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논평] 이승만 찬양자를 국사편찬위원장에 임명하는 것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다
지난 9월 17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 세대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정확한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역사관을 갖게 하는 것이 우리 세대에 부여된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 며칠 후 국사편찬위원장에 유영익 교수를 임명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박 대통령이 말하는 균형 잡힌 역사관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몹시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유영익 교수가 어떤 인물인지는 그가 출간한 도서목록을 검색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유명 인터넷 서점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서 나온 결과의 일부이다.
검색 결과에서 보듯이 유영익은 이승만 재평가 운동을 주도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으며 뉴라이트 운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방 후 친일파를 등에 업고 부정선거와 독재를 휘두르는 바람에 대한민국의 역사를 질곡에 빠뜨린 이승만에게 어떤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지 답답한 노릇이지만 대한민국은 학문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자를 대한민국 국가기관의 장으로 임명할 수는 없다. 그것도 국사편찬위원회의 수장으로는 절대 부적합하다. 왜냐하면 유영익 임명이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은 불의에 항거한 4.19 정신을 계승한다고 되어있다. 4.19는 이승만의 부정선거와 독재에 대항한 사건이다. 이승만 시대가 극복되어야 할 과거였음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이것이 우리 역사교육의 지침이 되어야 함을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이승만 시대를 재평가하여 그를 건국의 아버지 반열에 올리려는 자를 어떻게 국사편찬위원회의 장으로 임명할 수 있단 말인가!!
만일 박근혜 대통령이 끝까지 유영익 교수를 국사편찬위원장에 앉히길 고집한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없음을 먼저 밝혀야 한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균형 잡힌 역사관이란 이승만 정권처럼 집권을 위해 친일파와 손잡고 독재를 서슴지 않던 시대를 추종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야 더 이상 국민들이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만일 이럴 자신과 배짱이 없다면 하루속히 유영익 교수의 국사편찬위원장의 임명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이념대결로 몰아가는 참 나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2013. 9. 25.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박원석)
문의 : 강원모 정책위원회 연구위원 (010-3271-7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