는 피로의 일반화 때문인지, 저녁의 이 도시엔 쓸쓸한 찬 바람만이 지나간다.(황석영, ‘아우를 위하여’ 중에서)”
연이어 학생은 말한다.
“쓸쓸한 찬 바람만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생생한 삶의 현장으로부터 비롯돼 학생 개개인의 삶 속에 체화되는 이와 같은 일련의 교육 과정은 환경미화 등을 핑계로 묵살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자보 철거 실태를 조사하고, 대자보가 붙은 학교의 경우 이를 올바른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정진후 의원은 앞으로도 학생들의 학내 대자보를 학교 관리자나 교육청이 강제 철거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시할 것이다.
※ 문의 : 최민선 비서관 (010-2088-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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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8일
국회의원 정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