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개혁리포트11>

국세청, 거짓기부금 적발하고도 수수방관

2009~2010년 73개 단체, 2,416억 원의 거짓기부금 발급 적발 
거짓기부금단체 명단공개, 기부금 단체 취소 등 후속조치는 안 해

국세청이 2009년과 2010년에 130개 단체가 2,416억의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거짓 기부금 장사를 사실상 묵인·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박원석 의원(무소속, 기획재정위원회)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국세청별 불성실기부금 수령단체 현황”에 따르면 2009년에는 57개 단체 865억 원의 거짓기부금을, 2010년에는 73개 단체 1,551억원의 거짓기부금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부산청이 2년 동안 54개 단체 1,138억 원의 가장 많은 거짓 기부금을 적발했고, 대구청이 28개 단체 783억 원의 거짓기부금을 적발했다.

문제는 국세청이 이런 거짓기부금 단체를 적발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국세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거짓기부금을 발행한 단체의 명단을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법인세법 시행령에는 이렇게 명단이 공개된 단체들에 대해서는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을 취소하도록 되어 있다. 작년 12월에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위원장 국세청 차장)에서 적발된 불성실기부금수령단체의 명단공개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국세청은 뚜렷한 이유 없이 명단 공개를 유보한 뒤, 열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불법 기부금 발급 단체의 명단공개가 유보되면서 해당 단체를 지정기부금 단체에서 취소하는 조치도 덩달아 실행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국세청이 불법기부금 장사를 묵인·방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조사체계상 거짓기부금 발급단체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과세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소득공제나 비용 처리한 기부금 금액이 100만 원 이상인 사람의 0.1%(1300여명 정도)를 대상으로 거짓영수증 여부를 표본조사하도록 되어 있다. 기부금 장사가 만연한 상황에서 고액기부금 발급자의 0.1%만을 대상으로 하는 표본조사는 범위가 너무 좁을 뿐더러 비용 기준을 100만 원으로 정한 것도 기부금영수증 쪼개기와 같은 방법으로 조사를 피해갈 수 있다. 따라서 표본조사의 확대와 조사대상 기준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또한 조사기간이 과세기간 종료일로부터 2년 이내로 되어 있어 기부금 영수증 장사를 하고 도망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조사 시일을 대폭 앞당길 필요가 있다.

거짓기부금은 자료상과 마찬가지로 불법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도둑질하는 것과 같다. 거짓기부금 발급자에 대해서는 조세포탈범으로 고발하는 등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세금을 덜 내기 위해 거짓기부금 영수증을 구입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가산세 강화와 같은 조치가 보완되어야 한다. 끝.

 *첨부 <표1>지방국세청별 거짓영수증 적발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