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원내대표 긴급 기자회견문]
박근혜 대통령은 기초연금 공약 지켜야 합니다
-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13년 9월 24일(화) 11:30, 국회 정론관
○ 심상정 원내대표 기자회견 전문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입니다.
모레(26일)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직접 밝힌다고 합니다. 보도내용 대로 기초연금 공약이 전면 후퇴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지난 대선 때 내세웠던 ‘박근혜 복지공약’의 핵심은 사실상 모두 폐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사회보험비용을 국가가 전액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으나, 인수위 기간 동안 소리 소문 없이 원점으로 후퇴했습니다. 또한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 부담 공약과 관련하여 지난 6월 정부가 내놓은 이행방안을 보면 ‘전액 국가 부담’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상황입니다. 여기다 이번에 기초연금 공약까지 후퇴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노동-의료-노후 3대 복지공약 모두 공수표가 되었습니다. 이는 국민의 복지열망을 악용한 공약 사기, 선거 사기 행위라 할 것입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중의 핵심 공약인 기초연금 공약을 후퇴시킨다면 그것은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는 데만 혈안이 되어 어르신들을 두 번째 속이는 것입니다. 지난 2007년, 대선을 열흘 앞두고 이명박 후보는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기초노령연금 20만 원 지급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후 인수위에서 이 공약은 폐기되었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러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또한 선거를 45일 앞두고 대한노인회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또 약속했습니다. 노후 소득보장을 위해 만 65세 이상 국민 모두에게 매월 20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제도 도입하겠노라고, 나는 이명박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초연금 공약 이행이 증세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세상이 알고, 새누리당이 알고, 박근혜 대통령이 알고 있었던 사실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미필적 고의가 아닌 기획사기입니다. 기초연금 전면 후퇴가 기정사실로 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참 나쁜 대통령으로 인식될 것입니다.
기초연금의 혜택을 받게 될 어르신들은 본인 아버지 시대의 산업화 역군들이십니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기 위해 손발이 헤지고 허리가 꼬부라질 정도로 일한 어르신들입니다. 상을 받진 못해도 노후는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령화문제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돈이 없으면 안 해도 될 일이 아닙니다. 노인복지는 외면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할 문제를 선거용 미끼로 악용한데서 생긴 비극입니다. 사회적 통합을 통해 우리사회가 미래로 나가기 위해서도 책임정치를 위해서도 기초연금 공약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르신들에게 석고대죄 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를 원칙으로 강변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기초연금 공약이행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복지증세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야당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입니다.
저희 정의당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러한 결단의 순간을 예견하고 경고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세제개편안 파동 당시에도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모든 정치권이 함께 머리를 맞댈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만에 하나 재정난을 핑계로 복지를 후퇴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한다면 그것은 복지를 염원하는 국민들을 배신하고 재벌, 기득권 세력의 편에 서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복지시대를 책임질 의지와 능력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국민을 기만하고 민생을 포기하는 정권을 국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길을 거스르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는 길은 오직 한가지뿐입니다. 기초연금 공약 지키십시오.
2013년 9월 24일
정의당 원내대표 심 상 정