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21차 상무위 모두발언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21차 상무위 모두발언

 

일시: 2013년 10월 24일 오전 8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민주주의 체제의 선거에는 승패가 있고, 패자가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절차가 정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박근혜 정권은 그 탄생의 절차적 정당성이 허약하고 부실한 정권입니다. 정보기관과 군이 나서 불법행위를 통해 특정한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면, 그 선거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실제 국정원 직원이 박근혜 캠프 후원해 달라는 트윗을 올린 것까지 드러난 마당에, ‘도움 받지 않았다’는 말로 더 이상 국민을 속일 수 없습니다. 여기에 지난 대선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핵심공약을 거의 폐기함으로써 그 정치적 정당성마저 빈약해 졌습니다.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여론이 거셌을 것입니다. 하지만 야당은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국정원 개혁안을 내라는, 정말 최소한의 요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조차 거부했습니다. 명백한 불법 불공정을 정당하게 지적하는 사람에게 대선결과에 불복하는거냐고 협박을 하는 여당의 태도는 적반하장 그 자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계속해서 아무 책임도 지려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마지막 남은 정당성 또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계속해서 수사를 방해하고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면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도 대선부정의 당사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도덕수준으로는 국가를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도운 불법 선거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이를 은폐하려고만 하는 대통령의 앞길에는 국민의 심판만이 있을 뿐입니다.

 

섬뜩한 노조파괴 인권유린 지침이 공개된데 이어 삼성의 불법 불공정행위가 정의당 의원단의 활약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세청의 개방형 임원직에 삼성 출신 인사가 들어왔다가 다시 삼성으로 돌아가는 사이 삼성 계열사가 총 709억여원의 국세청 전산 관련 계약을 수주했음을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 의장이 밝혀냈습니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 또한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가 일반용 전기를 써야 할 시설에 산업용 전기를 몰래 사용하여, 수백억원의 위약금을 냈음을 밝혀냈습니다.

 

세계 일류 기업 삼성의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답게 세금도 제대로 내고, 불법을 저지르지 않으며, 직원들의 인권을 가족처럼 존중하고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을 잘 지키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삼성이 국민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되고, 경제정의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우리 정의당은 삼성의 불의에 맞서서 이를 개혁하고자 합니다.

 

야권의 정당과 세력에게 제안드립니다. 이미 국정원 문제와 동양증권 문제 등 민주주의와 민생 문제에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도 안철수 의원도 지난 대선에서 공히 경제민주화를 국민 앞에 약속한 바 있습니다. 삼성개혁을 제대로 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는 결국 경제민주화를 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시금석입니다. 야당마저도 삼성 앞에서는 무력해진다는 국민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나서야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께 경제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의 불법과 불공정행위를 바로 잡는 일에 야권 정당과 정치세력이 함께 힘을 모아갈 것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보도에 따르면,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화 통보 강행은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이는 해고자도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대부분의 산별 노동조합과 형평성의 문제도 있고, 초기업적 노조에 대해서는 해고자 등 실업자도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현실에 비추어도 부당하며 국제적 관행에도 맞지 않습니다. 인권위원장의 촉구까지 있었음에도 사회적 합의로부터 등을 돌린 채 정권의 구미에 맞지 않는 조직이라면 법을 흉기 삼아서라도 제거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심각한 상황을 맞아 전교조 탄압 중단을 외치고 있으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관련 법안도 계류 중인 상태인데도 정부가 이렇게 전교조를 내몬다면 교육 현장의 갈등 유발은 물론이고 민주주의는 한층 더 후퇴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국회 환노위 주관으로 전교조·노동부·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국민이 가장 바람직하게 여기는 원만한 해결방식을 적극 모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극단적인 상황을 막기 위해 이렇게 관련 법안도 제출하고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음에도 오늘 기어이 법외노조화를 통보해 전교조를 벼랑 끝으로 밀어낸다면, 박근혜 정부는 대화와 타협을 전혀 모르는 막무가내 정부라는 비판과 오명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전교조 법외노조화 통보를 즉각 중단하고 이제라도 사회적 대화에 나설 것을 박근혜 정부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 권력기관의 선거 개입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처럼 단지 지난 정권의 과오가 아닙니다. 현 정권에 이르러 상황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국기 문란의 총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트위터·블로그를 통한 군사이버사령부의 5만 5,000여 건에 이르는 정치 개입 댓글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과 윤석열 여주지청장에 대한 정권의 외압 등, 두려우리만치 비대해진 부정 선거 개입 관련 의혹들이 의심할 바 없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분명해진 실체를 은폐하기 위해 국가기관이 동원되었다는 치명적인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거짓 정치, 독선 정치의 맨얼굴을 드러내며 그 정권의 기반을 스스로 허물고 있습니다.

 

사건들은 이제 수그러들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초지일관 입을 다물고 있는 대통령 앞에서 국민들은 섬뜩함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분명해진 실체를 끝까지 덮으려는 정권을 바라보며 국민의 인내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정권’을 들먹이며 발을 빼지 마십시오. 헌법적 일탈을 바로잡을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더군다나 부정 선거 개입 사건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므로 한 치의 의혹 없이 해명하는 것이 의무임에도, 애꿎게도 국기기관만을 흔들고 있습니다. 진정 과거 정권의 책임이라 여겨 그러십니까? 사안이 두려우십니까? 억울해서 그러십니까? 행위도 과정도 모두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거듭 촉구합니다. 정권의 최고 책임자로 계시면서 국민의 공분을 사는 일들에 더 이상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무책임한 침묵 속으로 들어가지 말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국기 파탄의 전면에 서 있는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부장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을 즉각 해임하고, 국민들이 정권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국민의 열망과 시대적 소명을 저버리지 마시고, 국가기관의 정치 개입이 두 번 다시 없도록 엄정한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과 국정원 개혁을 반드시 이루어주십시오.

 

부정선거와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이 조속히 정리되지 않을 경우, 정쟁을 유발하고 정치를 실종시킨 책임을 현 정부는 져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자신의 기반을 허물지 말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 바랍니다.

 

2013년 10월 24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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